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2018/19 시즌, 유럽 축구 역사상 최초로 유럽 5대 리그에서 모두 동시에 리그 우승 연패팀이 등장하는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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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느덧 유럽 축구 시즌도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5월 13일(한국 시간),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를 시작으로 5월 19일, 독일 분데스리가와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이하 라 리가)가 모두 최종전을 치렀고, 이제 오는 주말에 이탈리아 세리에A와 프랑스 리그 앙이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바르셀로나(라 리가)와 유벤투스(세리에A), 파리 생제르맹(리그 앙)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지은 가운데 EPL 최종전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리버풀의 추격을 승점 1점 차로 뿌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주말 바이에른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승점 2점 차로 제치고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1부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 마지막 우승팀으로 등극했다.
이번 우승으로 유벤투스가 세리에A 8연패를, 바이에른이 분데스리가 7연패를 달리면서 해당 리그를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과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에 이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2017/18 시즌에 이어 리그 연패를 달성했다. 이와 함께 유럽 5대 리그에서 모두 연패팀이 동시에 발생했다.
사실 유럽 5대 리그팀들이 동시에 연패를 달성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2004/05 시즌 바르사와 첼시(EPL), 유벤투스, 바이에른, 그리고 올랭피크 리옹(리그 앙)이 동시에 연패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유벤투스의 연패 기록이 '칼치오폴리(심판 배정 및 도청에 관한 스캔들)'로 취소 처분을 받으면서 이번이 유럽 5대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2시즌 연속 우승팀이 동일한 시즌으로 등극하기에 이르렀다.
유럽 5대 리그 팀들이 동시에 연패를 달성하는 데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 아닌 걸림돌은 바로 EPL이었다. 최근 10년 사이에 바이에른과 유벤투스가 자국 리그 8회 우승을, 바르사가 7회 우승을, 그리고 PSG가 6회 우승을 차지하는 동안 EPL만이 유일하게 2008/09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3연패(2006/07, 2007/08, 2008/09)를 마지막으로 연패를 기록하는 팀이 없었다. 즉 타리그들이 특정팀 독주의 시대를 이어오는 동안 EPL만이 춘추 전국시대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2015/16 시즌엔 레스터 시티가 깜짝 우승을 차지하면서 '신데렐라 스토리(갑작스런 성공담을 지칭하는 표현)'의 주인공으로 떠올랐을 정도다.
그러면 유럽 5대 리그에서 동시에 연패팀이 등장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프로 축구가 최근 급격하게 상업화가 일어나면서 각 리그별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변 연출 가능성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연패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각 리그별 최다 연패 기록들이 2000년대에 집중되어 있다는 건 주지할 부분이다.
먼저 이탈리아는 종전 최다 연패 기록이 1930년대 초반 유벤투스(1930/31, 1931/32, 1932/33, 1933/34, 1934/35)와 1940년대 토리노(1942/43, 2차 세계 대전으로 리그 중단, 1945/46, 1946/47, 1947/48, 1948/49), 그리고 2000년대 중반 인테르(2005/06, 2006/07, 2007/08, 2008/09, 2009/10)의 5연패였다. 하지만 현재의 유벤투스는 최다 연패 기록을 무려 8시즌으로 연장해가고 있다. 참고로 8연패는 유럽 5대 리그 최초이다.
분데스리가 역시 현재 바이에른이 7연패를 달리기 이전까지 최다 연패 기록은 1970년대 초반 바이에른(1971/72, 1972/73, 1973/74)과 중반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1974/75, 1975/76, 1976/77), 1980년대 중반 바이에른(1984/85, 1985/86, 1986/87), 그리고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바이에른(1998/99, 1999/00, 2000/01)의 3연패가 전부였다. 지금이 유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특정팀이 독주하는 시기이다.
프랑스 리그 앙은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은 2000년대 초중반 리옹이 7연패(2001/02, 2002/03, 2003/04, 2004/05, 2005/06, 2006/07, 2007/08)이다. 이전까지는 1960년대 생테티엔(1966/67, 1967/68, 1968/69, 1969/70)과 19080년대 후반 90년대 초반 올랭피크 마르세유(1988/89, 1989/90, 1990/91, 1991/92)의 4연패가 전부였다. 이후 PSG가 2012/13 시즌부터 2015/16 시즌까지 4연패를 달성했다. 만약 PSG가 2016/17 시즌 모나코에게 우승을 내주지 않았다면 7연패를 달성했을 것이다.
그나마 EPL과 라 리가가 연패 기록이 세리에A와 분데스리가, 리그 앙보다는 많지 않은 편에 속한다. 라 리가 최다 연패는 1960년대(1960/61, 1961/62, 1962/63, 1963/64, 1964/65)와 1980년대(1985/86, 1986/87, 1987/88, 1988/89, 1989/90) 레알 마드리드의 5연패이다. EPL 최다 연패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1998/99, 1999/00, 2000/01)과 2000년대 중반(2006/07, 2007/08, 2008/09) 맨유의 3연패가 전부이다. EPL 이전 시대였던 잉글랜드 1부 리그까지 범위를 확장하더라도 1920년대 허더스필드 타운(1923/24, 1924/25, 1925/26)과 1930년대 아스널(1932/33, 1933/34, 1934/35), 그리고 1980년대 리버풀(1981/82, 1982/83, 1983/84)의 3연패가 추가될 뿐이다.
EPL과 라 리가가 그나마 세리에A와 분데스리가, 리그 앙보다 연패 기록이 덜한 이유는 EPL의 경우 리그 전체에 걸쳐 많은 자금이 돌고 있다보니 강팀들 간의 전력 차도 타 리그에 비해 덜 난다는 데에 있다. 라 리가는 바르사와 레알 마드리드가 리그를 양분하다 보니 비교적 연패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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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EPL조차도 맨시티와 첼시가 부자 구단주를 등에 업고 급부상하기 이전엔 맨유가 1992/93 시즌부터 2002/03 시즌까지 11시즌 동안 무려 8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바르사 역시도 최근 5시즌 사이에 4번의 우승을 독식했다. 최근 11시즌까지 확장하더라도 8번의 우승을 달성한 바르사이다.
이렇듯 유럽 축구계는 현재 유래를 알 수 없을 정도의 특정팀 독주 시기를 보내고 있다. 지금같은 유럽 리그 전반에 걸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이어진다면 유럽 5대 리그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연패팀이 등장하는 걸 넘어 3시즌, 4시즌 혹은 5시즌 연속 5대 리그 우승팀이 동일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리그 전체의 흥미도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위험성이 있다.
# 유럽 5대 리그 최다 연패 기록 팀들
1. 라 리가: 레알 마드리드 5연패(1960/61-1964/65 & 1985/86-1989/90)
2. EPL: 맨유 3연패(1998/99-2000/01, 2006/07-2008/09)
3. 세리에A: 유벤투스 8연패(2011/12-2018/19)
4.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7연패(2012/13-2018/19)
5. 리그 앙: 올랭피크 리옹 7연패(2001/02-20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