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김수안Kleague

이명재->김수안, 울산 웃게 한 93년생 절친의 합작골

[골닷컴] 서호정 기자 = 1골 차의 리드는 불안했다. 최근 흐름이 좋은 수원 삼성은 1만2천명이 넘는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울산 현대를 추격했다. 염기훈, 신세계의 위협적인 슈팅이 계속 위협해왔다. 그때 울산은 기다린 한방으로 승부를 끝냈다. 김수안의 머리에서 골이 나왔고, 시발점은 그의 동갑내기 절친인 이명재였다.

울산은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19 12라운드’에서 김인성, 상대 자책골(바그닝요), 김수안의 골을 묶어 수원을 3-1로 꺾었다. 전북과의 맞대결에서 승리하며 선두를 탈환한 울산은 연승에 성공하며 8승 2무 2패로 추격자 전북, 서울을 다시 따돌렸다.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후반 막판까지 승부는 팽팽했다. 울산이 전반 29분 멋진 역습 패턴을 이용한 이동경의 선제골로 앞서가자, 수원도 VAR을 통해 얻어 낸 페널티킥을 염기훈이 성공시키며 동점으로 만들었다. 후반 9분 바그닝요의 자책골로 다시 앞서간 울산이었지만 홈에서 질 수 없다는 수원의 맹공세를 막느라 정신이 없었다.

수원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은 것은 후반 44분이었다. 오른쪽에서 얻어 낸 코너킥을 이명재가 왼발로 정확하게 감아 올렸다. 공격에 가담했던 193cm의 김수안이 염기훈을 공중전에서 완벽히 제압하며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울산은 김도훈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전체가 승리를 확신하며 기뻐했다.

완벽한 작전의 성공이었다. 울산은 후반 40분 스트라이커 주니오를 빼고 황일수를 투입했다. 리드를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최전방에 공격수가 없었다. 김도훈 감독에겐 수가 있었다. 상황에 따라 세트피스 상황에는 김수안을 활용할 수 있었다. 공격수와 센터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장신의 김수안은 최근 수비수를 보고 있지만, 올 시즌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챔피언스리그 홈 경기에서는 공격수로 교체 투입돼 결승골을 넣었다.

김도훈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수원은 추격을 위해 코너킥 상황에서 3명의 수비수만 세웠다. 울산도 3명의 선수만 박스 안에 뒀지만 김수안의 높이가 워낙 탁월했다. 게다가 염기훈과의 미스매치가 벌어지며 자신 있게 헤딩 골을 꽂아 넣었다.

김수안에게 배달된 코너킥도 정확했다. 후반 33분 믹스를 대신해 교체 투입된 이명재의 왼발이 빛났다. 울산에서 가장 예리한 킥을 자랑하는 이명재는 김수안이 승부할 수 있는 위치로 정확한 킥을 올려줬다.

동갑내기 두 친구의 다짐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93년생인 김수안과 이명재는 울산 입단동기다. 첫 시즌은 2014년에 주전 경쟁에 가세하지 못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둘은 서로를 위로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김수안은 2015년 강원으로 임대를 떠났지만, 이명재는 울산에서 19경기를 뛰며 빛을 보기 시작했다.

이명재가 2017년과 2018년 리그 32경기에 출전하며 확실히 자기 입지를 다질 때도 김수안은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자기 포지션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김수안이 원래 이름이던 김용진에서 개명까지 택하며 절실함을 보일 때 가장 크게 응원한 것도 이명재였다. 휴가를 얻으면 함께 낚시를 다니며 축구와 인생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올 시즌 김수안은 드디어 긴 기다림의 시간에 보상을 받으며 축구 인생의 꽃을 피웠다. 최근에는 윤영선과 불투이스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센터백으로 나서며 막강 방패가 돼 주고 있다. 전북전에서 이동국, 김신욱을 봉쇄했던 김수안은 수원전에서는 수비와 공격 양면에서 활약하며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이명재도 김수안의 골을 도우며 올 시즌 첫 도움을 올렸다. 지난 2년 동안 9개의 도움을 올렸던 그의 왼발이 올 시즌 절친의 머리를 만나 처음으로 결실을 본 것이다. 탄탄해진 팀 스쿼드 속에서 박주호와 주전 경쟁 중인 그도 김수안의 마무리로 자신감을 높였다.

광고

ENJOYED THIS STORY?

Add GOAL.com as a preferred source on Google to see more of our reporting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