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서호정 기자 = 대구FC는 24일 이례적인 보도 자료를 발송했다. 12월 1일 오후 3시에 시작하는 FC서울과의 홈 경기 티켓이 매진됐다는 소식이었다. 올 시즌 대구의 9번째 홈 경기 매진도 대단하지만 경기를 일주일이나 앞두고 일찌감치 매진된 것이 더 놀라웠다.
2019시즌부터 새로운 홈이자 팀 역사상 첫 축구전용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를 사용하고 있는 대구는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야구도시로 유명했던 대구시가 ‘대팍’이라는 애칭으로 불리우는 축구전용구장 때문에 축구도시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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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개막전이자 대팍에서의 역사적인 첫 경기였던 제주전을 시작으로 광저우(AFC 챔피언스리그)전, 울산전, 4월 성남전, 5월 수원전, 6월 서울전, 9월 포항전, 11월 전북전까지 8차례 매진을 기록한 대구는 올 시즌 최종전인 서울전에서 다시 한번 매진 행진 역사를 썼다.
특히 이번 서울전 매진은 경기 일주일을 앞둔 시점이고, 예매를 시작한 지 2시간30분 만에 완료됐다. 올 시즌 최단 시간 매진 달성이었다. 경기 당일 현장 판매도 없다. 온라인으로 예매한 티켓 교환만 가능하다.
이런 고속 매진은 시즌 마지막 홈 경기기도 하지만, 이날 승리할 경우 2020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거머쥔다는 특별한 동기부여가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열린 37라운드 결과가 가져다 준 기회다. 4위 대구는 춘천 원정에서 강원FC를 4-2로 꺾었다. 3위 서울이 홈에서 포항에게 0-3으로 완패하면서 두 팀의 승점 차는 1점으로 좁혀졌다. 3위 서울은 55점, 4위 대구는 54점이다.
36라운드가 종료됐을 때만 해도 대구의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출전 가능성은 희미했다. 파이널 라운드 시작 후 3경기에서 1무 2패를 기록하며 서울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었다. 2경기를 남겨 놓은 상황에서 승점 차가 4점이었다.
대구가 강원과의 원정에서 승리해도, 서울이 홈에서 포항을 꺾으면 챔피언스리그 경쟁은 끝나는 상황이었다. 서울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포항전 필승을 외쳤지만, 최용수 감독의 기대와 달리 홈에서 무기력한 경기로 패했다. 반면 대구는 강원 원정에서 승리하며 기회를 잡았다.
공교롭게 시즌 마지막 경기가 양 팀의 맞대결이다. 대구가 36라운드를 마치고 기대를 걸었던 가능성 낮은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 것이다. 마지막 홈 경기에서 대구가 승리하면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자력으로 잡게 된다.
리그 1위 울산과 2위 전북, FA컵 챔피언 수원이 일찌감치 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권을 가져간 상황에서 남은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놓고 대구와 서울이 건곤일척의 승부를 가린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처음 출전한 대구는 아시아 무대의 맛을 제대로 느꼈다. 2년 연속 아시아 무대로 향하는 것은 팀에 상당한 동기부여다. 서울도 지난해 큰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최소 목표로 챔피언스리그 복귀를 잡고 있던 터라 이번 승부는 그야말로 혈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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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양팀은 세 차례 맞대결을 가졌고 서울이 모두 2-1로 승리했다. 그 과정에서 경기 내외적인 스토리도 폭발하며 새로운 라이벌전으로 자리 잡아 가는 중이다.
뜨거운 대팍의 열기를 일찌감치 확보한 대구. 명예회복을 위해 적진으로 향하는 서울. 두 팀의 승부는 어떤 결과로 흐를까? 대구 입장에서는 서울을 상대로 1승을 거두면 모든 것을 가져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