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hijs de LigtGetty Images

'의문의 난타전' 유벤투스-나폴리, 믿었던 수비에서 흔들리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유벤투스가 알리안츠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2019/20 시즌 세리에A 2라운드 경기에서 나폴리를 난타전 끝에 4-3으로 승리하는 데 성공했다.

유벤투스와 나폴리의 경기는 미리보는 2019/20 시즌 세리에A 우승 결정전으로 세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시즌 유벤투스는 승점 90점으로 독주하면서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고, 나폴리는 승점 79점으로 3위권과의 격차(3위 아탈란타와 4위 인테르 승점 69점)를 10점 차로 벌리면서 2위를 기록했다. 이에 이번 시즌이 열리기 이전 많은 전문가들은 유벤투스와 나폴리를 세리에A 우승 유력 후보로 거론했다. 그나마 이 둘을 위협할 수 있는 팀으로는 '명장' 안토니오 콩테를 데려온 인테르가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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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우승 결정전답게 양 팀의 대결은 접전 끝에 유벤투스의 4-3 승리로 막을 내렸다. 다만 내용과 최종 스코어는 예상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먼저 유벤투스는 나폴리전에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이 가장 선호하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곤살로 이과인을 중심으로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더글라스 코스타가 좌우에 서서 공격 삼각 편대를 형성했고, 후방 플레이메이커 미랄렘 피야니치를 축으로 블레이즈 마튀디와 사미 케디라가 역삼각형 형태로 중원을 구축했다. 알렉스 산드루와 마티아 데 실리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베테랑 수비수 조르지오 키엘리니 대신 데 리흐트가 선발 출전해 레오나르도 보누치와 함께 중앙 수비수 역할을 수행했다. 골문은 언제나처럼 보이치에흐 슈쳉스니 골키퍼가 지켰다.

Juventus Starting vs Napoli

나폴리는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드리스 메르텐스가 가짜 9번으로 최전방에 위치한 가운데 파비안 루이스를 중심으로 로렌초 인시녜와 호세 카예혼이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형 미드필더 라인을 형성했으며, 알랑과 피오트르 지엘린스키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표현)로 나섰다. 파우지 굴람과 조반니 디 로렌초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칼리두 쿨리발리와 마놀라스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으며, 골문은 알렉스 메렛 골키퍼가 지켰다.

Napoli Starting vs Juventus

초반 악재가 발생한 건 유벤투스였다. 경기 시작 15분 만에 데 실리오가 부상으로 나가면서 다닐루를 급하게 교체 출전시킨 것. 중요한 경기에서 교체 카드 한 장을 일찌감치 소진해야 했던 유벤투스였다.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다닐루가 교체 출전하자마자 선제골을 넣으면서 유벤투스가 먼저 리드를 잡아나갔다. 15분경 인시녜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보누치 얼굴을 강하게 강타하고 튀어나온 걸 다닐루가 내주었고, 코스타가 장기인 빠른 스피들르 살려 상대 페널티 박스 안까지 단독 돌파하다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다. 이를 다닐루가 가볍게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기세가 오른 유벤투스는 4분 뒤, 마튀디의 횡패스를 받은 이과인이 좁은 공간에서 센스 있는 볼터치로 쿨리발리를 제치고선 반박자 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으면서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유벤투스는 이후에도 골을 더 추가할 수 있었으나 32분경 케디라의 멋진 터닝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면서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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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나폴리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굴람과 인시녜를 동시에 빼고 마리오 후이와 PSV 에인트호벤에서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멕시코 특급 측면 공격수 이르빙 로사노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왼쪽 라인에 대대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후 나폴리는 로사노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해 나갔다.

하지만 정작 추가골은 유벤투스 쪽에서 터져나왔다. 후반 16분경, 마튀디의 전진 패스를 코스타가 컷백으로 연결한 걸 호날두가 돌아들어오면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이와 함께 유벤투스는 3-0으로 크게 앞서나갔다.

이대로 경기는 유벤투스의 대승으로 막을 내리는 듯싶었으나 나폴리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먼저 나폴리는 후반 20분경, 교체 출전한 후이의 간접 프리킥을 마놀라스가 헤딩 슈팅으로 꽂아넣으며 뒤늦은 추격에 나섰다. 다시 2분 뒤 역습 과정에서 지엘린스키의 땅볼 크로스를 로사노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경기 종료 9분을 남기고 카예혼의 간접 프리킥을 디 로렌초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면서 마침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웃은 건 유벤투스였다. 인저리 타임에 피야니치의 간접 프리킥을 쿨리발리가 걷어낸다는 게 자책골로 연결된 것. 극적이었던 승부의 마침표라고 보기엔 다소 허무한 결론이었다.

이래저래 예상 외의 경기였다. 유벤투스와 나폴리 모두 수비에 강점이 있는 팀들이다. 실제 유벤투스는 지난 시즌 30실점으로 세리에A 최소 실점 팀이었다. 나폴리 역시 36실점으로 최소 실점 3위였다. 게다가 마놀라스가 가세하면서 한층 수비가 강해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보누치와 키엘리니, 데 리흐트로 이어진 유벤투스 중앙 수비진과 쿨리발리-마놀라스의 나폴리 중앙 수비진은 세리에A 최강의 방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양 팀 모두 믿었던 수비진이 무너지면서 난타전으로 경기가 전개됐다. 먼저 데 리흐트는 아직 유벤투스에 녹아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었다. 나폴리의 3골 장면에서 모두 데 리흐트가 마크맨을 놓치는 우를 범했다. 42분경엔 나폴리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파비안의 전진 패스를 가로채려고 하던 과정에서 보누치와 충돌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선 로사노에게 돌파를 허용하면서 프리킥을 내주었고(뒤늦게 커버를 들어온 산드루가 옐로 카드를 감수하면서까지 거친 태클로 파울을 범했다), 이 프리킥에서 나폴리의 동점골이 터져나왔다. 이 경기 최악의 선수는 데 리흐트였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같은 에레디비지에 출신인 로사노의 빠른 스피드에 시종일관 휘둘린 데 리흐트이다.

쿨리발리의 경우 전체적인 활약상 자체는 데 리흐트보다 좋았다. 나폴리의 수비는 근원적으로 중앙보다는 측면이 더 문제였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쿨리발리는 이과인에게 농락 당하듯이 제쳐지면서 실점을 허용했고, 무엇보다도 자책골은 온전히 그의 잘못이었다. 이는 특별히 위험한 장면도 아니었다. 골키퍼에게 맡겨도 되는 걸 본인이 무리해서 걷어내려다 범한 실수였다. 세리에A 최고의 수비수라는 평가를 듣던 쿨리발리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NapoliGOAL

이에 쿨리발리는 경기가 끝나고 SNS 계정을 통해 "경이적인 동점 끝에 나온 자책골이었기에 날 더 아프게 한다. 정말 미안하지만 난, 그리고 우리는 이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라고 고충을 호소하면서도 "우리는 강하다. 보여주겠다. 우리는 우리의 능력을 입증해낼 것이다"라며 다짐을 전했다.

이렇듯 유벤투스와 나폴리는 믿었던 수비수들의 실수 속에서 소설로 쓰라고 해도 작위적이라는 말이 나올 법한 의문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특히 쿨리발리의 자책골을 제외한 유벤투스의 3골은 작품에 가까웠다. 나폴리는 측면 수비 문제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유벤투스는 데 리흐트가 빨리 팀에 녹아들어 장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키엘리니의 공백을 대체해야 한다. 이래저래 양 팀 모두에게 숙제를 남긴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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