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대한민국 남자 축구는 2018년 극적인 반전의 시간을 보냈다. 국민들의 불신과 지탄 속에 러시아월드컵에 나섰지만 독일전에서 준 감동의 승리로 박수를 받았다. 그 기세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졌고 명승부를 잇달아 연출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A대표팀에 대한 관심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A매치 친선전은 물론 오픈트레이닝데이까지 엄청난 팬들이 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런 모습을 부러워하는 이들이 있다. 여자 축구계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을 따며 3회 연속 동메달을 땄지만 관심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가장 크게 느꼈다. 남자 축구의 경우 대표팀 인기가 K리그까지 이어졌지만 WK리그는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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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선정 2018년 올해의 선수 여자 부문 수상을 한 장슬기(인천현대제철)도 “아시안게임 기간, 그리고 이후 남자 대표팀에 향하는 관심을 보며 부러웠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우리도 노력을 많이 했지만 남자 대표팀이 더 간절했던 것 같다. 우리도 그 간절함을 안고 월드컵에 나가 좋은 성과를 내고 국민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장슬기는 여자 축구계의 입장도 대변했다. 수상 소감에서 "2018년 한국 축구를 남자 축구가 알렸다면 2019년은 월드컵에 나서는 여자 축구가 알리겠다"고 말한 이유도 국제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겠다는 각오에서다.
내년 6월 여자 축구에 중요한 기회가 있다. 프랑스에서 여자 월드컵이 열린다. 한국은 아시아 지역 예선을 겸한 2018년 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5위를 차지하며 본선 진출권을 땄다. 아시안컵 예선에서 세계적 강호 북한을 밀어냈고, 호주와 일본이 속한 본선 A조에서도 무패로 살아남아 끝내 월드컵 본선 티켓을 잡았다.
최초로 여자 월드컵 2회 연속 출전에 성공한 대표팀은 2015년 캐나다 대회의 16강을 넘어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U-17, U-20 월드컵에 이어 드디어 대망의 월드컵 본선까지 밟게 된 장슬기는 걱정보다 기대를 더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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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월드컵이라 많이 설렌다. 물론 힘들겠지만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라고 말한 장슬기는 개최국 프랑스, 유럽의 강자 노르웨이,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A조에 속한 상황에 대해선 신중한 평가를 내렸다. "유럽 2개 팀과 묶이지 않길 원했다. 마지막엔 나이지리아만 피하길 원했는데 들어왔다. 운명인 것 같다”라고 말한 뒤 죽음의 조에 속한 만큼 최선을 다하는 동시에 월드컵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여유도 갖겠다고 말했다.
올해 열린 U-17 여자 월드컵에서 후배들이 1무 2패로 허무하게 조별리그 탈락을 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밝혔다. 장슬기는 2010년 같은 대회에서 한국에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우승을 안긴 주역이었다. 장슬기는 "어떤 마음으로 뛰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후배들에게 장난으로 머리 박고 열심히 하라고 했는데, 이젠 우리가 그렇게 뛰어야 한다”라고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