[골닷컴] 서호정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살아 있는 전설인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은 “리버풀에는 모기 한 마리 주지 않겠다. 선수 거래는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리버풀로의 이적 요청을 거부하고 결국 레알 마드리드로 보낸 가브리엘 에인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라이벌 팀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보여준 일화다.
A매치 기간 중에 K리그의 두 대표적 라이벌은 선수를 주고받았다. 울산 현대의 미드필더 정재용은 21일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었다. 중앙 미드필더인 정재용은 188cm, 80kg의 뛰어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강한 수비력을 보여준다. 중거리 슛과 세트피스를 통한 공격 가담도 수준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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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개막을 앞두고 코너 채프먼과 갑자기 계약을 해지한 포항은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을 유준수에게 의존했다. 한 시즌을 끌고 가기 위해선 전력 보강을 필요했고, 선택은 정재용이었다. 정재용은 오는 2022년까지 포항과 계약을 했다.
포항과 울산 양팀 유니폼을 모두 입은 선수는 많다. 하지만 다른 팀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유니폼을 입은 사례는 적다. 퍼거슨 감독만큼 강경한 수준은 아니지만, 선수 거래에서는 조심스러운 사이다. 그 중에서도 역사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이적도 있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김병지다. 1992년 울산(당시 현대)에서 데뷔해 연습생 신화를 쓰며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까지 된 그는 2001년 당시 최고 연봉 기록을 세우며 포항으로 이적했다. 2005년까지 포항에서 뛴 김병지는 울산을 상대로 유달리 강한 모습을 보였고, 그가 있는 기간 동안 울산은 포항을 상대로 절대 열세에 시달렸다. 이른바 ‘김병지의 저주’였다.
성격이 다른 파장을 일으킨 이적도 있다. 2010년 유럽 생활을 마치고 K리그로 오며 포항 유니폼을 입었던 설기현은 1년 만에 전격적으로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이어서 포항 팬들은 강한 분노와 배신감을 표현했다. 스틸야드에서 열린 울산과의 경기 때 포항 팬들이 설기현에게 각종 항목이 쓰여진 청구서를 걸개로 건 것은 유명한 해프닝이다.
양팀이 대표적인 아이콘을 임대로 주고받은 적도 있다. 포항의 ‘노뱅’ 노병준과 울산의 아들로 불린 이진호의 임대를 통한 맞트레이드(6개월)였다. 두 선수 모두 팀을 바꿔 쏠쏠한 활약을 했지만, 발표 당시 서포터즈들이 강한 반대를 표현할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충격의 이적은 양동현이었다. 현재 J리그 아비스파 후쿠오카에서 뛰는 양동현은 울산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다가 2016년부터 2년 간 포항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포항을 상대로 멀티 골을 터트리던 선수가 울산을 상대로 연속 골을 넣는 모습은 김병지로 인해 본격화 된 양팀의 라이벌 의식을 ‘동해안 더비’로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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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용의 경우 포항과 악연도 있다. 2017시즌 개막전에서 포항의 주장인 황지수의 코뼈를 부러트린 것. 그날 멀티골을 터트리며 프로 입단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포항 팬들의 맹렬한 비난을 받았다. 결국 정재용은 황지수에게 직접 전화를 해 사과를 하기도 했다. 현재 황지수는 은퇴 후 포항의 코치로 변신, 이제는 정재용을 지도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과연 정재용은 동해안 더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오는 5월 4일 스틸야드에서 벌어질 올 시즌 첫 맞대결에 그를 바라보는 양팀 팬들의 시선은 기대감과 불안감으로 교차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