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가 알리안츠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토리노와의 2019/20 시즌 세리에A 30라운드 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유벤투스는 AC 밀란에게 0-3으로 대패한 2위 라치오와의 승점 차를 7점으로 벌리면서 세리에A 9시즌 연속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서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는 '데르비 델라 모레(Derby della Mole)'라는 명칭이 붙은 더비 경기(유벤투스의 연고지 역시 토리노이다)기에 킥오프 휘슬이 울리기 이전부터 많은 관심을 집중시켰다. 경기 중엔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43번의 시도 끝에 프리킥으로 골을 넣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핵심 수비수 레오나르도 보누치는 유벤투스 소속으로 공식 대회 400경기 출전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이 경기에서 가장 많은 눈길을 끈 건 다름 아닌 유벤투스 선수들이 '648UFFON'이라는 문구가 소매에 적힌 특별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것이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도록 하겠다. 유벤투스 선수들이 특별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이유는 세리에A의 살아있는 전설이자 역대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는 잔루이지 부폰의 대기록 수립을 기념하기 위해서이다.
이 경기는 부폰에게 있어 개인 통산 세리에A 648번째 출전 경기였다. 이와 함께 부폰은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전설적인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647경기)를 넘어 세리에A 역대 최다 출전 기록자로 등극했다. 이에 유벤투스 구단은 648경기와 BUFFON을 결합해 유니폼 소매에 '648UFFON'이라는 문구를 새겨넣은 것.
부폰은 파르마 유스 출신으로 1995년, 만 17세라는 골키퍼로선 상당히 어린 나이에 프로 데뷔 무대를 가졌다. 심지어 그의 데뷔전 상대는 바로 '밀란제너레이션'으로 명성을 떨쳤던 AC 밀란이었다. 그는 당시 역대 최강팀 중 하나로 손꼽혔던 밀란을 상대로 1995년 아프리카 선수 최초로 발롱도르를 수상했던 조지 웨아의 슈팅을 안면으로 막아내는 등 무실점 경기를 이끌어내면서 인상적인 데뷔 무대를 가졌다.
이후 그는 1996/97 시즌 파르마 주전 골키퍼 등극을 시작으로 1997년엔 만 19세의 나이로 이탈리아 대표팀에 승선해 A매치 데뷔 무대를 가지며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밟아나갔다. 이미 10대 때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성장한 부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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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친정팀은 파르마지만 가장 오래 선수 경력을 이어온 팀은 다름 아닌 유벤투스이다. 2001년 여름, 당시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 5,420만 유로(한화 약 706억, 참고로 부폰의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 기록은 17년 뒤인 2018년 여름에 이르러서야 리버풀이 알리송 베케르를 6250만 유로에 영입하면서 깨지게 됐다)를 수립하면서 유벤투스에 입단한 그는 2017/18 시즌까지 무려 17시즌 동안 팀의 수호신으로 군림하며 영광의 시기를 이끌어냈다. 심지어 유벤투스가 승부조작 스캔들(칼치오폴리)로 인해 세리에B로 강등됐을 때조차도 의리를 지킨 부폰이다. 이것이 유벤투스 팬들이 그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유이다.
부폰은 2017년 10월, 만 39세의 나이에 FIFA 올해의 골키퍼에 선정될 정도로 고령에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으나 자신의 후계자로 유벤투스가 영입한 보이치에흐 슈쳉스니 골키퍼가 연신 좋은 활약을 펼치자 후배에게 자리를 내주기 위해 2018년 여름, 파리 생제르맹으로 뒤늦은 나이에 이적을 감행했다. 하지만 1년 뒤, 선수 경력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다시 친정팀 유벤투스로 1년 계약을 맺으면서 돌아온 부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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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슈쳉스니가 확고하게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차고 있기에 부폰에겐 제한적인 출전 시간만이 주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출전한 경기들에서 안정적인 골키핑을 선보이면서 세리에A 8경기 포함 공식 대회 14경기에서 단 10실점 만을 허용하면서 10승 4무 무패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코파 이탈리아에선 5경기 전경기에 출전해 단 2실점 만을 내주면서 준우승에 크게 기여했다(결승전은 승부차기 끝에 패했기에 공식 기록지엔 무승부로 표기된다). 이러한 활약상을 인정받아 토리노전을 앞두고 6월 29일, 유벤투스와 1년 재계약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침내 말디니의 기록마저 깨면서 세리에A 역대 최다 출전 선수로 당당히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이렇듯 부폰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골키핑을 선보이면서 들쭉날쭉한 출전 시간 속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도리어 부폰은 2021년으로 연기된 도쿄 올림픽에도 참가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칠 정도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어느덧 만 41세에 접어들었으나 그의 시계는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
# 세리에A 역대 최다 출전 TOP 5
1위 잔루이지 부폰: 648경기
2위 파올로 말디니: 647경기
3위 프란체스코 토티: 619경기
4위 하비에르 사네티: 615경기
5위 잔루카 팔루카: 596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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