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 아레나Goal Korea

인종차별 반대, 120주년, DFB 대항...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골닷컴, 뮌헨] 정재은 기자=

바이에른 뮌헨의 홈경기에 다양한 이야기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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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의 2019-20 분데스리가 25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전은 ‘보통의’ 리그 경기와 달랐다. 2-0 스코어에 담기지 않은 이야기들이 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모습, 120주년을 의미하는 모습, 서포터즈가 독일축구협회(DFB)에 대항하는 모습이 한 곳에 뒤섞였다. 8일 오후(이하 현지 시각) 알리안츠 아레나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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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 gegen Rassismus(인종차별에 레드카드를)’. 지난 5일부터 바이에른이 진행하는 캠페인이다. 구단은 ‘상대방을 배제하고, 모욕하고, 배척하는 태도에 대항하기 위해서다’라며 캠페인 진행 이유를 설명했다. 

그때부터 SNS를 통해 해시태그 #RotgegenRassimus 가 달린 게시물이 활발히 올라온다. 8일 오후 2시 기준 인스타그램에 350개 게시글이 올라왔다. 또, 바이에른은 구단 회원들에게 ‘Rot gegen Rassismus’를 주제로 만든 구단 매거진을 발송했다. 

바이에른 뮌헨Goal Korea

경기 시작 2시간 전 알리안츠 아레나 미디어 실로 향했다. 미디어 실에는 스크린이 총 4개 있다. 보통 바이에른의 지난 경기나 현재 진행 중인 리그 경기를 틀어놓는다. 이날은 달랐다. 그중 2개에 인종차별 반대 문구를 띄워놨다. 구단 직원도 모두 ‘Rot gegen Rassismus’가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입었다.

취재진에게 배부되는 구단 매거진도 평소보다 넉넉히 준비되어 있었다. 올리버 칸, 울리 회네스 전 바이에른 회장과 허버트 하이너 회장, 칼 하인츠 루메니게 CEO 등이 ‘차별과 배척’을 주제로 쓴 글이 담겨 있다. 남자 축구선수, 여자 축구선수, 농구팀 선수들도 짧은 글을 실었다. 해당 문구를 스티커로 만들어 매거진 사이에 끼워 놓았다. 

루메니게 CEO와 하이너 회장은 “경기장에서는 우리 팬들 모두 축구를 동등하게 즐기고 자부심을 가질 권리가 있다”라면서 “배경이나 피부색, 종교, 성 등을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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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위로 올라갔다. 하프라인에 ‘Rot gegen Rassismus’ 문구가 적힌 둥글고 커다란 현수막이 경기 시작 직전까지 자리했다. 스크린에서는 캠페인 영상이 흘러나왔다. 시끌벅적하던 경기장은 영상이 나오는 동안 조용해졌다. 

킥오프가 다가왔다. 바이에른과 아우크스부르크가 그라운드에 입장했다. 이날 바이에른은 특별한 유니폼을 입었다. 120주년 생일을 맞은 그들은 레트로 유니폼을 착용했다. 바이에른이 첫 트로피를 들었던 1931-32 시즌 유니폼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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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아나운서가 카운트 다운을 외쳤다. ‘5, 4, 3, 2, 1!’에 맞춰 알리안츠 아레나가 특별한 이벤트를 선보였다. 1923년부터 1954년까지 바이에른이 사용했던 엠블럼을 중심으로 현재 엠블럼, 그리고 레트로 색인 자주색과 현재 바이에른을 상징하는 색이 조화롭게 뒤섞였다. 경기장 3면에는 ‘100년 이상을 함께해온 것처럼 죽을 때까지. 흰색과 붉은색의 우리의 클럽 바이에른 뮌헨’이라고 적혀 있었다. 

경기 시작 15분이 흘렀다. 서포터즈석에서 ’Scheiß DFB(빌어먹을 DFB)’를 외치기 시작했다. 아우크스부르크 원정 서포터즈까지 합세했다. 약 1분 동안 그들은 DFB에 대항하는 목소리를 크게 냈다. 걸개도 물론 등장했다. DFB 엠블럼 위에 크게 엑스자를 그렸다. 곳곳에는 ‘집단징계’, ‘말도 안 되는 티켓 가격’, ‘경기 일정 쪼개기’ 등을 빨간색으로 적인 걸개가 곳곳에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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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서포터즈가 DFB에 오랫동안 항의하고 있는 주제들이다. 특히 ‘집단징계’는 최근 다시 뜨거워진 문제다. 지난해 12월 도르트문트 팬들이 호펜하임 대주주 디트마어 호프를 비난하는 걸개를 걸었다. DFB는 도르트문트 팬들이 향후 3년 동안 호펜하임 원정석에 출입할 수 없다는 징계를 내렸다. 3년 전 DFB가 더는 시행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그 징계를 또 내려 분데스리가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걸개가 경기 중 약 9차례 등장했다. 최근 불거진 ‘안티 호프’ 사태가 낳은 풍경이었다. 바이에른의 거대 스폰서 카타르 항공까지 견제하는 메시지도 있었다. 특정 기업이나 개인이 구단의 50%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50+1 규정’을 강조했다. 카타르 항공을 비롯한 각종 스폰서의 바이에른 총 지분율은 현재 49.99%로 50%에 가까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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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메시지가 가득 담긴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바이에른은 2-0 승리를 거뒀다. 토마스 뮐러(30)와 레온 고레츠카(25)가 후반전에 나란히 골을 넣었다. 첫 번째 골은 ‘베테랑’ 제롬 보아텡(31)와 뮐러의 합작품이었고, 두 번째 골은 바이에른의 미래를 책임질 세르쥬 그나브리(24)와 고레츠카가 만들었다. 120주년을 기념하는 날 바이에른은 마음껏 기뻐할 수 있었다. 

사진=Getty Images, 정재은, 바이에른 뮌헨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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