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까지 번지면서 외출 자제령과 함께 경제 활동 자체가 정지가 된 상태다. 축구 구단들 역시 마찬가지. 유럽 리그가 중단되면서 재정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에 독일 스포츠 전문지 '키커'는 시즌 중단이 계속 이어진다면 5월 말경에 분데스리가 1부와 2부 총 36개 구단들 중 13개 구단이 파산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 중에는 116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명문 구단 샬케마저 심각한 재정 위기에 빠진 상태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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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프로 리그 구단들은 스폰서 계약도 있고 하다 보니 사정이 나은 편에 속한다. 하부 리그 구단들은 시즌이 중단되면서 돈줄 자체가 막히다 보니 속칭 죽을 맛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부 리그 팀들은 각각의 방식대로 생존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모양새이다.
독일 4부 리그팀 로코모티브 라이프치히는 '보이지 않는 상대(Unsichtbaren Gegner)'와의 경기 티켓을 1유로(한화 약 1300원)에 판매 중에 있다. 티켓을 산 사람들에겐 인터넷 라디오 해설자가 가상 경기 중계에 나선다. 생존을 위한 방안인 셈이다(다행히 해당 티켓은 11만장이나 팔리면서 대박을 쳤다).
쾰른에서 임대로 뛰고 있는 퀸스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 소속 수비수 토니 라이스트너는 유스 시절 친정팀이었던 7부 리그 구단 보레아 드레스덴을 돕기 위해 유스 팀 코칭 스태프 36명의 4월 1달 치 월급을 대신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그 외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수비수 토니 얀츄케 역시 친정팀 보레아 드레스덴 살리기에 나섰다.
이러한 가운데 현재 파리 생제르맹에서 뛰고 있는 율리안 드락슬러도 고향 살리기에 나섰다. 드락슬러는 1993년 9월 20일, 독일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에 위치한 글라드벡에서 태어났다. 이후 그는 지역 유스 팀 BV 렌트포르트(1998-2000)와 SSV 뷔어(2000-2001)를 거쳐 2001년, 만 8세의 나이에 샬케 유스팀에 입단했다.
글라드벡은 총인구 7만 6천명 정도에 해당하는 소도시다. 이로 인해 지역 아마추어 구단들만 있을 뿐이다. 하지만 바로 이런 구단들이 존재하고 있었기에 드락슬러가 아주 어린 시절 해당 클럽들을 거쳐 유년기에 샬케라는 명문 구단에 입성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드락슬러는 글라드벡에 위치한 지역에 위치한 총 7개 클럽들의 금전적인 지원을 전담하기로 결정했다. 기간은 이번 시즌 종료 시점까지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당 사실을 발표함과 동시에 글라드벡 시장 울리히 롤란트와의 화상 통화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정확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롤란트 시장에 따르면 상당히 큰 액수의 기부금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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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란트는 "요즘처럼 불확실성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드락슬러의 행동은 글라드벡 축구 구단들에게 희망과도 같은 중요한 싸인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그가 어린 시절 뛰었던 팀이 위기에 빠져있다는 걸 생각해주고 우리 도시 아마추어 팀들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사실에 그저 기쁠 따름이다"라며 드락슬러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안 그래도 드락슬러는 바이에른 두 선수 요슈아 킴미히와 레온 고레츠카가 기부 프로젝트로 운영 중에 있는 'Wekickcorona'에도 참여하고 있고, 'UNICEF'와 같은 많은 기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란 어떤 것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드락슬러이다. 그가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글 내용을 마지막으로 남기도록 하겠다.
"평소라면 내 고향 글라드벡에서도 아마추어 축구 경기 시작을 알리는 킥 오프 휘슬이 울렸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추가적인 발표가 있기 전까지 더 이상 축구 경기는 열리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자체적으로 어떤 수입도 만들어낼 수 없는 축구 구단들에게 있어 진정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것이 내가 울리히 롤란트 시장과의 화상통화로 글라드벡 시에 기부를 통한 후원을 하겠다고 말한 이유이다. 이번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재정적인 커버를 해줄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아마추어 팀들은 코로나와 싸움을 이어나갈 수 있다.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상은 물론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이에 난 'Wekickcorona'와 'Unicef' 같은 통로를 통해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는 고향을 향한 내 마음과도 밀접한 측면이 있다. 글라드벡 아마추어 축구는 여전히 나에게 고향을 의미하고 있다. 어렸을 때 만약 내가 있었던 BV 렌트포트 구단이 파산했다면 정말 안 좋은 일이었을 것이다. 현재 유소년 축구들이 코로나19로 심각한 재정적인 문제에 시달릴 것이다. 난 글레드벡이 내가 앞으로도 도시를 대표하는 클럽으로 마치 내가 어릴 때처럼 미래의 재능들을 찾길 희망한다. 한 가지 확실한 건 '글라드벡 없이는 파리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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