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널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0-3 대패를 당했다.
아스널이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19/20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7라운드 경기에서 졸전 끝에 0-3으로 패했다. 이와 함께 최근 EPL 9경기에서 1승 4무 4패의 부진에 빠지면서 추락하고 있다. 여전히 EPL 9위를 지키고는 있으나 강등권과의 승점 차가 이제는 7점까지 줄어들었다.
맨시티전 패배 자체는 최근 아스널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이 가는 결과이다. 문제는 내용에 있다. 패하더라도 홈팬들 앞에서 최소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아스널 선수들은 말 그대로 무기력하기 이를 데 없었다. 열심히 뛰었음에도 패한다면 박수를 보낼 수 있지만 아스널 선수들은 이 전제 조건을 따르지 않았다. 당연히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을 찾은 아스널 팬들은 경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특히 전반전은 악몽 그 자체였다. 아스널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맨시티 플레이메이커 케빈 데 브라위너에게 이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맨시티 최전방 공격수 가브리엘 제수스의 측면 돌파 과정에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데 브라위너를 그 어떤 아스널 선수도 제지하지 않았다. 당연히 데 브라위너는 강력한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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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맨시티는 전반 15분경 데 브라위너가 제수스와 이대일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측면을 돌파하다가 반대편 측면으로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연결한 걸 맨시티 에이스 라힘 스털링이 가볍게 밀어넣으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아나갔다. 이 골 장면에서도 아스널 선수들은 마치 고속도로 하이패스마냥 맨시티 선수들의 침투를 구경만 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전반 종료 5분을 남기고 데 브라위너가 동료 미드필더 필 포든의 패스를 받아 돌아서면서 가볍게 아스널 수비형 미드필더 마테오 귀엥두지를 제쳐낸 후 단독으로 돌파하다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3-0 스코어를 만들어냈다. 이 역시 데 브라위너가 중앙으로 돌파를 감행했음에도 이를 막아서는 아스널 선수는 눈을 씻고 찾아볼래야 찾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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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아스널은 파울이 단 2개가 전부였다. 맨시티가 12회의 파울을 범한 것과 비교하면 천지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통상적으로 전력에서 열세인 팀들은 파울을 저지르면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상대팀에 대항하기 마련이다. 그런 기본적인 성실성조차 보이지 않은 아스널이었다.
그나마 아스널은 후반 들어 7회의 파울을 기록하면서 전반전보다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아스널의 이번 경기 파울은 9회로 맨시티의 24회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옐로 카드도 아스널은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가 단 한 장을 수령한 데 반해 맨시티는 무려 4명의 선수들이 옐로 카드를 받았다. 한 수 위의 맨시티 선수들이 더 악착같이 파울을 하면서 승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것이다.
아스널의 무기력한 경기력은 기록지만 보더라도 확인할 수 있다. 이 경기에서 아스널의 슈팅은 6회에 불과했다. 이는 2008년 12월, 리버풀전 6회 슈팅 이후 아스널이 EPL 홈에서 기록한 최소 슈팅에 해당한다.
그마저도 유효 슈팅은 단 1회가 전부였다. 이에 영국 축구 전문 사이트 '스쿼카'는 SNS를 통해 16일 경기(한국 시간)에서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와 아스널이 똑같이 유효 슈팅 1회를 기록했다면서 조롱성 글을 올렸다.
솔직히 더 많은 실점으로 패했어야 했던 경기였다. 하지만 아스널은 베른트 레노 골키퍼가 4회의 슈팅을 선방해준 덕에 그나마 3실점으로 제어할 수 있었다. 특히 전반 41분경 데 브라위너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레노 손끝을 스치고선 골대를 강타하면서 더 이상의 실점을 면할 수 있었던 아스널이었다.
더 큰 근원적인 문제는 바로 선수들의 태도에 있었다. 실점 장면에서 동료 선수를 질타하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양새였다. 특히 아스널 플레이메이커이자 최고 연봉 수령자인 메수트 외질은 후반 14분경 유스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 에밀 스미스 로우로 교체되자 손에 끼고 있던 장갑을 벗어 발로 차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이는 홈팬들이 보기엔 절로 눈쌀이 찌프러질 수 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이렇듯 아스널은 무기력한 경기력 속에서 0-3으로 대패했다. 선수들의 얼굴에선 승리하겠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의미심장한 경기였다. 프레디 융베리 아스널 임시 감독이 보드진을 향해 정식 감독 선임을 빠른 시일 안에 결정해달라고 촉구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겠다. 현재의 아스널엔 어떤 형태로든 계기가 필요하다.
융베리 "정식 선임과 관련해 어떤 감정도 가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건 수뇌부의 몫이다. 그들이 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떠날 것이고, 나를 선임한다면 새로운 스태프들과 함께 계획을 짤 수 있다. 현재 나를 도와줄 스태프들이 많지 않다. 계속 이런 방식으로 일을 수행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구단에서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리는 방법 밖에 없다. 페어 메르테자커 코치가 있지만 그는 아카데미 책임자이고, 잠시 도와주는 것에 불과하다. 보드진이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