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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모의 어시스트+] 이영표의 조언 "지금은 선임위를 믿고 기다려줄 때"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모스크바에서 만난 이영표. 사진=골닷컴 이성모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과 대한민국 대표팀에 대한 이영표의 생각. 
이영표가 장고 끝에 건네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보다는 '한국 축구를 위해 필요한 말'.
대표팀 새 감독 선임 건 "지금은 선임위를 믿고 기다려줄 때" 

[골닷컴, 러시아 모스크바] 이성모 기자 = "지금은 주변사람들의 의견이 필요할 때가 아니라 주변사람들이 선임위를 믿고 기다려 줄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이영표)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끝난지 불과 '2주일'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 정도로, 그 사이 한국 축구계에는 수많은 이슈와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독일을 이긴 직후 귀국한 선수단 앞에 계란이 던져지는 '사건'이 있었고, 아시안게임 최종명단 발표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며 성인 대표팀 다음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한 수많은 의견과 혼선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에 더해 신태용 감독의 거취 역시 아직 확실히 정해지지 않은 상황 속에서 축구팬들은 계속해서 축구협회의 행정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축구계가 이렇듯 어렵고 복잡한 상황에 놓인 가운데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만난 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그 어떤 때보다도 신중한 모습이었다. 

평소 과감하면서도 현명한 발언들로 축구팬들의 존중을 받아왔던 그는 현재 축구계에 대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닌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될 말'을 장고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렇게 장고 끝에 이영표 위원이 한국 축구를 위해 건네는 조언과 지난 월드컵에 대한 생각, 그리고 자기 자신의 해설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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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 안녕하세요 위원님, 반갑습니다. 우선 대한민국 대표팀의 지난 월드컵을 돌아보는 전체적인 소감은 어떠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영표 : 이번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크로아티아의 주장 모드리치가 결승전 전날 인터뷰에서 “사실 우리의 첫번째 목표는 16강 진출이었다”라고 고백했던 것처럼 크로아티아의 현실적인 목표도 16강이었습니다. 크로아티아의 목표와 우리의 목표가 같다면 놀랄 사람들이 꽤 많을 것 같습니다.

크로아티아의 16강 목표가 실현 가능한 목표였다면 우리의 16강 목표는 사실 조금 버거운 목표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스웨덴 멕시코 독일 이 세 팀 중에서 2팀을 제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마음속으로 16강을 기대하는 마음을 품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마치 이기기 힘든 상대를 이기라고 하는것 같아서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골닷컴 : 대한민국 대표팀 외 월드컵 전반적인 트렌드가 있었다면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이영표 : 지난 브라질 월드컵의 경우는 '역습축구와 3백'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러시아 월드컵은 '자신들만의 축구'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몇몇 팀들 특히 호평받았던 팀들을 살펴보면 잉글랜드는 기본적으로 6명의 수비수들을 뒤쪽에 배치해서 상대의 역습을 완전히 봉쇄했고 거기에 강력한 세트피스가 더해진 축구를 했습니다. 

벨기에는 공격적 3백에 템포조절이 가미된 다양한 공격루트가 아주 인상적이였고 크로아티아는 토털사커를 연상시키는 다이나믹한 공수전환과 포기할줄 모르는 헌신적인 축구가, 그리고 프랑스는 속도와 역습이라는 단조롭지만 확실한 자신들만의 장점에 힘과 기술을 더한 아주 세련된 축구를 보여줬습니다. 이렇듯 각 팀마다 자신들이 가장 잘 할수있는 전술과 스타일을 확실히 보여준 팀들이 좋은 경기력과 함께 결과까지도 동시에 가져가는 것을 확인했던 월드컵 이었습니다.

골닷컴 : 그렇다면 그 트렌드에 대해 한국이 본받을 점이 있다면요?

이영표 : 위에서 언급한 4팀보다는 오히려 우리와 비슷한 전력과 위치에 있었던 스웨덴과 러시아가 우리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약팀의 입장에서 강팀과 맞서는 전술적, 정신적 부분은 물론이고 체력적인 부분과 심리적인 부분까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두팀의 플레이였습니다.

골닷컴 : 월드컵 전체 과정을 해설하신 해설위원으로서 본인의 해설에 대한 아쉬움, 혹은 어려웠던 점은 없으셨습니까?

이영표 : 종종 이기고 싶지만 뜻대로 되는 않는 선수들의 마음과 대한민국의 승리를 간절히 바라는 축구팬들의 마음 양쪽 모두가 이해가 가는 상황에서 어떻게 해설하는게 올바른 해설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있는것도 사실 입니다.

결론적으로 해설자는 축구팬들의 TV시청을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시청자 편에서 해설을 합니다. 그래서 특히 선수들의 경기력이 안좋거나 결과가 안 좋을 때 해설하기가 가장 힘들게 느껴집니다. 그래도 독일전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선수들을 칭찬하면서 중계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골닷컴 : 아직 신태용 감독의 거취가 명백하게 정리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 월드컵에서 독일전에 승리를 거뒀던 신태용 감독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이영표 : 신태용 감독님은 여전히 젊고 앞으로 대표팀이나 클럽팀에서 많은 결과를 만들어낼 분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감독에 대한 평가는 긴 시간을 가지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시간이 더 지나고 나면 신태용감독님에 대한 더 정확하고 확실한 평가가 자연스럽게 나올거라고 생각합니다.

골닷컴 : 질문을 조금 바꿔서, 현재 축구협회에 대한 팬들의 불신이 아주 깊은 상황이고 그것이 한국 축구계에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위원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이영표 : 축구팬들의 협회에 대한 불신은 단기간에 만들어진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쌓여온 것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때로는 잘하는 행정이나 정책들도 무시당하거나 인정받지 못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최근 협회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들이나 슈틸리케 감독해임과 신태용감독 선임 사이에 있었던 히딩크 감독 선임 문제등이 발생했을때 축구팬들이 분노하는 것은 일을 못해서라기보다는 투명하지 못해서라는 느낌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조직의 생명력은 능력 이전에 투명성과 정직성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팬들의 기대에 협회가 아직까지는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협회도 '이건 이렇습니다' 등의 코너를 통해 적극적으로 오해를 풀어 나가는 것은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골닷컴 : 개인적으로 그 불신의 가장 큰 원인은 협회의 리더인 정몽규 회장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이영표 : 기본적으로 저는 한국축구에 대한 책임은 축구인 모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월드컵을 치루는 5주 동안 러시아에 있으면서 각자가 있는 곳에서 무엇을 해야 한국축구에 도움이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중간에 함께 해설을 했던 정환이 형과 지성이 하고도 서로 이런 생각들을 나누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자격은 축구팬들 외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축구인들 모두가 책임이 있는데 누가 더 책임이 큰가를 가리는 것보다 나 자신이 먼저 똑바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골닷컴 : 끝으로, 현재 한국 축구계의 가장 중요한 이슈는 다음 대표팀 감독 선임에 대한 것인데, 그에 대한 의견은 어떠신가요? 

이영표 : 현재 감독선임위원회에서 과거에 있었던 실수들을 기억하면서 신중하게 선임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축구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기대할만한 좋은 소식이 전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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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주변사람들의 의견이 필요할 때가 아니라 주변사람들이 선임위를 믿고 기다려 줄때가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골닷컴 : 신 감독 외 현재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감독이나, 그 외 이런 감독이면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 분은 없는지요? 

이영표 : 지금 현재 협회가 외국인감독을 적극적으로 선임하고 있는 상태에서 저 같은 사람의 생각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특히 밖에서는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밖에서 하는 말들이 오히려 협회가 일 하는데 방해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러시아 모스크바 = 골닷컴 이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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