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율리안 나겔스만이 이끄는 RB 라이프치히가 시즌 초반 연승을 이어가면서 독일 무대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고 있다. 라이프치히는 주말에 있을 독일 최강 바이에른 뮌헨과의 맞대결에서도 웃을 수 있을까?
아직 시즌 극초반에 불과하지만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 3라운드 기준 1위를 달리고 있는 팀은? 분데스리가 7연패에 빛나는 바이에른도, 바이에른의 최대 대항마로 불리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도 아닌 바로 라이프치히다. 라이프치히가 분데스리가 팀들 중 유일하게 3전 전승을 기록하면서 바이에른(2승 1무 골득실 +8)과 볼프스부르크(2승 1무 골득실 +4), 바이엘 레버쿠젠(2승 1무 골득실 +3), 도르트문트(2승 1패 골득실 +4)를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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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팀 우니온 베를린과의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면서 기분 좋은 시즌 출발을 알린 라이프치히는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어서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 원정에서도 3-1로 승리하면서 파죽지세를 이어나갔다.
라이프치히는 2009년 재창단된 신생 구단이다. 이후 라이프치히는 5부 리그를 시작으로 빠른 속도로 승격을 거듭하면서 2015/16 시즌 2부 리가 2위로 분데스리가 승격에 성공했다. 2016/17 시즌 승격 첫 시즌에 분데스리가 2위를 차지하는 괴력을 과시한 라이프치히는 2017/18 시즌 분데스리가 6위를 거쳐 2018/19 시즌 3위를 기록하면서 꾸준히 호성적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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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창단 이후 줄곧 승승장구했음에도 라이프치히의 시즌 출발은 이상할 정도로 매번 그리 좋지 못한 편에 속했다. 이번 시즌 이전까지 라이프치히의 구단 통산 리그 개막전 성적은 3승 5무 2패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었던 3시즌(2011/12, 2013/14, 2015/16)조차 곧바로 이어진 2라운드에선 승리에 실패했다(2011/12 시즌엔 2라운드에 패배를 당했고, 2013/14 시즌과 2015/16 시즌엔 무승부에 그쳤다).
하지만 이번엔 나겔스만 감독 체제에서 구단 역사상 최초로 개막 기준 연승을 넘어 3전 전승을 기록했다. 분데스리가 개막전이 열리기 일주일 전에 있었던 DFB 포칼 1라운드(오스나브뤽전 3-2 승)까지 포함하면 공식 대회 4연승을 달리고 있는 라이프치히다.
기분 좋은 연승을 달리고 있는 라이프치히에 큰 벽이 등장했다. 바로 독일 최강 바이에른이다. 라이프치히는 바이에른과의 분데스리가 맞대결에서 1승 1무 4패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다. 공식 대회까지 모두 포함하면 그 차이는 1승 1무 6패까지 늘어난다.
그럼에도 라이프치히가 믿는 구석이 있다. 바로 나겔스만이라는 존재이다. 나겔스만은 지난 시즌까지 호펜하임을 이끌고선 바이에른 상대로 2승 1무 3패로 선전했다. 최근 3시즌만 놓고 보면 가장 바이에른을 괴롭힌 특정 감독을 뽑으라고 한다면 나겔스만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러한 가운데 나겔스만 감독은 바이에른과의 경기를 앞두고 A매치 기간에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36인 1군 선수단 중 17명의 선수들이 A매치에 출전하기 위해 각국 대표팀으로 합류한 가운데 남은 19명의 선수들에게 A매치 휴식기 동안 휴식을 명한 것. 이에 케빈 캄플과 디에고 뎀메 같은 베테랑 미드필더들은 스페인 휴양지 마요르카로 떠났고, 노르디 무키엘레와 크리스토퍼 은쿤쿠 같은 프랑스 선수들은 고향으로 휴가를 갔다.
통상적으로 아무리 A매치 기간이더라도 대부분의 구단들은 짧게나마 훈련 세션을 가지기 마련이다. 심지어 대다수의 1군 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하는 바이에른마저도 A매치 기간에 남아있는 3명(제롬 보아텡, 미샤엘 퀴장스, 얀-피테 아르프)의 선수들을 데리고 벽패스 및 코칭 스태프와의 발골프 등으로 구성된 4회의 훈련 세션을 가졌다. 대표팀 선수들이 많지 않은 상위권 이하의 팀들은 평가전을 치르면서 전력 가다듬기에 나섰다. 승격팀 파더보른은 A매치 기간에 평가전만 2차례를 치렀고, 시즌 초반 강등권으로 추락한 헤르타 베를린은 8회의 훈련 세션을 가지면서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BildA매치 기간 분데스리가 팀 스케쥴(Anwesende Profis: 참여 선수, Testspiele: 평가전, Trainingseinheiten: 훈련 세션)
반면 나겔스만은 시즌 초반 전승에 대한 보상 차원 및 선수단 사기 촉진은 물론 체력 관리를 위해 전원 휴가를 명했다. 나겔스만 감독 본인도 고향 뮌헨으로 휴가를 떠났다. 단지 선수들에게 매일같이 45분에서 60분 가량 조깅을 명한 게 전부이다.
이에 마르쿠스 크뢰셰 라이프치히 단장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A매치 기간에 이런 방식으로 휴가를 보낸다는 것에 대해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상당히 흥미로우면서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이제 A매치 기간이 지나면 우리는 분데스리가를 비롯해 챔피언스 리그와 포칼을 병행해야 하는 힘든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를 앞두고 선수들이 각자의 계획 하에 체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렇듯 나겔스만은 훈련에 있어서도 예전엔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전에도 그는 젊은 감독답게 드론과 액션캠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다양한 각종 통계 자료들을 활용하는 등 신세대 감독다운 색다른 방식을 도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나겔스만은 2016년 2월,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 정식 감독(만 28세) 부임을 시작으로 2017년 독일 역대 최연소 올해의 감독(만 27세) 선정에 이어 호펜하임 구단 역대 최초 유럽 대항전 진출(2017/18 시즌 챔피언스 리그 플레이오프와 유로파 리그)과 최초 챔피언스 리그 본선 진출(2018/19 시즌)에 이르기까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가도를 이어나갔다. 이것이 A매치 기간 전원 휴가라는 그의 파격적인 방침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