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ego Milito Champions League 2010Getty Images

인테르 트레블 영웅, 아르헨티나 람보 밀리토[축구계슈가맨을찾아서#31]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조용히 사라진 선수들. 혹은 큰 기대를 받고도 이를 채우지 못한 채 소리소문없이 자취를 감춘 선수들까지. 그래서 준비했다. 한때 잘 나갔지만, 지금은 소식은 접하기 힘든 선수들. 축구계 슈가맨들을 재조명하겠다.

[골닷컴] 박문수 기자 = 공격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고민할 거 없이 골이다. 드리블 잘하고, 잘 제치고, 잘 흔들고, 잘 만들어도 상대보다 더 많은 골을 넣으면 이기는 게 축구다. 특히나 결승전에서 골을 터뜨리면, 그 선수는 추앙받기 마련이다.

이번에 소개할 선수는 굉장히 특별하다. 2009/2010시즌 입단 첫 시즌 고비 때마다 득점포를 가동했다. 순도 100%에 달하는 득점포였다. 이 선수 골로 팀은 3관왕을 달성했다. 물론 팬들에게 익숙할 호날두와 메시 같은 신계 공격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적어도, 이탈리아 세리에A를 좋아했던, 혹은 관심 있는 이라면 밀리토가 보여준 득점포는 칭송받아 마땅하다.

Gabriel Milito Diego MilitoGetty/Goal composite
# 밀리토는 누구
1979년생이다. 디에고 알베르토 밀리토가 본명이며, 그의 남동생 가브리엘 밀리토 또한 유명 선수였다. 디에고가 공격수였다면, 가브리엘은 수비수였다. 가브리엘은 바르셀로나에서 뛰었던 센터백이다. 그리고 2005년부터 2007년까지 밀리토 형제는 레알 사라고사의 핵심 플레이어로 활약하며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수비수인 동생보다는 공격수 형이 더 유명했다. 물론 바르셀로나 이적으로 동생 가브리엘 밀리토가 빅클럽에 더 먼저 입성했지만, 디에고 밀리토는 그 유명한 트레블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와 코파 이탈리아에서 결승포를 가동하며 인테르 트레블 주연으로 우뚝 섰다. 2009/2010시즌 후반기 한정 최고 스트라이커로 봐도 무방하다.

화려하진 않다. 기본적으로 공을 가지고 움직이기보다는 오프 더 볼 상황에서의 빠른 판단력을 통해 상대 수비진을 무너뜨리는 데 능숙했다. 무엇보다 슈팅력이 상당했다. 반 박자 빠른 슈팅이 일품이었다. 바이에른과 치른 2009/2010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대표적인 예다. 선제 득점 당시 밀리토는 정확한 터치에 이은 빠른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바드슈투퍼가 옆에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상대 태클이 들어오려던 찰나, 밀리토는 그대로 득점에 성공했다.

바이에른전 추가 득점은 밀리토의 시그니쳐와 다름없다. 반 바이텐을 앞에 두고, 절묘한 트래핑에 이은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상대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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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 이유
인테르 트레블 메이커임에도, 팬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지 않고 있다. 운도 없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주전급 공격수가 아니었고,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존재감을 알렸을 당시 그의 나이는 이미 30대였다. 실력보다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2020년 들어서 자주 이름을 오르내리고 있다. 인테르 트레블 달성 10주년 때문이다.

또한, 2019/2020시즌 인테르 신입생 루카쿠가 연일 신기록을 달성한 것도 한몫했다. 1997/1998시즌 호나우두 이후, 인테르 단일 시즌 최고의 퍼포먼스(이적 첫 시즌 기준)를 보여준 밀리토인 만큼, 당연할지도?

# 주요 커리어
1993년부터 2003년까지 아르헨티나의 라싱에서 뛰었다. 유럽 첫 클럽은 제노아였다. 후술할 그 제노아다. 세리에A는 아니었다. 2부리그인 세리에B에서 유럽 생활을 시작했고, 그리고 이 기간 밀리토는 59경기에서 33골을 터뜨리며 제 몫을 해냈다.

문제는 제노아 성적이다. 2부리그에서도 살아남지 못하고 강등됐다. 밀리토가 향한 곳은 동생 가브리엘의 사라고사였다. 108경기에서 53골(리그 기준)을 가동하며, 이름을 알렸고, 2008년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친정팀 제노아 품에 다시금 안겼다.

신의 한 수였다. 세리에A 첫 무대에서 밀리토는 리그에서만 24골을 가동했다. 덕분에 미드필더 티아구 모타와 함께 다음 시즌 인테르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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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르에서 다섯 시즌 활약하며 2009/2010시즌에는 총 30골을, 2011/2012시즌에는 26골을 가동했다. 다만 나머지 세 시즌은 한 자릿수 득점이 전부였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 여러 악재 탓이다.

Diego MilitoSquawka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준 건 2009/2010시즌이다. 특히 후반기 막판 활약상이 일품이었다. AS 로마와의 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에서 결승포를 가동했고, 당시 인테르의 리그 최종전이었던 시에나전에서도 결승 골 주인공이 됐다. 이 경기 비기기라도 했다면, 인테르의 트레블은 없었을 것이다. 당시 로마와 인테르 승점 차는 2점이었고, 상대 전적에서도 로마가 앞섰기 때문. 마지막은 앞서 말한 UEFA 챔피언스리그 멀티 골이다.

가장 중요한 3경기에서 모두 득점포를 가동했고, 밀리토 골 덕분에 인테르는 이탈리아 클럽 중 유일무이한 3관왕을 달성할 수 있었다. 주제 무리뉴 감독 또한 자신의 입지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었다. 혹자는 이 시기 무리뉴를 최고로 칭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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