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질외질

외질 철저 배제 에메리, 명분도 실익도 잃고 있다 [이성모의 어시스트+]

(현지시간 10월 23일, 외질이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과 문구. 다수의 영국 현지 매체 및 팬들이 에메리 감독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아니었냐고 추론하는 중이다. 출처=외질 공식 트위터)


주요 뉴스  | "​[영상] 피구, "음바페는 호날두, 호나우두의 10대 때와 동급""
[골닷컴] 이성모 칼럼니스트 = "You make me laugh"(당신은 나를 웃게 만든다)

'주어'가 없는(아니 있긴 있지만 주어가 누구인지 불분명한) 이 한마디는 현 아스널의 최고 스타 선수이자 현 아스널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커리어를 보유한 미드필더 메수트 외질이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게재한 문구다. 이 포스팅이 게재되자마자 아스널 팬들은 이 메시지가 에메리 감독에 대한 메시지라는 해석을 내놨다. 이번 시즌, 팀의 답답한 경기력 속에서도 최고 스타인 본인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는 감독에 대한 비판의 마음이 담긴 트윗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하루 뒤인 24일, 유로파리그에서 분명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는 비토리아(포르투갈 리그)와의 경기에서 또 한 번 외질이 명단에서 제외되자(교체명단조차 아닌 '명단제외') 이제는 팬들 뿐 아니라 아스널을 오래 취재하고 있는 영국의 담당 기자들 역시 에메리 감독에 대한 강한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주요 반응은 다음과 같다.

"외질을 철저히 배제하는 에메리 감독의 선택이 얼마나 그 자신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거의 우스운 수준이다."(마틴 지글러 더 타임스 수석 기자)

"한 팀의 감독이, 그 팀의 최고 주급 수령자이자 아마도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진 선수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나? 외질을 완전히 배제하면서 에메리 감독은 이것을 하나의 '전쟁'처럼 만들고 있고 그 전쟁에서 지고 있다. 그는 PSG에서도 스타 선수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존 크로스 데일리미러 수석 기자)

"에메리 감독은 외질이 오늘 경기에서(비토리아 전) 잘 하면 그를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뺄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외질을 오늘 경기에서 빼는 것이 에메리 감독에게 더 쉬운 결정이다."(찰스 왓츠 골닷컴 아스널 담당 기자)

에메리 감독의 철저한 외질 '배제', 혹은 '외면'에 대한 위와 같은 비판은 비단 전문가들 뿐 아니라 대다수의 아스널 팬들이 동감하는 바이다. 비토리아 전 현장에는 "외질을 그만 배제하라"고 요구하는 응원배너를 든 한 팬의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위에서 인용한 전문가 및 팬들의 반응과는 별개로, 필자가 2015년부터 2019년 5월까지 아스널의 현장에서 에메리 감독, 외질의 플레이를 직접 본 경험을 토대로 볼 때도 현재 에메리 감독의 외질에 대한 대우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 많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현재 에메리 감독의 외질에 대한 처우는 명분도, 실리도 부족하다.

우선, '명분'의 차원에서 해석할 때, 에메리 감독이 외질을 배제하면서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명분은 '폼 혹은 경기력이 좋지 않다'라는 것이다.

실제로 외질은 에메리 감독 부임 후 벵거 감독 시절 몇몇 경기에서 보여줬던 번뜩이는 천재성(물론 그 시절 역시 아스널 입단 당시의 기대에 못 미친 부분은 있었으나)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과거 만큼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순수하게 에메리 감독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렇기 때문에, 선수의 네임밸류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명분이 성립될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 명분을 고려할 때 외질을 비토리아 전에서조차 제외한 것은 더욱 설득력이 부족하다. 만약 외질을 계속해서 배제하는 이유가 그것이라면, 비토리아 전과 같은 경기야 말로 외질을 출전시켜서 선수의 폼을 끌어올리고 자신감을 되찾게 하고 다른 동료들과의 호흡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런 경기에서 교체명단에 조차 선수를 포함시키지 않는 것은 대외적으로, 또 공개적으로 그 선수를 무시하는 행위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에메리 감독은 '실리'의 차원에서도 외질을 기용하지 않으며 오히려 역효과를 보고 있다.

존 크로스 기자(그는 벵거 감독 시절 아스널의 소식에 가장 정통한 기자 중 하나로 벵거 감독의 평전을 쓴 기자이기도 하다)가 지적한대로, 에메리 감독은 외질을 철저히 배제하면서 그것을 하나의 '전쟁' 혹은 '싸움'으로 보이게 만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팬들과 언론의 지속적인 비판을 받고 있다.

혹은, 그렇게 외질을 제외해서 아스널의 경기력이 지난 시즌에 비해서 좋아졌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게다가 에메리 감독은 자신이 경질설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팀 최고의 스타를 배제하면서 팬들의 마음까지 잃어버리고 있다.

아스널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에메리 감독은, 비토리아에 거둔 3-2 역전승을 즐길 것이 아니라 하루 빨리 팀 최고의 스타인 외질의 활용방법 혹은 그의 거취와 에메리 감독의 대외적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위 모든 상황을 종합할 때, 먼저 아스널을 떠날 사람은 외질이 아닌 에메리 감독이 될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다고 해도 큰 무리가 아닐 것이다.

주요 뉴스  | "​[영상] Goal 50 1위 모드리치 "챔스 4연속 우승 도전할 것""
골닷컴 이성모 칼럼니스트
광고

ENJOYED THIS STORY?

Add GOAL.com as a preferred source on Google to see more of our reporting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