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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명장 선임의 벽 높았다”… 김판곤 위원장이 밝힌 과정

[골닷컴] 서호정 기자 = 결론은 팬들이 선호하는 유럽의 명장을 품기엔 한국 축구는 여전히 매력이 부족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이번 과정을 통해 다시 현실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 선임 소식이 알려지며 일각에서는 그의 최근 커리어를 통해 실패한 감독이라는 낙인을 찍기도 했다. 그에 대해 김판곤 위원장은 “실패를 인정한다. 하지만 내용은 괜찮았다. 스크래치가 있기에 한국에 올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협상을 진행한 많은 감독들이 한국 축구를 향해 보인 반응과 진정성 부재를 소개했다. 그는 “처음 포트폴리오에 있었던 감독들은 누가 와도 팬들이 만족할 만한 인물이었다. 협회가 이번에는 높은 금액을 책정했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준 감독과 유럽 중심에서 활동하는 감독과 접촉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는 “현실은 달랐다. 몇몇 대리인들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을 요구했고, 어떤 감독들은 다른 곳에서 오퍼가 오니 거절한 경우도 있었다. 우리가 우선이 아니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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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협상에 가장 적극적이었다. 미팅 장소에 자신과 함께 일하는 4명의 전문 코치를 대동해 인터뷰에 응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수비는 좋지만, 공격에 창의성이 없다는 다소 무례한 내 질문에도 명확하게 답했다”라고 말한 뒤 “벤투 감독도 매력적이지만 그의 팀이 뛰어났다. 전문적 지식을 모두 겸비했다. 그들이 한국에 함께 온다”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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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곤 위원장은 "국민들이 좋아할 감독과 접촉을 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한국행의 명문을 바라며 거액을 요구한 감독도 있었고, 한국 축구는 손흥민과 기성용 밖에 모른다는 이도 있었다. 진정성이 없는 감독이라면 의미가 없었다. 벤투 감독은 실패가 있지만 한국에서 다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라며 자세의 차이도 설명했다.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지만, 키케 플로레스 감독으로 추정되는 후보와의 접촉 내용은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두번째 유럽출장에선 축구팬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유럽 감독과 만났다. 그 분은 우리의 간곡한 요청에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다. 이야기를 했지만 자신은 아직 젊고, 축구 중심에 있고 싶고, 가족과 떨어져 한국에 있어야 하는 어려움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이야기했었다. 한국축구를 아는지 물어보자 웃으면서 '솔직히 잘 모른다. 손흥민 정도만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했고 이후 기성용을 거론하기도 했다. 우리가 준비한 대표팀 영상도 보여줬고 우리가 아시아 톱이고 당신이 오면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했지만 거부감을 보였다. 대리인은 우리가 줄 수 있는 맥시멈 금액 제시를 요구했다. 우리는 그 동안 나오지 않았던 금액까지 이야기했지만, 그 정도 금액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만나보고 설득하고 싶었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다른 후보는 자기가 축구 중심인 유럽에 있는데 자기가 아시아로 가야 한다면 정말 큰 동기부여가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은 큰 금액을 요구하는 것이다. 대리인을 통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을 요구했다. 1~2달만 쉬면 각 리그에서 경질되는 감독이 있고 자신들의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지난 월드컵에서 매력있는 플레이를 보였던 감독들을 리스트에 놓고 접촉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아프지만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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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벤투 감독은 한국과 함께 월드컵에서 본인, 그리고 코치진과 다시 성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동행한 코치들은 한국의 경기를 미리 분석하고, 스타일과 정보도 준비해 왔다. 대표팀 훈련장이 있는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사무실을 마련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4년 뒤 성인 대표팀에 올 수 있는 17세, 19세 이하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을 챙겨보는 등 할 일이 많다는 뜻이었다.

벤투 감독은 세르지오 코스타 수석코치와 펠리페 코엘류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르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4명과 함께 팀을 꾸려 20일 한국으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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