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자맹 파바르Goal Korea

‘유럽의 왕’ 바이에른이 트레블 달성한 이유 다섯 가지는?

[골닷컴] 정재은 기자=

바이에른 뮌헨이 끝내주는 한 시즌을 보냈다. 그들은 유럽의 정상에 섰다. 2019-20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통산 두 번째 트레블이다. 

바이에른은 어떻게 올 시즌 트레블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 <골닷컴>이 이유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주요 뉴스  | "​[영상] 카타르 조직위원장 "월드컵 준비 문제 없다""

1. 코바치에서 플리크로 바뀌었다

바이에른의 시즌 초반을 떠올려보시라. 감히 트레블을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 보인다. 니코 코바치 전 감독(현 AS모나코) 체제에서 바이에른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였다. 코바치의 바이에른은 첫 10경기에서 5승 3무 2패를 기록했다. 심지어 10라운드 프랑크푸르트전에서는 1-5 대패를 당하며 ‘디펜딩 챔피언’ 체면을 구겼다. 

이유가 있다. 코바치 전 감독 부임 직후부터 분위기 장악에 실패했다. 바이에른에서 독일어는 필수다. 비독일인 선수도 독일어 구사가 웬만큼 가능하다. 훈련장에서도 모두 독일어로 이뤄진다. 과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이에른 부임 전부터 독일어 ‘속성 과외’를 받은 이유이기도 하다. 코바치 감독은 훈련장에서 모국어인 크로아티아어를 자주 구사했다. 이게 선수들의 반감을 샀다. 팀의 고참 아르옌 로번(36, 흐로닝언)과 프랑크 리베리(37, 피오렌티나)는 코바치 감독의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 그러니 후배 선수들은 오죽했을까. 

‘로베리’가  2018-19시즌을 끝으로 떠난 후에도 코바치 감독은 바이에른의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중심이 되어야 할 베테랑이 코바치 감독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토마스 뮐러(30)와 제롬 보아텡(31)이다. 보아텡은 루카스 에르난데스(25)가 합류하고 감독에게 존중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으며 이적하고 싶다는 티를 팍팍 냈다. 시즌 시작 후에도 벤치로 밀려나 찬밥 신세가 됐다. 

한스-디터 플리크Goal Korea

뮐러도 마찬가지다. 뮐러는 공식전 5경기 연속 벤치에서 출발했다. 코바치 감독에게서 ‘노트 암 만(Not am Mann)’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부상자가 생겼을 때 혹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뮐러를 투입하겠다는 뜻이었다. 시즌 초반 뮐러의 이적설이 불거졌던 이유다. 

코바치가 지휘봉을 내려놓고 한스-디터 플리크 감독(당시 대행)이 잡은 후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는 뮐러와 보아텡을 적극적으로 주전으로 기용했다. 플리크 감독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독일 국가대표의 수석 코치로 자리했기 때문에 바이에른에 있는 베테랑 독일 선수들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플리크 감독 부임 직후 바이에른은 4경기에서 연속 승리하며 제 궤도를 찾기 시작했다. 그 이후는 여러분이 아는 대로다. 부임 후 치른 공식전 35경기에서 32승 1무 2패를 기록했다. 경기력과 득점력, 단단한 수비력까지 갖추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참, 플리크 감독은 지난 1월에 정식 감독이 됐다. 계약 기간은 2023년까지다. 

뱅자맹 파바르Goal Korea

2. 뮐러와 보아텡이 부활했다 

두 베테랑의 역할이 크다. 코바치 체제에서 의기소침해졌던 뮐러와 보아텡은 플리크 감독과 다시 성공 가도를 달렸다. 뮐러의 부활이 고무적이다. 바이에른주에서 태어나, 바이에른 유소년을 거쳐, 바이에른에서 뛰고 있는 뮐러는 지역 팬들에게 그야말로 ‘내새끼’같은 존재다. 팀 내 영향력이 가장 큰 선수다. 그라운드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그가 선발로 뛰기 시작하며 바이에른의 경기력도 덩달아 올랐다. 2선에서 뮐러는 다시 자유롭게 뛰며 진가를 발휘했다. 바이에른의 경기력도 덩달아 올랐다. 심지어, 리그에서 어시스트를 21개나 기록했다. 개인 커리어 최고 기록이다. UCL에서도 10경기 4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보아텡은 더 극적이다. 시즌 시작 전과 초반까지 그는 이적을 원했다. 플리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달라졌다. 플리크 감독이 그를 다시 주전 센터백으로 기용하며 보아텡은 전성기 시절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난 지난 몇 년 간 지도자들의 믿음과 지지없이 싸워왔다.(중략) 플리크 감독은 나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나는 지금 축구가 너무 즐겁다”라고 말하며 바이에른 잔류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의 계약 기간은 2021년까지다. 바이에른 고위 이사진은 그의 이적을 바라지만, 플리크 감독은 보아텡과의 재계약을 어필 중이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거취가 결정될 예정이다. 

바이에른 뮌헨Goal Korea

3. 레반도프스키가 ‘미친’ 득점력 뽐냈다

두말하면 입 아프다. 레반도프스키의 득점력은 역대급이었다.  그는 개막 11경기 연속 득점을 터뜨리며 신기록을 썼다. 올 시즌으로 범위를 넓히면 또 다른 기록이 보인다. 리그 31경기에서 34골을 터뜨렸다. 개인 커리어 최고 기록이자, 분데스리가 역대 득점 공동 2위(디터 뮐러)로 우뚝 섰다. DFB 포칼에선 5경기 6골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도왔다. 

UCL 기록은 더 놀랍다. 레반도프스키는 휴식 차원에서 제외됐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토트넘전을 제외하고 10경기를 소화했다. 결승전을 제외한 전 경기서 골을 넣었다. 10경기 15골이다. 심지어 16강 1, 2차전과 8강, 4강에선 도움까지 기록했다. 16강 2차전 첼시전에서 바이에른은 4-1 승리를 거뒀는데 여기서 레반도프스키가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전 득점에 관여했다. ‘골만’ 넣을 것 같았던 레반도프스키는 “골과 도움 모두 좋다”라며 웃었다. 빅이어와 함께 UCL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UCL 역대 득점 3위에 올랐다. 8강과 4강이 단판으로 열리지 않았다면 더 높은 순위도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레반도프스키의 2019-20시즌은 끝내줬다. 분데스리가 득점왕, DFB 포칼 득점왕, UCL 득점왕이 됐다. 간판 공격수의 승승장구는 팀에 트레블을 선사했다. 

UCL 득점순위Goal Korea

 4. 포지션에 구멍이 없다 

바이에른의 올 시즌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튼튼한 포지션이다. 스쿼드 두께가 두꺼운 편은 아니다. 시즌 전부터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스쿼드 두께가 얇다고 불평을 터뜨리기도 했다. ‘스타였던’ 필리페 쿠티뉴(27) 임대 영입으로 그 불평은 쏙 들어갔지만, 여전히 선수들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하산 살리하미지치 바이에른 이사는 “우리에겐 멀티 포지션 선수가 많다”라며 우려를 잠재웠다. 

그의 말이 맞았다. 바이에른의 멀티 포지션 선수들이 제 능력을 제대로 활용했다. 뱅자맹 파바르(25)는 우측 풀백과 센터백이 가능한 자원이다. 그가 우측 풀백으로 향하며 요슈아 킴미히(25)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올라갔다. 그가 선호하는 포지션이자, 제 기량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자리다. UCL 토너먼트 초반 파바르가 부상을 입어 킴미히가 다시 풀백으로 가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다음은 센터백이다. 니클라스 쥘레(24)와 에르난데스가 전반기에 부상으로 나갔다. 좌측 풀백이었던 다비드 알라바(27)가 센터백 자리로 옮겼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플리크 감독이 “알라바는 바이에른 수비진의 리더”라고 말할 정도로 그는 센터백에서 안정감 있는 수비를 보였다. 그가 빠져 빈 풀백 자리에는 알폰소 데이비스(19)가 향했다. 원래 윙어였던 자원을 플리크 감독은 풀백으로 변신시켰다. 빠른 스피드와 순발력을 선보이고 일대일 싸움에 능한 모습을 보이며 차세대 최고의 풀백 선수로 떠올랐다. 

중원에는 티아고 알칸타라(28)와 레온 고레츠카(25)가 있다. 티아고의 영리한 플레이와 고레츠카의 뛰어난 커버 능력이 더해져 바이에른 미드필드는 단단해졌다. 무엇보다 고레츠카는 코로나19 휴식 기간 피지컬을 눈에 띄게 키워 힘까지 갖춘 선수가 됐다. 공격진에는 레반도프스키, 뮐러, 킹슬리 코망(23), 이반 페리시치(31), 세르쥬 그나브리(25)가 있다.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Goal Korea

5. 부상자가 적었다 

바이에른은 시즌 막판 늘 부상자 속출로 끙끙 앓았다. UCL 무대에서 번번이 8강, 4강에서 멈춘 이유 중 하나다. 2012-13시즌 우승한 이후 부상 기록을 살펴보자. 2013-14시즌에는 핵심 티아고가 8강부터 출전하지 못했다. 바이에른의 도전은 4강에서 끝났다. 2014-15시즌에는 더 심각했다. 16강에서 당시 핵심이었던 하비 마르티네스(31)가 다치더니, 8강에선 로번과 리베리, 알라바까지 부상자 명단에 합류했다. 역시 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18-19시즌까지 해당 포지션 핵심 멤버가 최소 1명씩 부상을 입어 늘 2% 부족한 경기를 치렀다. 

2019-20시즌은 달랐다. 16강 2차전을 앞두고 파바르가 훈련 도중 다치긴 했지만 그의 포지션을 대신할 킴미히가 있었다. 파바르는 4강부터 팀에 합류했다. 보아텡 역시 4강 전반전에 근육 부상으로 나갔지만, 쥘레가 교체로 투입되어 뛰었다. 이외에는 눈에 띄는 부상 자원이 없었다. 부상자도 적고, 대체할 수준급 자원도 있었다. 토너먼트 도중 부상자가 속출하면 팀 사기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번에는 그럴 일이 없었다. 


주요 뉴스  | "​[영상] 언변의 마술사 무리뉴의 첫 기자회견"

가장 크게 흔들린 시즌이었지만, 결국 가장 단단한 팀으로 거듭났다. 세대 교체의 중심에 선 바이에른은 기복없이 UCL 결승전까지 향했다. 캡틴 마누엘 노이어(34)가 눈부신 선방으로 바이에른 골문을 지키며 결국 빅이어를 손에 쥐었다. UCL 전 경기에서 전승을 거둔 최초의 팀이 됐다. 트레블을 들어올릴 준비가 되어있는 팀이었다. 바이에른은 유럽 최정상에 서며 길었던 2019-20시즌을 끝냈다. 

사진=Getty Images, 바이에른 뮌헨 SNS, 뱅자맹 파바르 SNS, 토마스 뮐러 SNS, UEFA

광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