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스페인, 키프로스, 몬테네그로, 영국, 프랑스, 세르비아, 네덜란드, 코스타리카, 미국, 일본, 베트남, 호주, 우즈벡, 루마니아, 콜롬비아, 에스토니아,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우크라이나, 오스트리아, 중국. 24개국에서 온 73명. K리그 외국인 선수들의 국적과 숫자입니다. 그들이 얘기하는 K리그와 한국 생활은 어떨까요? 골닷컴이 <이웃집 K리거>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시즌2의 세번째 손님은 울산의 패스마스터, 믹스 디스커루드 선수입니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선암호수공원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믹스와 함께 이동한 곳은 울산 남구 달동에 위치한 식당 조선의 한우다. 박주호의 소개로 믹스도 단골이 됐는데, 지금은 울산 선수들의 익숙한 회식 장소가 됐다. 쌈장 사랑을 외쳤던 믹스는 잘 익은 소고기를 연신 찍어 먹었다. 그의 능숙한 젓가락질에도 눈길이 갔다.
울산 선수들의 SNS에는 삼삼오오 미니 회식이나 카페 회동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김도훈 감독 부임 후, 그리고 이근호와 박주호를 중심으로 한 베테랑들이 팀으로 오면서 울산의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해졌다. 믹스도 즐길 줄 아는 팀 분위기가 탄탄해진 스쿼드 이상으로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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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선수가 생겨도 공백을 메워 줄 충분한 선수층을 갖췄죠. 매주 2경기씩 치르는 일정이지만 잘 이겨내고 있어요.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모두 좋은 위치를 이어가도록 집중해야 하고요. 현재 팀 밸런스가 좋아요. 무엇보다 모두 열심히 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눈빛만 봐도 서로를 믿을 정도죠.”
믹스가 집중력을 강조하는 이유는 K리그가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굉장히 치열한 리그기 때문이다. 잠깐만 방심하면 선두를 달리던 팀이 하위권에게 잡히는 일이 비일비재한 K리그의 특성은 믹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언제든 서로를 이길 수 있어요. 1등이 최하위에게 지는 일이 나오죠. 다른 리그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쉬운 경기가 K리그에는 없어요. 모두 열심히 하고 기술적이죠. 노르웨이, 스웨덴 등에서는 전술에 중점은 두는데 그 부분이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김도훈 감독과의 신뢰는 믹스가 K리그와 울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중요한 요소다. 최근 김도훈 감독은 “믹스가 점점 잘한다. 예뻐 죽겠다”라며 특별한 애정과 믿음을 숨김 없이 표현했다.
“감독님은 울산의 가능성을 최대치로 끌어내길 원하죠. 우리가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선두를 놓고 경쟁할 실력이라고 생각해요. 작년의 울산 전술은 공격 위주였어요. 찬스를 많이 만들었지만 역습에도 쉽게 노출됐죠. 그래서 올해는 체계적으로 수비하려고 해요. 골만 허용하지 않으면 찬스는 언제든 만들 수 있으니까요. 그 전략이 잘 통하는 것 같아요.”
매 경기마다 화제인 김도훈 감독의 패션 스타일에 대해서는 “K리그에서 가장 스타일이 좋은 감독 같아요. 절대 아부하는 건 아닙니다. 날씨나 경기에 따라 변화를 잘 주죠. 고급스럽고 품격이 있죠”라며 찬사를 보냈다. 최근 팬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섹시도훈’이라는 별명에 대해서는 "몰랐는데 굳이 알고 싶지는 않네요"라며 웃음을 지었다.
현재 믹스에게 가장 많이 쏟아지는 질문은 재계약에 관한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가 원소속팀인 믹스는 1년 임대 계약으로 작년 여름 울산에 왔다. 오는 7월 기존 계약은 종료된다. 울산 팬들은 지난 3월부터 믹스와 재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소리치는 중이다. 울산 구단과 김도훈 감독도 당연히 믹스의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고, 5월부터 본격적으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믹스는 “계약 내용은 당사자들끼리 얘기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라며 신중함을 표하면서도 울산과 함께 하는 데 대한 긍정적임은 숨기지 않았다. 최근 경기에서는 울산 팬들이 재계약을 부탁하는 걸개를 걸기도 했다. 여러모로 그는 사랑 받는 선수다.
“저도 행복하고 팀도 행복해요. 계약 연장에 대한 얘기는 당연히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 지켜봐야 하겠지만 성적도 좋고, 팬들이 제 여권을 가져가겠다고 할 만큼 저를 좋아해 주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여권을 가져가겠다고 해서 잘 관리해야 할 것 같네요. 여권이 둘(미국, 노르웨이)이니까요.”
Kleague믹스는 축구를 잘 하는 비결로 쉴 때만큼은 축구 생각을 멀리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친구들과 볼링이나 산책을 즐긴다. 축구 이외의 것을 하는 게 멘탈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올 시즌 새로운 팀 동료가 된 네덜란드 출신의 불투이스와 주로 시간을 보낸다. 먼저 한국에 온 믹스가 여러 장소에 데려가며 한국 문화를 알려줬다. 최근에는 휴식기를 이용해 필리핀에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팬들이 보내온 질문에도 친절히 답했다. 울산 현대에서 가장 재미난 선수로는 김태환을 꼽았다. “경기 중 굉장히 공격적이고, 적극적인데 평상 시에는 정말 웃겨요”라는 게 믹스의 설명이었다. 한국 적응에 가장 도움을 준 선수는 중원 파트너인 박용우다. 박용우는 믹스와 친한 덕분에 영어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믹스는 “저도 한국어를 잘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한국어로 "저기요. 물 마시고~ 믹스입니다"로 실력을 뽐냈다.
한국에서 긴 시간 논쟁의 대상인 스램제(2000년대 잉글랜드의 주요 미드필더인 스콜스, 램파드, 제라드 중 누가 최고인가?)에 대해서는 함께 뛰어 본 친분과 자신이 어려서부터 응원했던 팀에 대한 취향이 적용됐다.
“일단 램파드가 1등이에요. (뉴욕 시티 시절) 같이 뛰었는데 진짜 잘하고요. 2등은 스콜스. 맨유 레전드니까요. 3등은 제라드. 그도 잘하지만 셋 중에서 제가 생각하는 순위는 그래요. 저요? 한 245위 정도...(웃음)”
울산에서 유럽 진출해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 선수는 올림픽 대표인 이동경을 꼽았다.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 시도에 있어 현실적 장벽이 무엇인지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좋은 선수고 왼발을 잘 써요. 항상 열심히 하고 겸손하죠. 이대로 하면 유럽에 갈 것 같아요. 군문제가 걸림돌인 것 같아 아쉽네요. 노르웨이도 남자들이 1년 동안 군복무를 하지만, 운동 선수라면 면제에요. 국제대회 메달이 없어도 그냥 면제죠.”
축구 선수를 안 했다면? 이라는 질문에는 “어렸을 때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사진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지금은 부동산 개발에 관심이 생겨요. 사업가 기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믹스는 현재 축구에 가장 집중하는 중이다. 울산에게 트로피를 안기기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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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K리그에서 서울이 의외로 어려웠어요. 인천이 잘 할 줄 알았는데 주전들의 부상 때문인지 부진하고요. 전북은 역시 가장 경계하는 최대 라이벌입니다. 우승을 놓고 경쟁할 텐데, 다른 팀이 전북을 좀 잡아줘야 하지 않을까요?”
“팀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거예요. 사람들은 제가 패스를 많이 하는 선수라고 하니까 가장 잘 할 수 있는 걸 꾸준히 해 내며 팀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제가 다섯 명을 제치고 골을 넣는 선수는 아니니까요. 그런 건 김인성 같은 선수가 할 수 있는 거죠. 울산에서 행복해요.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모두 잘 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