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chester United

'점유율 축구에 취약한' 맨유,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최하위팀 왓포드에게도 0-2로 패하면서 약팀에 약한 면모를 이어갔다.

맨유가 비커리지 로드에서 열린 왓포드와의 2019/20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이와 함께 맨유는 최근 EPL 6경기 3승 3무 무패 행진에 제동이 걸리면서 6위에서 8위로 내려앉았다.

이 경기에서 맨유는 최근 EPL 2경기에서 가동했던 선발 라인업과 동일하게 나왔다. 최전방 원톱으로 앙토니 마르시알이 나선 가운데 제시 린가드를 중심으로 마커스 래쉬포드와 다니엘 제임스가 좌우 측면에 포진하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프레드와 스콧 맥토미니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표현)를 구축했고, 루크 쇼와 아론 완-비사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으며, 해리 매과이어와 빅토르 린델뢰프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골문은 언제나처럼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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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전반 내내 슈팅 숫자 4회에 그칠 정도로 왓포드의 압박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마저도 34분경 린가드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키를 넘기는 로빙 슈팅을 가져갔으나 골대를 넘어가고 말았다. 이는 분명 골을 넣었어야 했던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넣어야 할 때 넣지 못하면 결국 실점하기 마련. 전반전이 0-0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맨유는 후반 초반 연이은 실수로 2실점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먼저 후반 4분경 맨유는 프리킥 수비에서 이어진 혼전 상황에서 맨유의 수호신 데 헤아가 정면으로 날아온 왓포드 측면 공격수 이스마일라 사르의 논스톱 발리 슈팅을 잡다가 놓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지르면서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어서 후반 7분경엔 완-비사카가 무리해서 태클을 감행하다가 사르에게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티 킥을 헌납했고, 결국 왓포드 주장 트로이 디니에게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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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맨유는 3개월 만에 부상에서 돌아온 폴 포그바를 교체 출전시키는 강수를 던졌다. 그나마 포그바가 투입되고 나서 맨유의 공격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실제 포그바가 출전하기 이전이었던 64분경까지 맨유의 슈팅은 총 6회가 전부였고 유효 슈팅도 2회 밖에 되지 않았으나 포그바가 출전한 26분 사이에 무려 10회의 슈팅을 가져갔으며 유효 슈팅도 6회를 기록했다. 하지만 벤 포스터 골키퍼의 선방과 왓포드 선수들의 육탄 방어에 막혀 골을 넣는 데엔 아쉽게 실패한 맨유였다. 

결국 이대로 경기는 2-0, 왓포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와 함께 맨유는 최하위 왓포드에게 2019년 4월 이후 처음으로 값진 EPL 홈 승리를 선사했다. 비커리지 로드를 가득 메운 왓포드 팬들에게 있어 맨유는 크리스마스 연휴에 등장한 산타 클로스와 같은 존재처럼 비춰졌을 것이 분명하다.

맨유는 이번 시즌 내내 강팀에게 강하고 약팀에게 약하다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실제 맨유는 이번 시즌 기준 현재 EPL에서 8위인 맨유보다 더 위에 위치한 상위 7개 팀(리버풀, 레스터 시티, 맨체스터 시티, 첼시, 셰필드 유나이티드, 울버햄튼 원더러스, 토트넘) 상대로 4승 3무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반면 맨유보다 순위가 낮은 팀들 상대로는 2승 4무 5패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맨유가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공격을 주도해야 하는 경기에서 부진한 데 반해 선수비 후역습으로 점유율이 떨어지는 경기에서 재미를 보고 있다는 데에 기인하고 있다. 맨유는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로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한 EPL 경기에서 승률 36%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최근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한 17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고 있다(최근 12경기 기준으로 따지면 1승 6무 5패). 반면 점유율 50% 미만을 기록한 경기에선 무려 73%의 승률을 자랑하고 있다.

맨유가 점유율을 가져가면서 공격을 주도해야 하는 경기에 약한 이유는 선수단 구성에 상당 부분 기인하고 있다. 맨유의 공격을 책임지고 있는 래쉬포드와 마르시알, 제임스, 그리고 린가드가 모두 빠른 스피드로 뒷공간 침투에 능한 역습 특화 공격수들이다. 상대가 수비벽을 형성하고 있으면 좁은 지역에서 상대를 흔들어놓을 수 있는 세밀한 기술적인 부분에서 마르시알 정도 제외하면 약점을 가지고 있다.

패스 공급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미드필더 구성 역시 마찬가지. 맥토미니와 프레드도 성실한 선수들이지만 플레이메이킹에 있어선 그리 능숙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나마 포그바가 교체 출전한 이후에서야 맨유의 공격이 활기를 띠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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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맨유는 이 부분에 있어서 개선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맨유는 EPL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고, 솔직히 챔피언스 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선 하위권팀들과의 경기에서 확실하게 승점 3점을 얻어야 한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 이상 상위권 진입은 언감생심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맨유의 후반기 키는 포그바가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점유하는 경기에서 세밀한 플레이로 상대 수비벽에 균열을 낼 수 있는 공격수를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보강해야 한다. 특히 2018년 허더스필드와의 박싱데이(12월 26일)에서 도움을 올린 이후 1년 동안 EPL에서 공격 포인트 하나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린가드 같은 선수를 쓰는 이상 맨유 공격의 미래는 없다. 린가드는 강팀과의 경기에서 수비 강화용 카드로 활용할 선수지 승점 3점을 팀에 가져다주는 공격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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