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제주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이창민(25)이 교통사고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해 11월 제주 서귀포시 도로에서 자신의 차량을 몰고 가던 중 추월을 시도하다 마주 오던 차량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상대방 운전자가 사망하고, 차량 동승자 2명도 크게 다쳤다.
제주지방검찰청은 25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으로 수사를 받아온 이창민을 최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이미 교통사고 사실이 알려진 뒤 거센 비판을 받았던 이창민은 다시 한번 해당 사건으로 조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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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부정적이다. 과속 사실 등이 추가적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창민의 죄는 사상자가 발생한 형사 사건인만큼 비판은 당연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사실과 다른 비난이 이어지고 있고, 검찰의 불구속 기소에 담긴 의미가 생략되고 있다. 그 내용을 확인해 봤다.
# 검찰 불구속 기소의 의미는?
이창민의 죄는 기본적으로 가볍지 않다. 교통사고특례법상 과속과 전방주시 의무소홀, 중앙선 침범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12대 중과실에 다수가 포함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합의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처벌 대상이다. 형사 사건으로 처리되는 만큼 검찰의 기소는 당연한 과정이다.
다만 강조점은 불구속에 둬야 한다. 초범인데다 유가족, 피해자와 합의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과거에 구속된 사례는 없다. 이창민은 사고 내용을 모두 인정하며 조사에 협조적 자세를 보였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어 불구속 처리됐다. 향후 한달 내 재판이 진행되고, 그로부터 한달 이후 재판 결과가 나온다. 현재 상황으로 보면 집행유예가 유력하다.
지난 3개월에 걸쳐 진정성 있는 자세로 유가족과 피해자에게 사과를 했고, 합의에 이른 부분이 인정받은 결과다. 실제 검찰 관계자도 이창민이 피해자 측과 합의를 마쳤기 때문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속 여부를 놓고 거짓말했다?
이창민이 이번 교통 사고에 대해 비난을 받는 별도 내용이 있다. 사고 후 조사에서 과속 사실을 부인했는데, 이번 기소 과정에서 30km 제한 구간에서 100km로 달린 과속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 하지만 이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이창민은 과속 사실을 부인한 바 없다.
사고 당시 과속은 필연적이었다. 커브 구간에서 추월을 하기 위해 속도를 내며 중앙선을 침범해 상대 차량과 충돌했기 때문이다. 이창민은 경찰 조사에서 추월을 위해 과속한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다만 경황이 없어 자신이 얼마나 과속했는지는 인지하지 못했고, 그 내용은 이후 차량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 사실이 확인됐다. 이창민이 경찰 조사에서 부인한 내용은 음주 가능성에 대한 것이었고, 실제로 음주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내용이 최초 보도되는 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이창민이 과속을 부인했다는 틀린 내용이 게재됐다. 제주 구단 측은 이 내용을 보고 해당 언론에 정정 보도를 요청했고, 이후 수정이 됐지만 최초에 나간 잘못된 보도 내용을 캡쳐 한 것이 이창민이 거짓말을 했다는 증거로 퍼지는 상태다.
#연맹 자체 징계는 재판 과정에 따라 결정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사안은 지난해 다수 발생한 음주 교통사고와는 다른 경우라고 설명했다. 연맹 측은 “음주운전의 경우 잠재적 살인 행위라는 차원에서 사회적 비난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에 중징계 대상이며, 활동정지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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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에 대한 징계 여부는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실형이 내려져 구속에 이르면 연맹의 징계가 없어도 기본적으로 축구 선수로서의 활동이 불가능하다. 소속팀과의 계약 해지를 넘어 축구계 퇴출은 당연한 과정이다. 다만 과거 사례에 비출 때 이창민은 실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적은 편이다. 연맹의 자체 징계 여부는 향후 두 달가량 걸릴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이창민은 향후 선수 생활 내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 시즌 첫 경기 출전 후 이창민은 자신의 잘못과 그에 대한 비판을 인정하며 그라운드 안팎에서 참회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선수와 구단 측은 재판 결과가 나오면 공식 사과문 게재 등의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사회 봉사 등 개인적인 반성을 보여주는 활동도 준비 중이지만, 진정성에 대한 오해가 없어야 한다는 판단에 재판 결과가 나온 뒤 하나씩 진행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창민은 개인 차량 없이 생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