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os Vela LAFC MLS 2018Getty

인식이 다른 미국…MLS, A매치 휴식기가 없다

[골닷컴, 미국 뉴욕] 한만성 기자 = 전 세계 대다수 프로축구리그는 지난 18일을 기준으로 휴식기에 돌입했다. 오는 26일까지 약 8일간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정한 각국 대표팀 일정을 뜻하는 'A매치 기간'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인범(22), 김기희(29)가 활약 중인 북미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는 쉬지 않는다. A매치 기간에도 지난 24~25일 총 5경기가 열렸다.

이처럼 선수가 국가 대표팀 일정을 이유로 시즌 도중 소속팀을 이탈하는 상황은 대다수 북미 프로스포츠 문화에 익숙한 팬들에게 낯설다. 프로야구 MLB, 농구 NBA, 아이스하키 NHL 등에서는 시즌 도중 선수가 소속팀을 떠나 국가 대표로 활약한다는 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대다수 MLB 구단은 비시즌 기간에 열리는 국가대항전인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선수를 보내주는 데도 거리낌을 나타낼 때가 많다. 수많은 NBA 팬들도 선수가 비시즌 기간에 열리는 올림픽에 국가대표로 출전할 때마다 "쉬는 게 낫지 않나"라며 아쉬움을 표하는 모습을 곧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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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국내 K리그는 물론 유럽과 남미 주요 리그와 달리 MLS는 지난 1996년 출범한 후 23년간 FIFA가 지정한 A매치 기간에 리그 일정을 중단한 사례가 거의 없다. 소속팀의 시즌 도중 선수가 대표팀 일정을 동시에 소화하는 건 북미 스포츠 팬들의 인식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심지어 MLS는 4년에 한번 열리는 월드컵 기간에도 FIFA 규정에 따라 대회 개막에 맞춰 약 2주로 최소화 된 휴식기에 돌입한다. 실제로 MLS는 작년 여름에도 6월 중순 2주 휴식기에 돌입했을 뿐 6월 초까지 전반기 일정을 진행한 후 러시아 월드컵이 한창 열리고 있던 7월 초부터 바로 후반기를 시작했다.

이와 반대로 MLS처럼 춘추제(봄 개막, 가을 폐막) 일정으로 시즌을 진행하는 K리그는 작년 5월 말부터 7월 초중순까지, 일본 J리그는 5월 중순부터 7월 중순까지 리그 일정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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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MLS에서 활약 중인 선수가 각국 대표팀에 차출되는 빈도는 오히려 K리그, J리그보다 현저히 높다. 실제로 이달 A매치 기간에 각국 대표팀에 차출된 MLS 선수는 무려 80명이다. 미국, 캐나다를 포함해 아르헨티나(아틀란타 공격수 곤살로 마르티네스), 멕시코(LA갤럭시 미드필더 조나단 도스 산토스), 칠레(콜로라도 공격수 디에고 루비오), 스웨덴(시애틀 미드필더 구스타프 스벤손) 등 총 31개국이 MLS에서 활약 중인 선수를 발탁했다. 파울루 벤투 한국 대표팀 감독 또한 이달 국내 평가전을 위해 발표한 명단에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한 미드필더 황인범을 포함했다.

단, 가뜩이나 아직 시즌 도중 장거리 이동에는 익숙하지 않은 황인범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소속팀 밴쿠버가 A매치 기간에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총 24팀으로 구성된 MLS는 A매치 기간 중 열린 24~25일 4라운드를 맞아 12팀이 6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소화했다. 황인범의 밴쿠버, 김기희의 시애틀 사운더스 외에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몸담은 LA 갤럭시, 웨인 루니가 활약 중인 DC 유나이티드는 A매치 기간에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리그의 A매치 휴식기로 볼 수는 없다. 리그의 절반에 달하는 12팀은 A매치 휴식기에도 평소대로 경기를 소화했기 때문이다.

FIFA는 올해 3월을 시작으로 오는 6월(3~11일), 9월(2~10일)을 A매치 기간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MLS는 이와 관계없이 이 기간에도 리그 일정을 강행한다.

대표팀에 차출되는 선수는 대개 MLS에서도 팀 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핵심 자원이다. 황인범도 밴쿠버에서 MLS의 샐러리캡 제도에 구애받지 않는 고액 연봉자 중 한 명인 DP(지정 선수)로 계약을 체결했다. 솔트 레이크는 24일 LAFC 원정에서 간판 공격수이자 고액 연봉자 알베르트 루스냐크(24)가 슬로바키아 대표팀에 차출돼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솔트 레이크는 LAFC에 1-2로 패했다. 반대로 LAFC 공격수 카를로스 벨라는 작년 월드컵 이후 줄곧 대표팀 차출을 거부하고 있다. MLS 일정을 고려할 때 고액 연봉자인 자신이 수시로 팀을 비울 수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에서는 MLS가 세계 축구 트렌드와 지나치게 동 떨어진 체제로 리그를 운영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론지 '워싱턴 포스트'는 "부상이나 출전 정지로 중요한 선수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리그 차원에서 직접 갈등을 일으킬 여지를 남기면서 일정을 만드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 MLS 4라운드 6경기 결과

달라스 2-1 콜로라도
필라델피아 3-0 콜럼버스
LAFC 2-1 솔트 레이크(벨라 풀타임)
뉴잉글랜드 0-2 신시내티
뉴욕RB 0-1 올랜도(나니 선발 출전)

4라운드 6경기 평균 관중: 1만5477명
올 시즌 현재 리그 평균 관중: 2만1546명

# 황인범이 꼽은 자신만의 최강 풋살팀

지난달 황인범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후 그에게 마지막 질문으로 '자신만의 최강 5대5 축구(five-a-side)팀'을 구성할 수 있다면 어떤 선수를 꼽겠냐고 물었다. 예전부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힌 그는 "이니에스타를 꼽고, 내가 골키퍼로 뛰겠다. 그래야 뒤에서 이니에스타가 어떻게 뛰는지를 관찰할 수 있으니까"라고 대답했다.

A매치 기간을 맞아 당시 황인범이 꼽은 자신만의 최강 5대5 축구팀 라인업을 영상으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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