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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케스 애제자' 플릭, 바이에른 정상화 시키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바이에른 뮌헨이 한스-디터 플릭 신임 감독 하에서 6연승을 달리며 분데스리가 1위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그는 위대했던 스승이자 바이에른의 전설적인 감독 유프 하인케스의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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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릭의 바이에른, 파죽지세 이어나가다

바이에른이 주말 오펠 아레나 원정에서 열린 마인츠와의 2019/20 시즌 분데스리가 20라운드에서 3-1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은 6연승을 달리면서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홈경기에서 2-2 무승부에 그친 RB 라이프치히를 승점 1점 차로 제치고(바이에른 승점 42점, 라이프치히 승점 41점) 지난 해 9월 28일에 열린 파더보른과의 6라운드 이후 오랜만에 1위를 탈환했다.

바이에른은 이번 시즌 니코 코바치 전임 감독 체제에서 부침이 심한 모습을 보였다. 분데스리가 10라운드까지 성적은 5승 3무 2패로 5할 승률. 경기당 승점은 1.8점이 전부였다.

특히 코바치 하에서 바이에른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1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치욕적인 1-5 대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바이에른이 분데스리가에서 4골 차 이상으로 패한 건 2008/09 시즌 볼프스부르크전 이후 11시즌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당시 바이에른은 결국 볼프스부르크에게 분데스리가 우승을 내주어야 했다.

이에 바이에른은 코바치를 경질하고 수석 코치인 한지 플릭을 임시 감독으로 임명했다. 플릭은 바이에른 지휘봉을 잡자마자 올림피아코스와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4차전 2-0 승리를 시작으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라이벌전(분데스리가 11라운드)에서 4-0 대승을 거둔 데 이어 포르투나 뒤셀도르프(분데스리가 12라운드)마저 4-0으로 대파하면서 상승무드를 탔다. 심지어 이어진 츠르베나 즈베즈다와의 챔피언스 리그 5차전에선 무려 6-0 대승을 거두는 괴력을 과시했다.

기쁨도 잠시, 바이에른은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분데스리가 13라운드에서 1-2로 패한 데 이어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14라운드에서도 1-2로 연달아 패하며 분데스리가 순위가 7위까지 추락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1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승점 차는 무려 7점 차까지 벌어진 바이에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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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바이에른의 분데스리가 8연패 도전은 실패로 돌아가는 듯싶었다. 하지만 토트넘과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3-1로 승리하면서 분위기 반등에 성공한 바이에른은 베르더 브레멘과의 분데스리가 15라운드에서 6-1 대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기세를 탄 바이에른은 프라이부르크와 볼프스부르크로 이어지는 전반기 마지막 2경기(16, 17라운드)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3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하기에 이르렀다. 전반기 챔피언 라이프치히와의 승점 차는 4점이었다.

솔직히 프라이부르크와 볼프스부르크전 승리는 다소 행운이 따랐다고 할 수 있다. 바이에른은 프라이부르크전에 정규 시간이 끝난 90분까지 1-1로 비기는 듯싶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교체 출전한 유스 출신 공격수 요슈아 지르크제가 추가 시간 2분(90+2분)에 천금같은 결승골을 넣어준 덕에 3-1로 승리할 수 있었다(추가 시간 5분에 세르게 그나브리가 골을 넣었다). 이어진 볼프스부르크전에서도 바이에른은 경기 종료 5분을 남긴 시점만 하더라도 0-0에 그치고 있었으나 83분에 교체 출전한 지르크제가 또다시 86분에 결승골을 넣어준 덕에 2-0으로 승리했다(필리페 쿠티뉴가 89분에 골을 추가했다).

2경기 모두 뜬금포에 가까웠던 지르크제의 골이 아니었다면 무승부에 그쳤을 것이다. 지르크제는 프라이부르크와의 경기가 분데스리가 데뷔전이었다. 게다가 그가 바이에른에서 나름 손꼽히는 유망주라고 하더라도 분데스리가 데뷔전을 치르기 이전까지 바이에른 2군에서 뛰면서 3부 리가 12경기에 출전해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있었다. 즉 프로 무대에서는 전혀 검증되지 않은 선수가 분데스리가 2경기에 8분 출전하면서 중요 순간 연속으로 결승골을 넣으면서 바이에른에 승리를 선사했던 것이다. 깜짝 영웅의 등장이었던 셈이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어린 선수의 활약 덕에 분데스리가 3연승 포함 공식 대회 4연승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바이에른은 1달 간의 휴식기 동안 팀 재정비에 나섰다. 급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던 플릭 감독은 본인의 전술 스타일에 맞게 팀을 만들어 나갔다.

이는 후반기에 들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후반기 개막전에서 헤르타에게 4-0으로 승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린 바이에른은 19라운드 난적 샬케(분데스리가 5위)를 상대로 5-0 대승을 거두었다. 이어서 마인츠까지 3-1로 승리하며 파죽지세를 이어나갔다. 전반기까지 포함하면 분데스리가 6연승이자 공식 대회 7연승에 달한다.

결국 바이에른은 플릭 감독 하에서 분데스리가 10경기 8승 2패로 승률 8할을 올렸다. 경기당 승점 역시 2.4점으로 코바치가 감독 직을 수행하던 첫 10경기보다 0.6점이 상승했다.


# 플릭의 바이에른, 어떤 점이 달라졌나?

그러면 플릭의 바이에른은 전임 감독 코바치의 바이에른과 어떤 면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을까?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유프 하인케스 감독 시절의 압박이 살아났다는 데에 있다.

안 그래도 그는 1985년부터 1990년까지 바이에른에서 미드필더로 뛰면서 하인케스의 지도를 받은 바 있다(하인케스는 1987-1991년과 2011-2013년 바이에른 정식 감독 직을 2차례 수행했고, 2009년과 2017/18 시즌에 소방수로 임시 감독 직을 수행한 적이 있다). 그러하기에 그는 선수 시절 하인케스와의 추억을 얘기하면서 그를 롤모델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칼-하인츠 루메니게 CEO 역시 하인케스가 바이에른 새 감독으로 플릭을 추천했다고 전했다. 하인케스 밑에서 수석코치 직을 수행했던 헤르만 게를란트 현 바이에른 수석코치 역시 "플릭은 하인케스를 연상시킨다"라고 주장했다.

바이에른은 2012/13 시즌, 하인케스 감독 하에서 기존 점유율 축구에 위르겐 클롭(당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의 전매특허와도 같았던 '게겐프레싱(독일어로 Gegenpressing. 직역하면 역압박이라는 의미로 상대팀에게 소유권을 내주었을 시 곧바로 압박을 감행하는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지칭)'을 접목하면서 독일 구단 최초의 트레블 위업(챔피언스 리그와 분데스리가, DFB 포칼 삼관왕)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펩 과르디올라와 카를로 안첼로티를 거쳐 코바치가 바이에른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바이에른의 압박 강도는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플릭은 하인케스 시절의 압박 강도를 다시 부활시켰다.

이는 활동량과 전력질주 횟수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코바치 감독 하에서 바이에른의 활동량은 113.4km였고 전력질주 횟수는 227.3회로 분데스리가에선 하위권에 해당했다. 하지만 플릭 감독이 부임하면서 바이에른의 활동량은 117.3km로 4km 가까이 상승했고, 전력질주 횟수는 260.8회로 35회 가까이 늘어났다. 이와 함께 바이에른의 이번 시즌 전체 활동량(2306.7km)은 16위에서 12위까지 올라왔고, 전력질주 횟수는 4881회로 당당히 1위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코바치 때만 하더라도 9위였다). 이제 더 이상 바이에른은 뛰지 않는 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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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태클도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코바치 감독 하에서 바이에른의 경기당 태클 횟수는 12.5회에 불과했으나 플릭 하에서 17.1회로 5회 가까이 더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연스럽게 바이에른의 수비도 전체적으로 안정세를 찾기 시작했다. 실제 바이에른은 코바치 감독 하에서 16실점으로 최다 실점 7위(최소 실점이 아닌 최다 실점이다!)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지만 플릭 감독 하에서 10경기 7실점으로 대폭 줄이는 데 성공했다. 경기당 실점이 1.6골에서 0.7골로 절반 이상 줄어든 것. 당연히 해당 기간만 놓고 보면 최소 실점 1위다.

그렇다고 해서 점유율 축구를 등한시 여기는 게 아니다. 펩 과르디올라 시절만큼은 아니지만 적어도 안첼로티와 코바치 감독보다는 더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실제 코바치 감독이 지도한 분데스리가 10경기에서 바이에른 점유율은 62%에 그쳤으나 플릭 하에서 68.6%까지 상승하기에 이르렀다.

심지어 공격에 있어서의 디테일도 향상된 모양새다. 슈팅 숫자는 코바치 시절 경기당 17.4회에서 플릭 감독 하에서 19.9회로 2.5회 더 늘어났고, 무엇보다도 결정적인 득점 찬스로 불리는 6야드 이내에서의 슈팅이 경기당 1.1회에서 2.4회로 2배 이상 상승했다. 당연히 바이에른은 코바치 감독 하에서 25득점(경기당 2.5골)을 올렸으나 플릭 감독 하에서 33득점(경기당 3.3골)으로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참고로 10경기 33득점은 분데스리가 신임 감독 10경기 기준 역대 최다 득점에 해당한다. 종전 기록은 독일 역대 최고 감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전설' 우도 라텍이 1969/70 시즌 당시, 바이에른 지휘봉을 잡고 10경기에서 32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 올드 보이들의 부활

무엇보다도 큰 수확은 바로 올드 보이들의 부활에 있다. 토마스 뮐러와 제롬 보아텡이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이 둘은 코바치 감독 하에서 전력 외로 분류되던 선수들이다. 이로 인해 두 선수 모두 이적설에 이름을 오르내려야 했다. 심지어 보아텡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선 울리 회네스 전임 회장으로부터 뛸 자리가 없으니 떠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조언까지 들었을 정도였다. 뮐러 역시 코바치 감독 입에서 '전력 외 선수(기자회견에서 뮐러에 대해 "위급 상황이 발생하면 뮐러에게 출전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백업 선수라는 걸 못박았다)'로 분류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플릭 감독 하에서 둘이 모두 동시에 부활에 성공했다. 코바치 감독 하에서 분데스리가 10경기 중 5경기에 선발 출전해 4도움에 그쳤던 뮐러는 플릭 감독 하에서 10경기 중 9경기에 선발 출전해 5골 8도움을 올리고 있다. 특히 후반기 들어 3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득점포까지 터져나오기 시작한 뮐러이다. 이에 힘입어 그는 도르트문트 신성 제이든 산초와 함께 분데스리가 도움 공동 1위(12도움)를 달리고 있다. 당연히 독일 언론들은 뮐러를 다시 독일 대표팀으로 불러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이미 뮐러는 독일 대표팀 복귀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보아텡 역시 코바치 감독 하에선 불안한 수비로 인해 구멍소리를 들어야 했다. 특히 프랑크푸르트전에선 경기 시작하고 10분 만에 퇴장을 당해 1-5 대패의 원흉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플릭 감독 하에서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면서 전문 중앙 수비수 줄부상(니클라스 쥘레와 뤼카 에르난데스, 하비 마르티네스가 모두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으로 고생하고 있는 바이에른 수비를 지탱해주고 있다. 그가 버티고 있기에 왼쪽 측면 수비수인 다비드 알라바가 중앙 수비수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티아고 알칸타라도 빼놓을 수 없다. 티아고는 코바치 감독 하에서도 주전으로 뛰긴 했으나 새로 바이에른에 임대를 온 쿠티뉴와의 공존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었다. 둘의 스타일이 유사하다 보니 역할 분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쿠티뉴가 공격 전개에 있어 상당 부분을 가져가면서 티아고가 반대급부로 수비적인 부분에 치중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이는 자연스럽게 티아고의 전반기 부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플릭 감독은 시간이 지날수록 쿠티뉴의 비중을 줄이면서 티아고에게 다시금 무게 중심을 실어주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티아고는 뮐러와 마찬가지로 후반기 3경기 연속 골을 넣으면서 팀의 핵심으로 다시금 급부상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독일 타블로이드 '빌트'지는 플릭이 뮐러를 뮐러답게 만들었고, 티아고를 다시 마술사로 부활시켰다면서 '모든 걸 더 좋게 만드는 사람(ALLES-BESSER-MACHER)'이라고 지칭했다.

쿠티뉴가 주전에서 배제되기 시작하면서 대신 선발로 나서기 시작한 레온 고레츠카도 후반기 3경기에서 1골 4도움을 올리며 전반기 부진을 씻어내는 데 성공했다. 티아고가 패스를 전담하고 고레츠카가 왕성한 활동량으로 종적인 움직임을 통해 확실하게 역할 분담을 한 게 주효했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외 바이에른은 측면 미드필더에서 측면 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해 대박을 친 알폰소 데이비스가 있고, 중앙 수비수에서 한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알라바의 공로도 빼놓을 수 없다. 요슈아 킴미히는 본인이 선호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벤자맹 파바르 역시 수비 전포지션을 커버하면서 살림꾼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는 언제나처럼 골을 넣어주고 있다. 전반기 내내 다소 부진했던 레온 고레츠카와 이반 페리시치도 후반기 준수한 활약을 펼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래저래 잘되는 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바이에른이다. 이 정도면 플릭이 코바치 하에서 흔들리던 바이에른을 다시 정상화 시켰다고 할 수 있겠다. 아직 다소 평가가 이르지만 바이에른 팬들은 그에게서 하인케스의 향수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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