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전주월드컵경기장] 서호정 기자 = “아? (이)재성이도 못했어요? 그러면 오늘만 뿌듯해도 될 거 같아요.”
덤덤한 반응을 보이던 전북 현대의 공격수 문선민은 기록의 가치를 말해주자 살짝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에만 리그에서 10골 10도움을 달성한 그는 한국 선수로는 K리그에서 8년 만에 시즌 10-10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됐다. 2011년 전북의 선배인 이동국이 16골 15도움을 기록한 이후 한국 선수는 누구도 세우지 못한 대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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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민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4라운드에서 포항을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12분 로페즈의 선제골을 정확한 패스로 도운 데 이어 후반 3분에는 장기인 현란한 드리블로 포항 수비를 돌파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이전 라운드까지 9골 9도움을 기록 중이던 문선민은 10골 10도움 공격포인트 20개를 달성했다. 특히 시즌 10-10 클럽은 주목할 기록이다. 1996년 라데(포항, 13골 16도움)가 처음 달성한 이후 주목받기 시작한 만능 공격수의 지표다. 20골을 넣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기록이 K리그1에서 나온 것은 2015년 이후 4년 만이다. 현재는 전북 선수지만 당시엔 제주 소속이던 로페즈가 11골 11도움을 기록한 것이 마지막 시즌 10-10클럽 기록이다.
2012년 몰리나(18골 19도움, 서울), 에닝요(15골 13도움, 전북), 산토스(14골 11도움, 제주) 3명이 한꺼번에 가입한 바 있지만 당시엔 44경기 체제로 현재보다 6경기가 더 많았다.
전북 구단 역사상 최고의 만능 선수라는 이재성(홀슈타인 킬)도 다섯 시즌을 보내는 동안 이루지 못했다. 공격포인트와 기록에 대해 “팀 우승을 해야 더 의미 있다”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문선민도 절친한 동갑 친구도 못 해 본 기록이라는 얘기에는 웃음을 지었다.
한국 선수로는 무려 8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011년 이동국이 마지막이었다. 그 얘기까지 듣자 문선민은 “그럼 오늘 하루만 뿌듯하게 생각하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올 시즌 전북 유니폼을 입은 문선민은 6월까지만 해도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지만 7월부터 맹활약을 펼쳤다. 지금은 로페즈와 더불어 팀 공격을 이끄는 에이스로 평가받는다. 모라이스 감독은 “오늘 많은 기자 분들이 문선민의 활약을 보셨을 테니 칭찬해주는 기사를 써 달라”라며 문선민의 활약을 높이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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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라운드 돌입을 앞두고 가진 미디어데이에서 “5경기 모두 승리해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다. 전북에 온 뒤 비겨도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던 문선민은 파이널 첫 경기에서 그 약속을 지켰다.
최근 들어 득점을 하면 코너 플래그 근처로 달려가 양손을 머리 옆으로 세워 만세를 부르는 동작을 하는 문선민은 “딸이 요즘 일어서서 그 포즈를 잘 한다. 그 포즈를 한 사진을 늘 챙겨 본다. 당분간 다른 동작을 할 때까지는 그 골 세리머니를 이어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