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많은 구단들이 일찌감치 2020/21 시즌 대비에 나서고 있다. 자연스럽게 기존 선수들의 재계약 여부도 탁상 위에 올라왔다.
바이에른에선 총 8명의 선수들이 2021년 6월 30일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축구에는 보스만 룰이 있기에 계약 만료 6개월을 앞둔 시점부터 다른 팀들과 계약 협상이 가능하고, 성사가 된다면 계약 만료와 동시에 이적료 없이 FA로 이적할 수 있다. 즉 2020년 이내에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면 해당 선수들을 이적료 없이 놓칠 위기에 놓이게 되는 셈이다.
이 중 요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두 선수가 있다. 바로 주장 마누엘 노이어와 바이에른 유스 출신 멀티 플레이어 알라바이다. 이 둘은 바이에른 쪽에서 잡고 싶어하지만 노이어(만 33세)의 경우 계약 기간에서 구단과 마찰을 빚고 있고(바이에른은 노이어의 나이를 고려해 2023년까지 재계약을 체결하고 싶어하지만 노이어는 이보다 더 장기 계약을 원하고 있다), 알라바는 포지션 문제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알라바는 바이에른 유스 출신으로 주로 왼쪽 측면 수비수 역할을 수행해왔다. 다만 그는 원래 중앙 미드필더 출신으로 펩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엔 중앙 수비수와 측면 미드필더까지 소화하면서 멀티 포지션을 수행했다.
이러한 가운데 알라바는 2016년, 바이에른과 재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뛰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는 알라바가 오스트리아 대표팀에서도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주로 수행하고 있기 때문. 이에 바이에른 수뇌부들 역시 동의했고, 재계약은 아무런 문제 없이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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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알라바의 요청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알라바는 지속적으로 왼쪽 측면 수비수 역할을 수행했고, 이번 시즌 들어선 니클라스 쥘레와 뤼카 에르난데스가 동시에 장기 부상을 당하면서 중앙 수비수 포지션에 전력 누수가 발생하자 이들의 공백을 대체해야 했다. 그에게 중앙 미드필더로 서는 옵션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알라바의 후배격에 해당하는 요슈아 킴미히는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잡았다. 킴미히 역시 알라바처럼 원래 중앙 미드필더 출신이지만 구단 사정으로 인해 측면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수행하다가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자리를 잡았던 케이스였다. 하지만 이번 시 들어 중앙 미드필더로 서고 쉽다는 의사를 강하게 표명했고, 이에 구단 역시 이를 수락했다(간헐적으로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출전한 걸 제외하면 대부분을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알라바 입장에선 박탈감이 들 수 있는 지점이다.
알라바는 인터뷰를 통해 "기본적으로 내가 다른 구단으로 가는 걸 상상해볼 수 있다"라며 이적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발맞춰 그는 유명 에이전트인 피니 자하비를 새로운 에이전트로 임명하는 강수를 던졌다. 당연히 독일 현지 언론들에선 알라바가 자하비를 고용한 이유는 이적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보도들이 줄을 이었다. 심지어 오스트리아의 전설적인 골키퍼로 과거 슈투트가르트에서 활약했던 프란츠 볼파르트는 알라바의 이적 가능성을 90%로 예상했을 정도다.
바이에른도 알라바를 잔류시키지 못할 경우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뮌헨 지역지인 'TZ'를 비롯해 독일 타블로이드 '슈포르트 빌트'와 스포츠 전문 채널 '슈포르트1'가 일제히 바이에른이 맨체스티 시티(이하 맨시티) 측면 공격수 르로이 사네를 영입하기 위해 알라바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외견만 놓고 보면 납득이 가는 제안이다. 바이에른은 사네 영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맨시티는 왼쪽 측면 수비수(벤자맹 망디와 올레산드르 진첸코 모두 이번 시즌 기대 이하였다)와 중앙 수비수(아이메릭 라포르트가 장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니콜라스 오타멘디는 하향세를 타고 있고 존 스톤스는 부진) 모두에 약점이 있다. 심지어 중앙 미드필더 보강도 필요하다(페르난지뉴는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일카이 귄도간은 기복 문제). 심지어 알라바는 현 맨시티 감독 펩 과르디올라의 지도 하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사네 역시 계약 기간이 2021년 여름으로 만료되는 가운데 재계약에 있어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맨시티 입장에선 알라바가 충분히 매력적인 카드라고 할 수 있겠다. '슈포르트 빌트' 역시 두 구단 사이의 협상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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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는 알라바 측에서 먼저 거부하고 나서면서 결렬됐다고 독일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이는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알라바가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 같은 스페인 구단에서 뛰고 싶어하는 데다가 맨시티가 UEFA 징계로 인해 2020/21 시즌 챔피언스 리그 진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맨시티의 CAS 항소 결과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면 알라바가 생각을 바꿀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무엇보다도 알라바가 현 바이에른 감독 대행인 한스-디터 플릭을 신뢰하고 있기에 플릭이 정식 감독으로 부임한다면 재계약 가능성도 있다고 독일 현지 언론들은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게다가 사네 영입을 하산 살리하미치치 바이에른 단장이 추진하고 있는 데 반해 플릭 감독은 이에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쩌면 알라바의 재계약 및 이적 소동 역시도 현재 바이에른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살리하미치치 단장과 플릭 감독 사이의 기싸움에 있어 연장선상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한편 독일 스포츠 전문지 '키커'는 바르셀로나의 경우 알라바가 뛸 수 있는 포지션에 충분한 선수들이 있다면서 레알 마드리드가 차기 행선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