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조별 리그 결산... VAR이 지배하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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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닷컴] 김현민 기자 = 잉글랜드와 벨기에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32강 조별 리그 48경기가 모두 막을 내렸다. 세계인의 축구 네트워크 '골닷컴'은 러시아 월드컵 조별 리그를 결산해 보았다.

# VAR 월드컵

러시아 월드컵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VAR(Video Assistant Referees의 약자로 비디오 판독을 의미함)'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VAR이 도입된 것. 

VAR은 즉각적으로 위력을 발휘했다. 무려 24회의 페널티 킥 판정이 이루어지면서 조별 리그에서 일찌감치 역대 월드컵 한 대회 최다 페널티 킥(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18회)을 훌쩍 넘어선 것. 과거 심판들이 놓치던 자잘한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실수들은 가차없이 VAR에 걸렸다.

다만 VAR 역시 최종 결정권은 심판에게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수혜 논란도 발생했다. 특히 유럽 팀들이 수혜를 많이 받은 편에 속해 강팀에게 합법적인 특혜를 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 여론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게다가 경기 흐름이 자주 끊기면서 추가 시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사태들도 일어나고 있다. 자연스럽게 90분 이후 추가 시간에만 무려 20골이 쏟아져 나왔다. 이는 지난 3번의 월드컵 조별 리그(2006, 2010, 2014) 90분 이후 추가 시간 도합 골(19골)보다 많은 수치에 해당한다.

이는 이미 2017/18 시즌부터 VAR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문제가 됐던 부분이다. VAR을 하더라도 여전히 수혜팀과 피해팀이 속출했고, 도리어 논란을 가중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심지어 프라이부르크와 마인츠의 경기에선 전반전 종료 직전 판정이 뒤늦게 VAR로 판정이 번복되면서 선수들 상당수가 이미 라커룸으로 돌아간 상태에서 페널티 킥이 진행되는 촌극이 연출됐다. 이로 인해 독일 내 설문조사에선 7대3의 비율로 분데스리가 VAR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높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한국과 독일전에서 무효로 판정됐던 골(김영권의 선제골)이 VAR 판독을 통해 정상적인 골로 인정 받는 등 명백한 오심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VAR의 필요성 자체는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막 도입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있을 수 밖에 없다. 룰 개정 등을 통한 개선이 필요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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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의 몰락

이번 월드컵은 유럽 대륙 러시아에서 열리는 만큼 유럽 팀들이 강세를 보였다. 실제 대회에 참가한 유럽 14개국 중 독일과 폴란드, 아이슬란드, 그리고 세르비아 4개국을 제외하면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특히 B조와 C조, 그리고 G조는 유럽팀이 사이좋게 16강에 올랐다(B조 스페인-포르투갈, C조 프랑스-덴마크, G조 벨기에-잉글랜드). 남미는 대회 초반 아르헨티나가 탈락 위기에 몰리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결국 월드컵에 참가한 5개국 중 페루를 제외한 4개국이 모두 16강에 오르는 괴력을 과시했다.

유럽과 남미가 강세를 보이면서 자연스럽게 타 대륙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북중미에선 3개국 중 유일하게 멕시코만이 16강에 진출했다. 아시아 역시 5개국 중 일본만이 16강에 올랐다. 그래도 아시아는 내용적인 면으로 놓고 보면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 그리고 한국이 모두 조 3위를 차지하면서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한국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고, 이란 역시 유럽 챔피언(유로 2016 우승국) 포르투갈과 1-1 무승부를 거두는 기염을 토해냈다.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실망스러웠던 건 아프리카 대륙이었다. 월드컵에 참가한 5개국이 모두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1982년 스페인 월드컵 이후 36년 만에 단 한 팀도 16강에 오르지 못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특히 이집트는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최종전에서도 1-2로 패하며 3전 전패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이에 코트디부아르의 전설 디디에 드로그바는 'BBC'를 통해 "아프리카 축구가 퇴보했다. 언젠가 아프리카는 다시 성공하겠지만 우리가 월드컵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할 계기다. 우리도 유럽, 남미 팀들과 같은 일관성을 보여줄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 이변 이변 이변

기본적으로 유럽과 남미가 득세를 하긴 했으나 그럼에도 이번 월드컵에서도 이변은 연출됐다. 사실 이번 월드컵은 지역 예선부터 심상치 않았다. 유럽 지역 예선에선 전통의 명가 이탈리아와 네덜란드가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고, 남미 지역에서도 칠레가 단 승점 1점 차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심지어 북중미 지역에선 미국이 탈락하면서 파나마가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대이변이 발생했고, 온두라스마저 플레이오프 끝에 탈락했다.

가장 이변이 많이 발생한 대륙은 다름 아닌 아프리카였다. 전통의 강호 카메룬과 가나, 그리고 코트디부아르가 동시 다발적으로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 게다가 지난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한 알제리마저 탈락했다. 

이렇듯 예선에서부터 일찌감치 전통의 강호들이 탈락하면서 파나마와 아이슬란드가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고, 페루(36년), 이집트(28년)와 모로코(20년)가 오랜만에 월드컵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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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조별 리그에서도 대형 이변이 발생했다. 바로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에 빛나는 독일이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0-1로 패한 데 이어 한국과의 최종전에서 0-2로 완패하며 최하위로 탈락하는 수모를 겪은 것. 이는 독일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토너먼트 진출 실패이자 아시아 팀에게 월드컵에서 당한 첫 패였다. 월드컵 역사를 통틀어 보더라도 이 정도로 충격파가 큰 이변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외 작은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면 H조 시드팀이었던 폴란드가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1승 2패 조 최하위로 탈락하면서 일본이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는 정도가 있을 것이다. 그 외엔 16강에 진출할 팀들이 올라서긴 했으나 아르헨티나가 고전 끝에 1승 1무 1패로 간신히 16강에 진출하는 등 각각의 경기만 놓고 보면 강팀들이 약팀들 상대로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한 월드컵 조별 리그였다고 총평할 수 있다.


# 수비 축구의 득세

이번 대회는 기본적으로 수비 축구가 강세를 보였다고 할 수 있겠다. 그나마 조별 리그 3차전에서 많은 골이 쏟아지면서 어느 정도 체면치레를 할 수 있었으나 조별 리그에서 정확하게 중반에 해당하는 24경기까지만 하더라도 월드컵 역대 24경기 기준 경기당 최하 골(2.2골)을 기록 중에 있었다. 이는 심지어 압박 축구가 유행하면서 가장 지루했던 월드컵이라는 평가를 들었던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보다도 떨어지는 수치였다.

그나마 VAR로 인해 페널티 킥이 속출하면서 다행인지 불행인지 꾸준하게 1골 이상씩은 나왔다. 자책골 역시 무려 8골로 역대 월드컵 최다 자책골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종전 기록은 1998년 프랑스 월드컵 6골). 실제 0-0 무승부는 프랑스와 덴마크의 C조 조별 리그 최종전 경기가 유일했다. 이 경기는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프랑스와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16강에 올라가는 덴마크 사이의 맞대결이었기에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하면서 나온 0-0 무승부였다.

기본적으로 이란을 중심으로 하위권 팀들이 생존을 위해 수비 축구를 고집한 가운데 포르투갈과 프랑스 같은 강팀들도 무리하지 않으면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데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독일은 공격 시도 횟수는 많았으나(슈팅 숫자 567회로 참가국 중 최다) 결정력 부족으로 스웨덴전 2골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그래도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많은 골이 쏟아져 나오면서 서서히 강팀들이 득점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즉 토너먼트에선 더 화끈한 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페어플레이 WHO?

페어 플레이에 다소 어긋나는 경기들이 펼쳐지면서 16강 진출팀을 가리는 방식에 대한 문제점들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먼저 1위와 2위를 사이좋게 차지한 프랑스와 덴마크는 패스 돌리기를 반복하면서 지루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에 팬들이 야유를 하다 경기가 채 끝나기도 전에 경기장을 떠나버렸다. 이어서 일찌감치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벨기에와 잉글랜드 역시 G조 최종전에서 더 좋은 토너먼트 그룹에 포함하기 위해 백업 선수들을 총출동시키면서 2위 갱졍에 나서는 촌극을 연출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H조 최종전에서 펼쳐졌다.  일본과 폴란드의 경기에선 전세계 축구팬들에게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드는 장면을 연출한 것. 일본이 폴란드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하면서 탈락 위기에 몰렸으나 동시간에 열린 타구장 경기에서 콜롬비아가 세네갈에게 골을 넣으면서 일본이 페어플레이 점수에서 세네갈에 앞서 16강 진출이 가능한 상황으로 바뀌자 마지막 15분 가량을 의미없는 시간끌기로 일관한 것.

결국 일본은 폴란드에 0-1로 패하고도 페어플레이 점수 덕에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으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전세계에서 일본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더 선' 같은 타블로이드들은 일본이 월드컵을 오염시켰다라며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뽑기도 했다. 일본이 가장 공정하지 못한(Unfair) 방식으로 페어플레이 포인트로 16강에 올라갔다는 여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페어플레이 룰을 개정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경기마다 배정되는 심판도 제각각이고, 심판 판정 기준도 다 다른 마당에 단순 카드 숫자로 페어플레이를 판단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소리다. 그 중에서도 영국 공영방송 'BBC' 해설자들은 "옐로 카드가 적다는 이유로 16강 진출팀이 갈리면 안 된다. 이 경기가 바로 그 대표적인 이유를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월드컵에서 멋진 경기가 많았으나 이 경기는 정말 황당했다. 특히 경기 종료 직전 모습이 그랬다"라며 페어플레이 룰에 회의감을 드러냈다.

페어플레이 점수로 탈락의 고배를 마신 세네갈 감독 알리우 시세 역시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세네갈 선수들은 헌신적으로 뛴다. 그들에게 옐로 카드를 받지 말라고 지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축구는 신체 접촉을 요구하는 종목이다. 규정을 존중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이런 규정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적용됐다는 점이 실망스럽다. 차라리 다른 방식으로 탈락했다면 나았을 것이다. 우리가 더 헌신적으로 뛰어서 옐로 카드를 더 많이 받았을 뿐이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본-폴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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