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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진출’ 이재익, “자철이 형이 대단한 놈이라고 했다” [GOAL 단독인터뷰]

[골닷컴] 정재은 기자=

이재익(21, 로열 앤트워프)이 유럽 진출의 꿈을 이뤘다. 1년 전 강원FC에서 카타르 알 라이안으로 이적하며 “유럽 진출을 하기 위해 중동행을 결심했다”라고 말한 이재익은 그의 말을 지켰다. 2020-21시즌, 벨기에 명문 로열 앤트워프로 한 시즌 임대 이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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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은 코로나19 상황 속 어렵사리 홀로 벨기에에 도착했다. 한국에 있는 가족의 배웅도 받을 수 없었다. 대신 카타르에서 함께 지낸 유럽파 출신 구자철(31, 알가라파)의 응원과 조언을 등에 업었다. <골닷컴>은 파릇파릇한 유럽 새내기 이재익의 유럽 진출 포부를 들었다. 스마트폰 화면 너머 들려오는 “와플이 진짜 맛있다”라는 그의 목소리에서 벨기에에 막 도착한 느낌이 물씬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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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유럽 진출을 축하한다. 지금 기분이 어떤가? 
“드디어 오게 되어 정말 기쁘다. 쉽게 오지 않는 기회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GOAL: 1년 전 카타르에 진출하며 ‘유럽으로 가기 위한 첫 단계’라고 이야기했는데 그걸 지켰다
“사실 그때 그 이야기를 하면서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내 꿈이지만 쉽지 않다는 걸 아니까. 그런데 운 좋게 기회가 와서 행복하다. 코로나19 때문에 쉽지 않을 거로 생각했는데, 신이 내게 유럽 기회를 하라고 주신 선물 같다.(웃음)”

 GOAL: 벨기에에 도착 후 구단이 어떻게 환영해줬나?
“공항에 도착하니까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환영할 틈도 없이 곧장 코로나19 테스트를 받으러 갔다. 테스트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자마자 메디컬을 3일 연속 받았다. 정신없이 흘러갔다.”

GOAL: 벨기에 리그를 먼저 경험한 이승우(22, 신트트라위던)와 연락했나?
“승우 형이 먼저 축하한다고 연락해줬다. 빨리 와서 적응 잘 해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생활적인 면에서 모르는 것 있으면 물어보라고 해서 든든하다. 내가 더 빨리 합류했으면 형과 경기도 치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코로나19 때문에 쉽지 않았다.”

[볼드] GOAL: 말대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벨기에로 출국하기조차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볼드]
“원래는 8월 17일 출국 예정이었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비자 없이 벨기에로 출국이 불가능하더라. 카타르에서도 코로나19 테스트를 한 번 더 받아야 했다. 구단에서 비자를 대신 발급해주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이미 이적이 확정 됐지만 비자를 기다리면서 쉴 수 없다고 판단해 카타르 리그 시즌이 끝날 때까지 꾸준히 운동했다. 감독님도 내가 팀에서 계속 운동하면 나와 팀 모두에 도움이 될 거라고 말씀하셨다.”

“비자가 마침내 나왔지만 바로 출국할 수가 없었다. 코로나19로 쉽지 않았다. 9월 8일에 처음 공항에 갔는데, 공항 측에서 컨펌을 해주지 않아 결국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한 번 더 갔는데 또 출국할 수 없었다. 혼자 벨기에 대사관을 왔다 갔다 하며 필요한 증명서를 모두 갖췄고, 드디어 9월 11일에 출국했다. 정말 고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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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앤트워프에서 처음 관심을 받은 때가 언제인가?
“작년 U-20 월드컵에서다. 독일과 벨기에에서 관심을 받았다. 특히 앤트워프에서 나에 관해 많이 물어봤다. 내 바이아웃 금액이 비싸서 제안을 망설였던 것 같다. 이후 카타르 알 라이안에서 제안을 받았고, 그 팀에서 나를 굉장히 원했다. 나 역시 그때 해외 진출을 하는 게 맞다는 판단이 들어 카타르행을 결심했다. 약 1년이 흐른 후에 앤트워프에서 알 라이안에 정식으로 임대 제안서를 보냈다. 나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간다고 말했다. 쉽게 오지 않는 기회였고, 나 역시 유럽 진출에 관한 열망이 컸다.”

GOAL: 첫 해외 생활을 카타르에서 보낸 후 유럽에 진출했다. 장점이 있을까?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다행이다. 카타르에서 1년 동안 해외 생활, 혼자 지내는 생활에 적응을 하고 왔으니 말이다. 카타르에서 영어도 많이 배웠다. 유럽에서 여러 면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 축구에 관해서도 많이 배웠다. 경기장에서 착하면 안 된다는 걸 배웠다. 우리 카타르 리그에 유럽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이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다. 유럽에서 어떻게 뛰어야 하는지 느꼈다. 절대 소심해선 안 되고, 착하게 뛰어선 안 된다. 그런 걸 배우고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GOAL: 유럽 선수들이 훈련장이나 경기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길래?
“평소엔 웃으며 떠드는 동료들인데, 훈련만 시작되면 다른 사람이 된다. 누가 나이가 많든 적든 그런 것도 상관하지 않고, 감독에게도 자기주장을 강하게 펼친다. 착하고 순하게 운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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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이 벨기에에 도착해 가장 처음 찍은 도시 사진)

 GOAL: 분데스리가에서 9년 동안 뛴 선배 구자철이 카타르 리그에 있다. 유럽에서 제안을 받았다는 얘기 했을 때 뭐라고 했나?
“자철이 형은 내가 앤트워프 오퍼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대단한 놈’이라고 했다. 당장 가라고 했다. 카타르 리그에서 유럽에 진출하는 게 쉽지 않은 루트인 걸 아니까. 자철이 형뿐만 아니라 (남)태희, (정)우영이 형도 다 가라고 했다. 심지어 팀 선수들도 전부 다 ‘너는 잘될 거다’라고 해줬다. 내가 정말 운이 좋은 것 같다.”

 GOAL: 유럽 경험이 있는 구자철에게 이런저런 조언도 구했을 것 같다
“자철이 형이랑 6월부터 2개월 같이 살았다. 자철이 형이 매일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 내 멘털 코치였다. 그 형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가짐을 바꾸려고 많이 노력했다. 자철이 형도 축구 절대 착하게 해선 안 된다고 해줬다. 유럽에서 정신력 잘 다듬는 방법도 알려줬다. 자철이 형 이야기를 들어보니, 얼마나 큰 압박감을 받으며 뛰었는지 상상이 안 될 정도였다. 진짜 힘들게 뛰었더라. 대단하다. 유럽은 힘들고 두렵지만 꿈을 향해 갈 수밖에 없는 곳 같다.”

GOAL: 정신력을 다듬는 방법이라면? 
“유럽에서 동양인 선수로서 이겨내야 하는 것들. 알게 모르게 인종차별을 많이 받는다고 해줬다. 그런 걸 당했을 때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들이 나를 무시하는 태도를 취했을 때 더 강하게 나서고 이겨내야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알려줬다. 경기에서 지거나 못했을 때 멘털 잡는 방법, 압박감을 이겨내는 방법 등도 말해줬다. 그런 것들이 필요하니까. 나는 정말 행운아인 게, 카타르에서 이렇게 국가대표 형들을 자주 만나고, 그 형들이 내게 경험을 많이 공유해줬다. 그게 큰 도움이 됐다.”

GOAL: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동료 홍정호(31, 전북현대)와 함께 뛰었다. 당시 아우크스부르크 주전 센터백이었다. 홍정호를 바로 옆에서 본 동료로서, 그 선수가 어떻게 버텼는지에 관해 얘기해준 게 있나? 
“자세한 이야기는 못 들었지만, 홍정호 형도 엄청 힘들게 뛰었다고 들었다. 힘들어도 버티라고 해줬다. 버티고 이겨내라고. 미친 듯이 힘든데, 힘들다고 해버리지 말고 이겨내라고 했다. 그럼 1년 후에 절대 후회가 없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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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벨기에에서 기대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유럽이 왜 유럽인지 느껴보고 싶다. 유럽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며 경쟁심을 더 느끼고 싶다. 사람은 환경에 적응한다고 하지 않나. 내가 부족하다 싶으면 더 노력하게 된다. 그런 환경을 기대한다. 내가 발전할 수밖에 없는 환경. 내가 잘하면 기회를 받고, 조금만 못 해도 바로 밀려나는 그런 전쟁터 같은 환경. 또,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 속에서, 유럽 선수들이 가득한 곳에서 한국인 수비수로서 느끼는 압박감도 기대된다.”

GOAL: 그 속에서 한국인 수비수가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영리함. 피지컬로 밀어붙이는 건 어렵다고 생각한다. 생각 전환의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고, 경기의 흐름도 더 빨리 읽고, 영리하게 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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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AL: 마지막 질문이다. 지난해 유럽으로 나가겠다는 말을 지켰는데, 여기서 또 하나 약속을 한다면? 
“내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 말이 한 시즌이지 벌써 리그 5라운드가 끝났다. 내게 9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최대한 빨리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 모든 걸 쏟겠다. 축구 외에 다른 생각은 안 할거 다. 무엇보다 한국인 수비수도 유럽에서 통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시즌 마지막에는 유럽에서 통할 가능성을 가진 수비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기죽지 않고 당당히 맞서겠다. 그렇지 않으면 ‘쪽박’이라는 심정으로.(웃음)” 

사진=로열 앤트워프, 이재익 제공, Getty Images,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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