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rtmund Starting vs Slavia Prague

'전진 배치' 하키미, 슬럼프 빠진 도르트문트 구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측면 수비수에서 측면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된 아슈라프 하키미가 멀티골을 넣으면서 최근 3경기 연속 무승의 슬럼프에 빠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게 값진 승리를 선사했다.

도르트문트가 에덴 아레나 원정에서 열린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1승 1무 골득실 +2로 바르셀로나(+1)에 골득실에서 앞서면서 F조 1위에 올라섰다.

이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는 평소처럼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다만 몇몇 포지션에 차이는 있었다. 간판 공격수 파코 알카세르가 아킬레스 부상으로 결장한 가운데 율리안 브란트가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나섰고, 주장 마르코 로이스를 중심으로 아슈라프 하키미와 제이든 산초가 좌우 측면에 포진하면서 이선 공격 삼각 편대를 형성했다. 토마스 델라이니와 악셀 비첼이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구축했고, 하파엘 게레이루와 우카시 피슈첵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부상에서 돌아온 마츠 훔멜스가 마누엘 아칸지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으며, 로만 뷔어키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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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란트의 '가짜 9번(False 9: 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다른 포지션의 선수가 최전방에 서는 걸 지칭하는 용어)'과 측면 수비수 하키미가 측면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된 게 평소와는 가장 크게 다른 부분이었다.

결과적으로 이 두 명의 선수들이 2골을 합작하면서 도르트문트는 보직 변경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데 성공했다. 먼저 35분경, 브란트의 감각적인 전진 패스를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고 들어간 하키미가 그대로 치고 가다가 접는 동작으로 뒤늦게 커버를 들어온 수비수를 제치고선 각도 좁히고 나온 골키퍼까지 따돌린 채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서 경기 종료 9분을 남기고 역습 과정에서 브란트의 스루 패스를 받은 하키미가 상대방 골키퍼 다리 사이를 관통하는 정교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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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문트에게 있어 또 한 가지 고무적인 부분이 있다면 바로 훔멜스가 부상에서 복귀하자마자 무실점 경기를 이끌어냈다는 데에 있다. 도르트문트는 훔멜스가 부상으로 빠지자 2경기 연속 2실점을 허용하면서 연달아 2-2 무승부에 그쳤다.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1차전(0-0 무)까지 포함하면 3경기 연속 무승의 슬럼프에 빠진 도르트문트였다.

다만 결과와는 별개로 경기 내용 자체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아무리 프라하 원정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도르트문트는 슬라비아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구축하고 있음에도 점유율에선 51대49로 근소하게 우위를 점했고, 슈팅 횟수에선 9대16으로 절반 가까이 떨어지는 문제를 노출했다. 슬라비아가 시도한 16회의 슈팅 중 무려 9회가 다소 무리한 중거리 슈팅이었다고 하더라도 실망스러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도르트문트의 중거리 슈팅은 1회 밖에 되지 않았다). 코너킥 역시 2대6으로 열세를 보인 도르트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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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내용적인 면에선 아쉬운 부분을 많이 남겼으나 측면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된 하키미의 활약 덕에 도르트문트는 승리를 거두면서 최근 침체됐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측면 수비수로 나설 때면 다소 수비에서 약점을 노출하는 경향이 있으나 측면 미드필더 포지션에선 본인의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도르트문트 측면 공격을 이끈 하키미이다. 실제 이 경기에서 하키미는 도르트문트 선수들 중 가장 많은 4회의 슈팅을 시도했고, 이 중 3회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정교한 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키미는 이 경기 골로 개인 통산 첫 챔피언스 리그 골을 넣는 감격을 맞이했다. 공식 대회 멀티골 역시 개인 통산 처음이다. 게다가 모로코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챔피언스 리그에서 멀티골을 넣은 선수로 등극하는 영예를 얻었다.

하키미는 레알 마드리드 소속이지만 2018년 여름, 도르트문트로 2년 임대를 온 상태이다. 즉 완전 영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번 시즌 종료와 동시에 레알로 복귀한다. 이에 한스-요아힘 바츠케 도르트문트 CEO는 슬라비아 원정을 앞두고 '쥐트도이치 차이퉁(남독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난 아직 하키미가 레알 마드리드로 복귀할 것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난 그가 도르트문트를 집처럼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하키미를 지키는 데에 있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라며 완전 영입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이번 슬라비아전 활약과 함께 도르트문트는 한층 더 적극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하키미 완전 영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레알 역시 하키미의 거취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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