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신예들, 독일 상대로 잠재력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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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독일전 출전한 17명의 총 출전 수는 184경기(10.8경기). 픽포드 & 로프터스-치크 & 아브라함 & 콕 & 고메스 대표팀 데뷔전. 맥과이어(1경기), 트리피어(2경기), 리버모어(5경기), 린가드(5경기)도 A매치 5경기 이하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신예 선수들을 대거 차출한 잉글랜드 대표팀이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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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가 웸블리 구장 홈에서 열린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두었다. 이 경기에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 감독 부상 당한 주축 선수들을 대신해 신예 선수들을 대거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선발 출전한 조던 픽포드 골키퍼와 타미 아브라함, 루벤 로프터스-치크는 물론 교체 출전한 조 고메스와 잭 코크도 독일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해리 맥과이어(1경기)와 케빈 트리피어(2경기), 제이크 리버모어(5경기), 그리고 후반 교체 투입된 제시 린가드(5경기) 역시 독일전 이전까지 5경기 이하 A매치에 출전한 선수들이었다.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중 가장 많은 A매치 경기를 소화한 건 필 존스로 23경기에 출전했고, 교체 출전한 선수들을 모두 따져보더라도 카일 워커가 정확하게 30경기를 뛰었을 뿐이었다.

독일전에 선발 출전한 11명 선수들의 총 A매치 출전 수는 101경기로 선수당 평균 9.2경기로 A매치 10경기도 채 되지 않았다. 교체 출전한 6명의 선수를 추가하더라도 167경기로 선수당 평균 9.8경기에 그쳤다. 말 그대로 신예 선수들로 월드컵 챔피언 독일을 상대한 잉글랜드였다. 독일은 메수트 외질 혼자 잉글랜드 출전 선수 17명의 총 출전 숫자의 절반이 넘는 86경기를 소화했다는 점과 사뭇 비교가 되는 부분이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어린 선수들로 구성된 만큼 수비적인 포메이션을 들고 나오면서 조심스럽게 경기에 임했다. 필 존스와 존 스톤스, 맥과이어가 3명의 센터백으로 나선 가운데 토트넘 좌우 측면 수비수 대니 로즈와 트리피어도 기본적으로는 수비 라인에 위치하면서 5백을 구축했다. 중원은 수비형 미드필더 에릭 다이어를 중심으로 오른쪽엔 후방 플레이메이커 치크가, 왼쪽엔 박스-투-박스형 미드필더 리버모어가 포진했다. 최전방 투톱은 제이미 바디와 아브라함이 책임졌다.

England Starting vs Germany

초반엔 경험이 부족한 티를 드러내며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르로이 사네와 티모 베르너의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문제를 노출한 잉글랜드였다. 이 과정에서 존스가 부상으로 이른 시간에 고메스로 교체되는 불상사도 발생했다. 20분경 사네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맞고 나오는 행운도 있었다.

실제 잉글랜드는 1분경 트리피어의 슈팅을 제외하면 40분경까지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반면 독일은 8회의 슈팅을 시도하며 잉글랜드의 골문을 위협했다. 픽포드의 선방쇼 덕에 실점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잉글랜드였다.

하지만 40분을 기점으로 경기의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41분경 맥과이어의 패스를 아브라함이 접고 슈팅을 시도했으나 독일 수비수 안토니오 뤼디거의 발에 맞고 골대를 넘어갔다. 곧바로 2분 뒤 치크의 전진 패스를 리버모어가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대를 벗어났다. 다시 1분 뒤 치크의 로빙 패스를 바디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아브라함을 향해 골키퍼 키를 넘기는 패스를 시도했으나 다소 부정확해 커버를 들어온 독일 수비수 마티아스 긴터의 헤딩에 차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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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 들어서도 주도권을 잡은 건 잉글랜드였다. 잉글랜드는 5백에 기반한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독일에게 슈팅 기회조차 허용하지 않았다(후반전 내내 독일의 슈팅은 1회가 전부였다). 게다가 빠른 속도로 간결한 역습을 단행해 독일의 배후를 위협한 잉글랜드였다.

하지만 후반 3분경 트리피어의 크로스에 이은 바디의 골과 다름 없는 헤딩 슈팅은 테어 슈테겐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경기 종료 직전엔 린가드의 골문 앞 슈팅이 골대를 넘어갔다. 결국 잉글랜드와 독일의 평가전은 0-0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비록 무승부였으나 잉글랜드 신예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은 인상적이었다. 특히 가장 많은 이슈를 모은 건 로프터스-치크였다. 등번호 10번을 달고 경기에 나선 그는 정교한 패스(패스 성공률 96.2%)를 바탕으로 여유있게 템포를 조절하는 한편 센스 있는 로빙 패스를 통해 잉글랜드 공격의 기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17분경엔 2차례 연속으로 마르첼 할슈텐베르크와 르로이 사네의 다리 사이로 빠지는 '알까기' 형태의 드리블 돌파를 성공시켜 웸블리 구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당연히 이 경기 최우수 선수도 로프터스-치크의 차지였다.

Ruben Loftus-Cheek

픽포드 골키퍼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전반에 베르너의 위협적인 슈팅들을 연달아 선방하며 자칫 흔들릴 수 있었던 잉글랜드를 지탱해주었다. 이에 잉글랜드 현지 언론들에선 기존 주전 골키퍼 조 하트가 아닌 픽포드가 잉글랜드의 골문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들을 제기하고 있다.

그 외 맥과이어와 고메스도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며 무실점에 기여했다. 트리피어는 연신 위협적인 측면 돌파를 감행했다. 

아브라함은 장단점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분명 그의 운동 능력과 움직임은 독일에 위협을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패스 성공률은 44.4%에 불과했고, 슈팅도 부정확했다. 게다가 경험 미숙을 드러내며 베테랑 수비수 훔멜스와의 일대일에서 철저하게 묶이는 문제를 노출했다.

물론 독일은 평가전에서 힘을 빼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최정예로 잉글랜드 원정에 임한 것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출전한 선수들의 대다수가 2017 FIFA 컨페더레이션스 컵 우승 주역들이었을 정도로 수준급의 선수들로 잉글랜드 원정에 나섰다. 적어도 선수 면면만 놓고 보면 독일 선수들의 전력이 잉글랜드보다 위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신예 잉글랜드 선수들의 근소한 판정승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로 선전을 펼쳤다. 점유율에선 독일이 55대45로 우위를 점했으나 xG(Expected Goals, 기대 득점) 스탯에서도 잉글랜드가 1.54대0.95로 우위를 점했다. 

England vs Germany xG

이에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젊은 선수들이 팀에 활력소를 불어넣어주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요아힘 뢰브 독일 대표팀 감독 역시 "잉글랜드 축구는 매우 훌륭하다. 젊고 재미있는 선수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고, 그들은 계속 유럽 축구의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 잉글랜드는 1년 사이에 20세 이하 월드컵을 시작으로 19세 이하 유럽 선수권에 더해 17세 이하 월드컵까지 석권하며 유스계의 최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하기에 영국 현지에선 내심 이들이 황금 세대를 구축하길 희망하고 있다. 

이제 잉글랜드는 15일 새벽(한국 시간), 브라질과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브라질은 치치 감독 부임 후 13승 2무 1패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평가전에서도 전력을 다하는 경향이 있기에 어떤 의미에선 독일보다 더 까다로운 상대라고 할 수 있겠다. 이 경기에서도 신예 선수들이 선전한다면 잉글랜드 대표팀에 세대 교체의 바람이 더 빠르게 불어닥칠 지도 모른다.

Jordan Pickford Eng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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