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백' 반 다이크 있으매... 리버풀, 극장골 많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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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종료 직전 상대 자책골로 토트넘전 2-1 신승. 반 다이크, 1-1 동점 상황에서 안정적인 수비로 상대 역습 제어하면서 추가 실점 허용하지 않음. 리버풀, 이번 시즌 EPL 75분 이후 득점 19골로 최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리버풀이 핵심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의 노련한 수비에 더해 상대 수비 자책골에 힘입어 토트넘을 2-1로 꺾었다.

리버풀이 안필드 홈에서 열린 토트넘과의 2018/19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32라운드 경기에서 고전 끝에 2-1 신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리버풀은 24승 7무 1패 승점 79점으로 맨체스터 시티(25승 2무 4패 승점 77점)보다 1경기를 더 치른 시점에서 승점 2점 차로 앞서나가면서 치열한 EPL 1위 구도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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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이 경기만 놓고 보면 승리의 주역은 왼쪽 측면 수비수 앤디 로버트슨에 가깝다. 그는 16분경 정교한 크로스로 리버풀 원톱 공격수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고,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왼쪽 측면을 지배했다. 당연히 EPL 주관 방송사인 '스카이 스포츠' 역시 로버트슨에서 평점 8점을 부여하면서 이 경기 최우수 선수(Man of the Match)로 선정했다.

그럼에도 리버풀 극장승의 숨은 공로자는 다름 아닌 반 다이크이다. 1-1 동점 상황에서 리버풀이 수비 숫자를 줄인 채 공격적으로 나선 상태에서 그가 토트넘의 위협적인 역습들을 효과적으로 저지해 주었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

토트넘은 안필드 원정에 대비해 중앙 수비수 3명과 좌우 측면 수비수를 배치하는 수비적인 3-1-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다빈손 산체스를 중심으로 얀 베르통언과 토비 알더베이렐트가 스리백을 형성했고, 무사 시소코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수비진을 보호하는 가운데 델레 알리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대니 로즈와 키어런 트리피어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해리 케인과 루카스 모우라가 투톱으로 선발 출전했다.

Tottenham Starting vs Liverpool

하지만 다소 이른 시간에 선제 실점을 허용한 데 이어 상대의 강도 높은 압박에 시달리면서 고전 끝에 전반전을 0-1로 마무리하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토트넘은 로즈를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전진시키고 베르통언을 왼쪽 측면 수비수로 이동하면서 투톱으로 섰던 루카스 모우라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는 4-2-3-1로 전환해 공격을 강화했다.

Tottenham Second Half vs Liverpool

공격적인 전술 변화와 함께 토트넘의 공격이 조금은 더 활기를 띄기 시작했으나 그럼에도 결과물은 없었다. 이에 마우리치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후반 24분경, 마침내 그 동안 아끼고 있었던 승부수를 꺼내들었다. 바로 수비수 산체스를 빼고 손흥민을 투입하면서 정상적인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한 것. 산체스가 빠지면서 베르통언은 중앙 수비로, 로즈는 왼쪽 측면 수비수로 이동하면서 원래 자신의 포지션을 찾아갔다. 손흥민은 원톱 케인의 배후에서 침투해 들어가면서 사실상 투톱처럼 움직였고, 모우라는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이동했다.

Tottenham Subs vs Liverpool

손흥민 교체 출전과 함께 토트넘의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케인이 하프 라인 부근에서 파울을 얻어내자 기습적으로 빠르게 오른쪽 측면으로 길게 크로스를 넘겨주었다. 손흥민이 빠르게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들어가자 아직 정비되지 않은 리버풀 수비수들은 손흥민에게 시선을 뺏길 수 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트리피어가 내준 패스를 에릭센이 곧바로 연결한 걸 손흥민 배후에서 페널티 박스로 침투해 들어온 모우라가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맨시티와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리버풀 입장에서 무승부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결과였다. 무조건적인 승리가 필요했다. 이에 리버풀은 중앙 수비수 반 다이크와 조엘 마팁 둘만 후방에 남겨둔 채 전원 공격에 나섰다(하단 사진 참조). 이를 토트넘은 영리하게 활용하면서 위협적인 역습으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리버풀엔 반 다이크가 버티고 있었기에 수적 열세 속에서도 토트넘의 역습을 저지해낼 수 있었다.

Liverpool Players Positions 1-1 vs Tottenham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후반 39분경에 연출됐다. 케인이 하프 라인 아래로 내려오면서 마팁을 유인하고선 하프 라인에 있었던 손흥민에게 패스를 연결하자 자연스럽게 리버풀 진영엔 반 다이크 하나만 덜렁 남는 장면이 연출됐다. 그럼에도 반 다이크는 당황하지 않고 손흥민에게 달라붙었고, 이에 손흥민이 배후에서 침투해 들어오는 시소코에게 패스를 내주자 간격을 유지하면서 시소코에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시소코가 손흥민에게 리턴 패스를 내줄 공간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압박까지 가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결국 패스 타이밍을 놓친 채 주발인 오른발까지 반 다이크에게 묶인 시소코는 왼쪽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대를 빗나가고 말았다.

Virgil Van Dijk vs Son & Sissoko

반 다이크는 경기가 끝나고 이 장면에 대해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이런 기회에서 골을 넣는 능력이 있다. 이에 난 시소코에게 패스가 가도록 유도해냈다. 게다가 시소코가 오른발잡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왼발로 차도록 제어했다"라고 밝혔다.

이래저래 시소코의 판단이 아쉬운 장면이긴 했다. 그럼에도 반 다이크가 아니었다면 2명의 공격수를 홀로 제어할 수는 없었을 것이 분명하다. 이에 영국 공영 방송 'BBC'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前 웨일즈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로비 새비지는 "시소코와 간격을 유지한 채 손흥민에게 가는 패스 경로를 막은 반 다이크의 결정은 영리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Virgil Van Dijk vs Son & Sissoko

수적 열세 속에서 상대 공격을 저지하려면 스피드와 높이는 물론 판단력도 동시에 갖추고 있어야 한다. 무엇 하나 빠지더라도 이는 불가능한 미션에 가깝다. 193cm의 당당한 신체 조건에 빠른 스피드는 물론 정확한 상황 판단 능력과 영리한 축구 지능에 노련미까지 갖추고 있는 반 다이크이기에 가능한 수비이다.

반 다이크의 공로 덕에 토트넘의 역습들을 저지한 리버풀은 정규 시간 종료 직전, 코너킥 공격 찬스에서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의 헤딩 슈팅을 토트넘 골키퍼 우고 요리스가 막는 과정에서 알더베이렐트 발에 맞고 자책골로 연결되는 행운이 따랐다. 결국 리버풀은 2-1 극장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번 시즌 리버풀은 EPL에서 75분 이후 득점을 무려 19골이나 넣고 있다. 이는 EPL 전체 1위에 해당한다. 리버풀이 극장골이 많은 이유는 위르겐 클롭 감독의 과감한 공격적인 전술 시도와 선수들의 클러치 능력도 작용하고 있지만, 그 바탕에는 바로 반 다이크가 있다. 그가 토트넘전과 마찬가지로 일당백의 수비로 상대 역습을 저지해 주기에 리버풀 선수들은 그를 믿고 공격에 전념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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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그가 맨시티 에이스 라힘 스털링과 함께 EPL 올해의 선수 최유력 후보로 꼽히는 이유이다. 과거 첼시와 토트넘에서 선수로 뛰었고, 은퇴 후 선덜랜드에서 감독직을 수행하다 현재는 보르도 감독으로 있는 거스 포옛 역시 "몇몇 전문가들이 반 다이크가 EPL 올해의 선수 유력 후보라고 주장하는 것에 나 역시 동의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수비수는 올해의 선수 후보에서 제외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엔 그를 넣기에 좋은 시간이다. 그는 정말 환상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고, 최선의 공격은 바로 안정적인 수비에 있다. 수비가 안정적이면 자연스럽게 공격도 살아날 수 밖에 없다. 리버풀을 EPL 최소 실점(19골)으로 이끌고 있는 반 다이크가 있으매 클롭 감독은 중요 순간마다 언제나 위험부담을 안은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


# 2018/19 EPL 75분 이후 득점 TOP 5

1위 리버풀: 19골
2위 첼시: 18골
3위  팰리스: 16골
4위 아스널: 15골
4위 울버햄튼: 15골

Virgil van Dijk - Poy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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