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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범기 논란' 리버풀, 구단 최초 CWC 우승 의미 퇴색시키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유럽 챔피언 리버풀이 남미 챔피언 플라멩구 상대로 1-0으로 승리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세계 챔피언에 등극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FIFA 클럽 월드컵(CWC)의 시작과 끝을 전범기 이슈로 장식하면서 국내 축구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기도 했다.

리버풀이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라멩구와의 2019 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어렵게 1-0 신승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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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에 맞게 리버풀은 경미한 부상으로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을 제외하면 가용 가능한 선수들 중에선 최정예 선수들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파비뉴와 조엘 마팁, 데얀 로프렌은 일찌감치 부상으로 클럽 월드컵 명단에서 제외됐다). 스리톱은 언제나처럼 '마누라 라인(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이 나섰고, 중원은 주장 조던 헨더슨을 중심으로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과 나비 케이타가 역삼각형 형태로 구축했다. 앤드류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버질 판 다이크와 조 고메스가 중앙 수비수 파트너를 형성했으며, 골문은 알리송 베케르 골키퍼가 지켰다.

전체적으로 공격을 주도한 건 리버풀이었다. 하지만 결정력이 아쉬웠다. 특히 최전방 원톱 피르미누가 전반 시작 시점과 후반 시작 시점에 연달아 득점 기회를 맞이했으나 이를 살리지 못했다. 

피르미누는 전반 시작과 동시에 아놀드의 롱패스를 받아서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슈팅을 가져갔으나 뒤늦게 들어온 상대 수비수의 태클을 의식해서였는지 골대를 넘어가고 말았다. 이어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헨더슨의 롱패스를 받아선 센스있는 터치로 상대 수비 한 명을 제치고 슈팅을 가져갔으나 골대를 맞고 나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결승골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피르미누였다. 피르미누는 연장전 전반 9분경 역습 과정에서 마네의 패스의 받아 접는 동작으로 수비를 제치고 오른발 슈팅으로 천금 같은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이와 함께 리버풀이 1-0으로 승리하면서 클럽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버풀은 플라멩구전 승리 덕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 동안 리버풀은 챔피언스 리그(전신인 유러피언 컵 포함) 6회 우승을 달성했음에도 유난히 클럽 월드컵(전신인 인터컨티넨탈 컵 포함)과는 인연이 없었다.

1976/77 시즌과 1977/78 시즌 연달아 유러피언 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유럽 챔피언에 등극한 리버풀은 1977년과 1978년 인터컨티넨탈 컵 참가를 거부했다. 수익성이 나오지 않고 부상 위험이 있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결국 1977년엔 유러피언 컵 준우승팀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가 리버풀을 대신해 인터내셔널 컵에 참가했고, 1978년엔 클럽 브뤼헤가 준우승 자격으로 인터내셔널 컵 참가를 원했으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팀인 보카 주니어스가 거부해 대회 자체가 취소되고 말았다.

리버풀은 1980/81 시즌에 다시 유러피언 컵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엔 3번 만에 처음으로 대회 참가를 단행했다. 당시 상대는 바로 이번에 클럽 월드컵에서 붙은 플라멩구였다. 하지만 리버풀은 처음 참가한 인터컨티넨탈 컵에서 '하얀 펠레' 지쿠가 이끄는 플라멩구에게 0-3 대패를 당하면서 유럽 챔피언의 체면을 구겨야 했다. 이어서 리버풀은 1983/84 시즌에 또다시 유러피언 컵 우승을 차지했으나 인터컨티넨탈 컵에선 아르헨티나 구단 인디펜디엔테에게 0-1로 패하면서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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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인터컨티넨탈 컵은 2005년을 시작으로 현재의 FIFA 클럽 월드컵으로 대회 포맷을 변경했다. 이전까지는 유럽 챔피언과 남미 챔피언의 맞대결로 진행됐으나 FIFA 클럽 월드컵을 시작으로 각 대륙별 챔피언들이 토너먼트를 통해 세계 챔피언을 결정하는 형태로 바뀌었다.

2005년 FIFA 클럽 월드컵에 유럽 챔피언 자격으로 참가한 팀은 다름 아닌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은 2004/05 시즌 '이스탄불의 기적(결승전에서 AC 밀란에게 전반전 0-3으로 패했으나 후반전 3-3 무승부를 만들었고, 승부차기 접전 끝에 기적같은 우승을 차지했다)'을 쓰면서 챔피언스 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클럽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북중미 챔피언인 코스타리카 구단 데포르티보 사프리사를 3-0으로 완파한 리버풀은 구단 첫 세계 챔피언에 도전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브라질 명문 상 파울루에게 0-1로 패하면서 또다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렇듯 리버풀은 3차례나 세계 챔피언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그 시작점을 끊은 건 다름 아닌 플라멩구였다. 하지만 리버풀은 38년 만에 플라멩구를 꺾고 3전 4기 끝에 클럽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챔피언의 위치로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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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냥 리버풀의 우승을 고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는 입장이다. 온전히 축하를 받아야 했었음에도 리버풀은 구단 차원에서 클럽 월드컵 대회 시작부터 끝까지 전범기 이슈를 일으키면서 논란을 야기시켰다.

먼저 리버풀은 지난 20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 회원 전용 영상 중 클럽 월드컵의 역사를 다루면서 '도쿄 81: 토모, 지쿠, 그리고 클럽 월드컵'이라는 영상의 썸네일로 전범기 문양을 썼다. 이 영상은 1981년 도쿄에서 열린 인터컨티넨탈 컵을 다룬 내용이었다. 공교롭게도 20일은 리버풀이 레드 불 잘츠부르크에서 일본인 선수 미나미노 타쿠미를 영입한 날이었기에 한층 더 의혹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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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리버풀은 2018년 여름, 나비 케이타 영입 과정에서 어깨에 있는 전범기 문신이 드러나 국내 축구팬들에게 한 차례 거센 항의에 부딪친 전례가 있었다. 결국 케이타는 트로피 형태로 커버업한 바 있다. 그럼에도 또 다시 전범기를 이번엔 심지어 구단 차원에서 활용한 리버풀이었다.

당연히 국내 축구팬들이 리버풀 구단 측에 강도 높게 항의하고 나섰다. 이에 리버풀은 구단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문제는 이 사과문이 한국 IP에서만 볼 수 있도록 제한이 되어있었을 뿐 아니라 사과문 내용 자체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따랐다. 사과문의 마지막 문장에 "We would like to apologize to anyone who may have been offended by the image"라고 적었는데 이러한 사과는 진정성이 있다기 보단 과민반응을 보이는 사람에게 불쾌했다면 미안하도 형식적으로 하는 것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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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끝이 아니다. LFC FC 트위터 계정은 클럽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자 위르겐 클롭 감독의 양손에 클럽 월드컵 우승 트로피와 지구가 그려진 그림을 올렸는데, 클롭 뒤에 다시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문양을 넣은 것. 더 큰 문제는 리버풀 구단 공식 SNS가 해당 이미지에 '좋아요' 버튼을 눌렀다는 데에 있다. 클롭의 조국인 독일은 전범기(하켄 크로이츠) 사용을 국가 차원에서 금지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클롭 스스로 본인이 이런 이미지에 이용이 됐다는 사실을 인지할 시 불쾌하게 여길 것이 분명하다. 

이렇듯 리버풀은 세계 챔피언에 등극했음에도 클럽 월드컵 시작부터 끝까지 전범기 논란을 일으키면서 우승 의미를 스스로 퇴색시키고 말았다. 온전히 축하를 받아야 할 자리를 스스로 걷어차 버리고 만 리버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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