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은 손흥민, “아시아에 만만한 팀은 이제 없다”

[골닷컴, UAE 아부다비] 서호정 기자 = 캡틴 손은 더 이상 좌절과 실패 앞에서 울지 않았다. 대신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문제점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언급했다. 아시안컵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체력적 문제가 있었던 것을 인정한 그는 자신의 책임이라며,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25일 UAE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8강전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준비를 완벽하게 하지 못했다. 체력적으로 지쳐 있었다"라며 "이런 경기력을 보여 동료들과 코치진, 팬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대회 도중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기대만큼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이런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지만, 대회 중 몸 상태가 좋았던 적이 별로 없었다"라고 고백했다. "그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말한 그는 "내가 관리를 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며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

지난 1년 간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은 물론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대표팀 일정도 쉬지 않고 소화했다. 이번 대회 직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풀타임을 소화한 뒤 날아와 이틀 만에 중국전에 풀타임 출전했다. 바레인과의 16강전, 카타르와의 8강전에도 풀타임을 뛰었다.

손흥민은 “중국전 후 좋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계속 몸이 안 좋았다. 체력 문제로 나쁜 경기력을 보여드리게 돼 내 스스로 화가 났다”라고 말했다.

아시아에서 한국 축구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사고 전환도 강조했다. 그는 “이번 대회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한국 축구의 미래가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아에도 만만하게 볼 상대가 없다는 것을 자각하고, 모두가 발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였다.

대표팀에 합류한 지 12일 만에 허무하게 아시안컵 일정을 마친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으로 곧바로 합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