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대표팀England

잉글랜드 신예 선수들, 그릴리시 필두로 새 바람 일으키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잉글랜드가 신예 선수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웨일즈를 3-0으로 대파했다. 이들이 잉글랜드 대표팀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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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가 웸블리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웨일즈와의 평가전에서 3-0 대승을 거두었다.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부분은 바로 그 동안 대표팀과는 인연이 거의 없었던 신예 선수들이 맹활약을 펼쳤다는 데에 있다.

잉글랜드는 3일 뒤에 있을 벨기에와의 2020/21 UEFA 네이션스 리그 경기에 대비해 주축 선수들을 제외하고 웨일즈전에 임했다. 요즘 에버턴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득점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포진했고, 애스턴 빌라 에이스 잭 그릴리시와 사우샘프턴 주포 대니 잉스가 이선에서 공격 지원에 나섰다. 리즈 유나이티드의 승격팀 돌풍을 이끌고 있는 캘빈 필립스와 토트넘 미드필더 해리 윙크스가 중원을 형성했고, 아스널 신예 측면 스페셜리스트 부카요 사카와 그나마 이번 경기에 선발 출전한 선수들 중 베테랑에 해당하는 키어런 트리피어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코너 코디를 중심으로 마이클 킨과 조 고메스가 스리백으로 나섰고, 골문은 번리 수문장 닉 포프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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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선발 라인업 vs 웨일스https://www.buildlineup.com/

칼버트 르윈과 킨(두 선수 모두 에버턴), 둘을 제외하면 전원 다른 팀 소속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이었다. 게다가 선발 출전한 선수들의 A매치 출전 수를 모두 합치면 54경기 밖에 되지 않았다. 심지어 칼버트-르윈과 사카는 이 경기가 A매치 데뷔전이었고, 그릴리시와 잉스는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는 첫 선발 출전이었다. 필립스와 코디는 이번이 A매치 2번째 출전이었고, 포프도 3번째에 불과했다. 선발 출전 선수들 중 A매치 10경기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트리피어(22경기)와 고메스(11경기) 밖에 없었다.

소속팀에서 발을 맞춰본 선수도 전무하다시피 했고, 대표팀 경험도 현격히 부족했다. 이래저래 실험적인 선발 라인업이 아닐 수 없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잉글랜드는 58분경, 트리피어 대신 리스 제임스를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76분경엔 그릴리시를 빼고 하비 반스를 투입하면서 2명의 선수에게 추가적으로 A매치 데뷔전을 선사했다. 교체 출전한 6명 선수들의 A매치 총 출전 수 역시 13경기가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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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잉글랜드는 신예 선수들이 패기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웨일즈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3-0 대승을 거두었다. 먼저 25분경, 그릴리시가 측면에서 접으면서 수비 한 명을 따돌리고 크로스를 올린 걸 칼버트-르윈이 타점 높은 헤딩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서 53분경, 트리피어의 간접 프리킥을 먼포스트로 쇄도해 들어오던 코디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62분경, 필립스의 코너킥을 교체 출전한 수비수 타이론 밍스가 헤딩으로 떨구어준 걸 잉스가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골을 넣으며 대미를 장식했다.

잉글랜드가 기록한 3골(칼버트-르윈, 코디, 잉스) 모두 A매치 데뷔골이었다. 3명의 선수가 같은 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을 사이좋게 기록한 건 1963년 5월, 스위스와의 평가전(8-1 승. 토니 케이, 조니 번, 지미 멜리아) 이후 5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그릴리시의 활약이 발군이었다. 그릴리시는 위협적인 돌파를 연신 선보이면서 웨일즈 수비진을 흔들어놓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출전 선수들 중 독보적으로 많은 5회의 파울을 얻어냈다.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칼버트-르윈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고, 파울로 프리킥을 얻어내면서 두 번째 골의 발판을 마련했다. 마지막 골로 연결된 코너킥 찬스 역시 그릴리시의 전진 패스를 사카가 크로스로 가져가는 상황에서 얻어낸 것이었다.

그릴리시는 이 경기 도움으로 2011년 3월, 스튜어트 다우닝(가나와의 평가전) 이후 애스턴 빌라 선수로는 9년 만에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도움을 기록한 선수로 등극했다.

칼버트-르윈은 데뷔전 데뷔골에 더해 공중볼을 4회 획득하면서 해리 케인의 뒤를 이어 잉글랜드의 최전방 원톱을 담당할 수 있는 공격수라는 사실을 만천하에 알렸다. 잉스 역시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데뷔골을 넣었고, 83분경에도 위협적인 슈팅(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을 가져가는 등 연신 위협적인 공격을 전개했다.

그 외 필립스는 93.8%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바탕으로 후방 빌드업을 진두지휘했다. 사카는 적극적인 측면 돌파로 웨일즈를 흔들어놓았다. 스리백의 중심에 위치한 코디는 안정적인 수비 리딩에 더해 A매치 데뷔골을 넣으면서 기쁨을 더했다. 코디는 원래 골과는 인연이 없는 선수였다. 실제 그는 울버햄튼 소속으로 공식 대회 156경기에서 단 1골 밖에 넣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울버햄튼 원더러스와 잉글랜드 대표팀을 통틀어 공식 대회 112경기 만에 골을 신고한 것이다.

이렇듯 잉글랜드는 신예 선수들의 맹활약에 힘입어 웨일즈를 3-0으로 대파하면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그릴리시와 필립스는 기존 잉글랜드 대표팀 주전 선수들과 충분히 경쟁이 가능해 보일 정도였다. 

안 그래도 잉글랜드는 제이든 산초와 벤 칠웰,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데클란 라이스, 메이슨 마운트 같은 신예 선수들이 팀 내 입지를 쌓아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새로운 선수들이 추가적으로 들어와서 한층 더 뜨거운 경쟁 구도를 그려간다면 이는 잉글랜드 대표팀 전체의 질적-양적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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