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밀란 2005 이스탄불

이스탄불의 기적? 악몽? 2005 밀란vs리버풀[탑골축구#1]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은 물론 모든 대륙의 리그가 휴식기에 들어섰다. 축구 팬들 역시 밤잠을 설치게 했던 축구 경기들의 중단으로 조금은 무료한 한 주를 보내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축구 팬들을 즐겁게 할 리그가 재개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기간은 미정이다. 짧을 수록 좋다. 일주일에 두 번이다. 한 번은 유럽 클럽대항전을 중심으로, 그리고 나머지 한 번은 국가 대항전 경기를 중심으로 과거 축구 팬들을 즐겁게 했던 명경기들을 리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골닷컴] 박문수 기자 = 혹자는 기적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악몽이라고 말한다.

15년 전 경기다. 불과 2년 만에 복수에 성공했다. 터키가 아닌 그리스에서지만. 그런데도 현재까지 해당 경기는 축구 팬들 사이에서 여전히 화자되고 있다.

이쯤 되면 알 것이다. '다시 보는 UCL' 첫 번째 리뷰 경기는 2004/200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일명 이스탄불의 기적 혹은 악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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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정 이유
간단하다. 명경기다. 전반전 한 팀이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후반 무너질 것 같았던 팀이 갑자기 살아났다. 그리고 승부차기까지 갔고, 한 팀이 기적의 역전승을 썼다.

물론 소소한? 논란도 있었다. 알론소의 동점 골 과정에서 제라드가 조금은 과장된 몸짓을 보여줬다. 밀란으로서는 조금 억울할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VAR 판독이 없었다. 오히려 영리한 할리우드 액션으로 제라드가 동점 골을 이끌었다고 평가받았다. 할리우드 액션에 대한 판단 여부는 독자에게 맡기겠다.

리버풀전 밀란 라인업
# 당시 AC 밀란 상황 및 라인업

2004/2005시즌 밀란은 유럽 내에서도 가장 강한 팀 중 하나였다. 2002/200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명가 재건의 시작을 알렸던 밀란. 안첼로티 감독의 크리스마스트리 전술을 무기로 유럽 내에서 가장 단단한 전력을 보여준 상태였다. 2003/2004시즌에는 리아조르참사의 희생양이 됐고, 2004/2005시즌에는 이스탄불의 기적 피해자가 됐다.

이를 감안해도 밀란의 라인업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공교롭게도 이 시즌 밀란의 최종 성적은 무관이었다. 리그를 2위로 마쳤지만, 칼치오폴리로 유벤투스가 우승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공석이 됐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PSV의 거센 추격을 이겨내며 결승에 올랐지만, 이스탄불 기적의 희생양이 됐다.

밀란전 리버풀 라인업
# 당시 리버풀 상황 및 라인업

리버풀의 경우 좋지는 않았다. 이때가 딱 첼시가 강호로 군림하기 시작한 시즌이었다. 아스널과 맨유도 건재했다. 2004/2005시즌 리버풀의 리그 최종 순위도 5위였다. 대신 운이 좋았다. 그리고 그 결과 결승전 전반 3-0을 3-3으로 만든 데 이어, 승부차기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8강에서는 유벤투스에 그리고 4강에서는 첼시를 상대로 승리했다. 특히 당시 첼시는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리그를 지배하고 있던 프리미어리그 최강이었다.

결승전을 말할 필요도 없다. 일명 이스탄불 기적의 주인공이 되며 유럽 정상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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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리뷰

경기 시작 1분 만에 밀란의 선제 득점이 터졌다. 주인공은 말디니였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피를로가 올려준 공을 문전에 있던 말디니가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전반 39분 카카가 내준 패스를 세브첸코가 받았다. 이후 공을 잡은 세브첸코가 문전으로 돌파하면서 낮게 깔아준 패스를 크레스포가 연결하며 2-0을 만들었다. 5분 뒤 밀란의 쐐기 골이 터졌다. 카카의 스루패스를 받은 크레스포가 절묘한 로빙 슈팅으로 3-0을 만들었다.

침울했다. 경기장을 찾은 리버풀 팬들은 이내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팬들은 후반 시작 전부터 계속해서 리버풀을 응원했다.

후반 반전이 시작됐다. 후반 9분 리세의 크로스를 제라드가 헤더 슈팅으로 연결하며 1-3을 만들었다. 밀란으로서는 방심한 순간이었다. 제라드는 조금 행운이 따랐다. 5분 뒤 스미체르의 감각적인 슈팅이 그대로 밀란 골망으로 빨려 들어가며 2-3이 됐다.

후반 15분 알론소의 동점 골 상황은 다소 논란이었다. 가투소와 경합 과정에서 제라드가 조금은 과장된 몸짓으로 넘어졌고,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가투소와 경합은 있었지만 큰 접촉은 없었다. 리버풀 팬들 입장에서는 기적이지만, 밀란 팬들이 이 경기를 악몽으로 부르는 이유도 이에 기인한다.

주심의 페널티킥 판정 후, 키커로 나선 알론소가 슈팅을 때렸고, 디다가 막은 공을 재차 마무리하며 3-3을 만들었다.

동점을 내준 이후 밀란의 반격이 이어졌지만, 운이 없었다. 문전 집중력이 떨어졌고 리버풀은 온몸을 다해 막았다. 연장전에서도 밀란은 유독 운이 없었다. 세브첸코의 헤더 슈팅이 두덱 선방에 막히는 등, 기회는 있었지만 좀처럼 살리지를 못했다.

그렇게 120분의 혈투 끝, 승부차기에 들어섰고, 세르지뉴와 피를로 그리고 세브첸코가 실축하며 리버풀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 = 게티 이미지
그래픽 = 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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