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동해안더비 승리Kleague

울산 울린 포항의 경기력, 라이벌전이 곧 동기부여 [GOAL LIVE]

[골닷컴, 울산종합운동장] 서호정 기자 = “특별한 소감은 없습니다. 이것도 한 경기고, 동해안더비 역사의 하나죠.”

2019시즌 K리그1 우승을 사실상 결정지은 포항 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차분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동해안더비에 또 하나의 중요한 역사로 남을 승리를 썼지만, 눈 앞에서 우승을 놓친 패자 울산 현대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특히 절친한 형인 김도훈 감독을 부쩍 신경 쓴 그는 골이 들어가도 세리머니를 자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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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기동 감독과 선수들이 준비해 그라운드 위에서 펼쳐진 경기력에는 그런 배려가 없었다. 살벌하다고 할 정도로 포항은 빠르고, 깔끔한 경기력으로 울산을 몰아쳤다.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획득의 산술적 가능성은 남았지만 8골 차 대승일 경우에 가능했던 포항은 사실상 이 경기에서 가져갈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대단한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동해안더비라는 이름에 달린 라이벌전 그 자체가 동기부여였기 때문이다. 

포항은 12월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38라운드에서 울산에 4-1 대승을 거뒀다. 포항이 울산을 꺾고, 같은 시간 전북이 홈에서 강원을 꺾으며 37라운드까지 2위였던 전북은 다득점에 의해 극적으로 챔피언에 올랐다. 

전반 26분 상대 수비를 강하게 압박해 얻은 찬스에서 완델손이 선제골을 넣으며 경기 주도권은 포항이 가져갔다. 울산은 주니오가 환상적인 로빙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었지만, 후반 포항은 더 상대를 몰아쳤다. 일류첸코가 다시 리드를 잡는 골을 후반 10분에 넣자, 울산은 다급해졌다. 포항은 그걸 역이용해 후반 42분 허용준, 그리고 추가시간 팔로세비치의 골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포항의 경기력은 시즌 중 부임한 뒤 김기동 감독이 일관되게 강조한 축구의 향연이었다. 선수들의 플레이에는 여유가 넘쳤고, 라인을 올린 상대를 능수능란하게 공략했다. 완델손, 일류첸코, 팔로세비치 외국인 공격수 3인방와 젊은 피 송민규의 공격력이 매끈했다. 

경기 후 김기동 감독도 “선수들이 즐기면서 공을 찼다. 웃음을 보이면서도 좋은 판단을 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행복한 경기였다”라며 대만족을 표시했다. 

자진 사임한 최순호 감독을 대신해 수석코치에서 정식 감독으로 승격한 뒤 4연승 행진을 달렸지만 5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13경기에서 2승 3무 8패의 깊은 부진에 빠졌을 때도 김기동 감독은 “결정력의 문제지, 내용이 나쁜 건 아니다. 이 방향을 믿고 나가겠다”고 했고 시즌 막바지에 그의 전술은 서서히 완성돼 갔다. 결국 울산에게 가장 중요한 승부였던 38라운드에 포항은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며 우승이 간절했던 라이벌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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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골이 터질 때마다 선수들은 환호했지만 김기동 감독은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경기 후 “울산이 우승을 못했나요? 전북 경기를 아직 못 봐서…”라고 말한 뒤 전북이 역전 우승을 했다는 얘기에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골이 들어가도 세리머니를 안했다. 존경하고 좋아하는 도훈이 형이 울산 감독이기 때문에 난감했다”라고 말했다. 

부임 후 동해안더비에서 3연승을 기록한 김기동 감독은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날 보여준 경기력을 다음 시즌에도 이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에도 이런 축구를 많이 펼치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감독으로서 본격적인 풀 시즌을 맞는 2020시즌에 김기동 감독의 포항 축구는 더 강해져서 돌아올 거라는 예고편을 이날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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