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uro VidalGetty Images

'전사' 비달의 교체 출전, 흐름 바꾸며 바르사 역전승 견인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인테르와의 경기에서 후반 교체 출전한 아르투로 비달이 흐름을 바꿔준 덕에 2-1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바르사가 캄프 누 홈에서 열린 인테르와의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2차전에서 고전 끝에 2-1 역전승을 기록했다. 이 경기의 영웅은 바로 멀티골을 넣은 간판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였다. 하지만 역전승에 있어 키를 잡은 인물은 바로 후반 교체 출전한 비달이었다.

바르사는 인테르전에 언제나처럼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수아레스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가운데 앙투안 그리즈만과 부상에서 복귀한 에이스 리오넬 메시가 좌우 측면에 포진해 공격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세르히 부스케츠를 중심으로 아르투르 멜루와 프랭키 데 용이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조르디 알바에 이어 주니오르 피르포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공백이 발생한 왼쪽 측면 수비수로 원래는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넬손 세메두가 이동했고, 세르히 로베르토가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헤라르드 피케와 클레망 랑글레가 중앙 수비를 책임졌고, 마크-안드레 테어 슈테겐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다.

Barcelona Starting vs Inter

바르사가 이 경기 이전까지 인테르 상대로 홈에서 4전 전승을 올리면서 맞대결 전적에서 압도하고 있었기에 많은 이들이 바르사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먼저 골을 넣은 건 바로 인테르였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인테르 최전방 공격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투톱 파트너 알렉시스 산체스의 로빙 패스를 받아 빠른 스피드로 랑글레를 제치고 들어가면서 슬라이딩 슈팅으로 기습적인 선제골을 성공시킨 것.

이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한 바르사는 조급하게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반면 인테르는 이를 역이용하면서 효과적인 역습으로 바르사의 뒷공간을 공략해 나갔다. 인테르 3명의 중앙 미드필더 마르셀로 브로조비치와 니콜로 바렐라, 스테파노 센시가 영리하게 경기를 조율해 나가고 오른쪽 측면 윙백으로 선발 출전한 안토니오 칸드레바가 크로스를 제공하면 라우타로가 마무리하는 형태였다. 특히 168cm의 단신 센시가 189cm의 장신 부스케츠를 농락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연출했다.

인테르는 33분경 센시의 패스를 받은 산체스가 뒤로 내준 걸 바렐라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세메두 맞고 나갔다. 37분경엔 칸드레바의 크로스를 라우타로가 골과 다름 없는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테어 슈테겐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다시 2분 뒤엔 센시가 몰고 가다 라우타로에게 패스를 주고 리턴 패스를 받으면서 감아차기를 시도한 게 골대를 넘어갔다. 전반 종료 직전엔 센시의 가로채기에 이은 전진 패스를 라우타로가 경합 과정에서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세메두 다리에 맞고 골대를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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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점유율 자체는 바르사가 66대34로 크게 앞섰고, 슈팅 숫자에서도 9대6으로 우위를 점했으나 더 위협적인 공격을 펼친 건 정작 인테르였다. 도리어 인테르 입장에선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하지 못한 게 아쉬운 경기였다고 봐도 무방했다.

후반 초반에도 바르사는 이렇다할 공격을 하지 못하는 모양새였다. 이에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바르사 감독은 후반 7분경, 부진하던 부스케츠를 빼고 비달을 교체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다. 전술도 4-3-3에서 비달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하는 4-2-3-1로 전환했다.

Barcelona Subs vs Inter

비달은 교체 출전하자마자 5분 만에(후반 12분) 동점골을 어시스트했다. 비달의 크로스를 수아레스는 환상적인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수아레스의 슈팅 스킬 자체가 워낙 뛰어났다고는 하지만 돌아나오는 수아레스의 움직임을 파악해 크로스를 올린 비달의 판단력도 주효했다.

무엇보다도 비달의 공로는 단순 동점골 어시스트 그 이상에 있었다. 과거 '전사'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선수답게 그는 왕성한 활동량과 거친 플레이로 인테르 중원을 괴롭혔다. 이는 그가 38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소화했음에도 팀 내에서 두 수비수 로베르토(4회)와 랑글레(4회)에 이어 가장 많은 파울(3회)를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비달 투입 이후 전반 내내 그라운드를 활개치던 센시와 바렐라, 브로조비치의 영향력 역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후반 30분경엔 바렐라에게 거친 파울을 범해 옐로 카드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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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비달은 38분 동안 52회의 볼터치를 기록하면서 출전 시간 대비 많은 볼터치를 가져갔다. 분당으로 환산하면 볼터치 1.37회로 이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부스케츠(1.46회)와 멜루(1.43회) 다음으로 많은 수치였다. 패스 성공률은 95.7%로 양 팀 선수들 중 가장 높았다.

비달 투입과 함께 흐름을 가져온 바르사는 경기 종료 6분을 남기고 메시의 환상적인 드리블 돌파에 이은 패스를 받은 수아레스가 센스 있는 볼터치로 파고 들어가 왼발 슈팅으로 천금같은 역전골을 넣었다. 이 골 과정에서 비달에 메시에게 패스를 밀어주면서 골의 기점 역할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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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비달은 인테르전에 놀라운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왜 자신이 바르사에서 가치가 있는 선수인지를 입증해냈다. 발베르데 감독은 이번 시즌 비달을 외면했다. 실제 비달은 인테르전 이전까지 이번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4경기 교체 출전이 전부였다. 총 출전 시간은 69분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짧은 출전 시간 속에서도 베티스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는 등 건재함을 과시한 비달이었다.

이미 비달은 지난 시즌에도 전반기에 주로 교체 출전하면서 발베르데로부터 외면을 받았으나 후반기에 주전으로 발돋움하면서 뛰어난 경기력과 함께 바르사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바 있다.

바르사는 패스 축구를 구사하는 팀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역할 분담은 필요하기 마련이다. 비달은 다른 바르사 중앙 미드필더들에게는 없는 강인함을 갖춘 미드필더이다. 비달이 나와야 바르사의 중원 조합은 비로소 완성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 이쁘게만 볼을 차선 승리할 수 없다. 모든 팀에는 전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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