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파리 생제르맹(이하 PSG)과의 경기에서 깜짝 스리백을 가동한 데 이어 승부처에서 폴 포그바를 투입해 다이아몬드 4-4-2로 전환하면서 값진 원정승을 거두었다.
맨유가 파르크 데 프랭스 원정에서 열린 PSG와의 2020/21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이와 함께 기분 좋은 조별 리그 출발을 알린 맨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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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이 경기를 앞두고 핵심 수비수 해리 매과이어와 또 다른 중앙 수비수 에릭 바이가 부상으로 결장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정상적인 수비진을 구축할 수 없게 된 맨유이다. 이에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은 수비적인 스리백을 가동하는 강수를 던졌다. 중앙 수비수 3명을 배치해 PSG의 강점인 공격을 제어하면서 수비 부담을 덜겠다는 포석이었다.
빅토르 린델뢰프가 중앙에 위치한 가운데 원래는 왼쪽 측면 수비수인 루크 쇼와 유스 출신 유망주 수비수 악셀 튀앙제브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다. 알렉스 텔레스와 아론 완-비사카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프레드와 스콧 맥토미니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하면서 수비 라인 보호에 무게 중심을 두었다. 마커스 래쉬포드와 앙토니 마르시알이 투톱으로 나섰고, 그 아래에서 에이스 브루누 페르난데스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되면서 공격 지원에 나섰다.
https://www.buildlineup.com/단순 포메이션만이 아닌 오디온 이갈로와 후안 마타, 다니엘 제임스 같은 공격 쪽 자원들은 물론 폴 포그바와 도니 판 더 베이크 같은 공격력이 좋은 중앙 미드필더들이 모두 벤치에서 대기해야 했을 정도로 상당히 수비적인 선수 구성이었다.
맨유는 철저하게 선수비 후역습으로 PSG를 상대했다. 당연히 맨유는 점유율에선 30대61으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적은 점유율 속에서도 맨유는 효과적인 역습으로 PSG의 배후를 공략해 나갔다. 브루누가 적극적인 슈팅과 패스를 통해 공격의 키를 잡았고, 텔레스가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단행하면서 역습을 주도했다. 마르시알이 키핑에 주력하면서 최전방에서 버텨주는 역할을 담당했고, 래쉬포드가 빠른 스피드로 상대 배후를 공략해 나갔다.
텔레스의 역할이 주효했다는 건 맨유의 공격 방향 비율을 보더라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맨유는 무려 42.7%의 비율로 왼쪽 측면 공격을 감행했다. 오른쪽 측면 공격 비율은 30.4%에 불과했다(중앙은 26.9%). 특히 텔레스가 교체되기 이전이었던 66분경까지 45.5%에 달하는 왼쪽 측면 공격 비율을 기록했던 맨유였다. 이 과정에서 텔레스는 맨유 선수들 중 가장 많은 8회의 크로스와 3회의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를 기록하면서 PSG의 측면을 효과적으로 공략해 나갔다.
그래도 초반 공격을 주도한 건 홈팀 PSG였다. PSG는 4-3-3 포메이션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최전방 공격수 킬리앙 음바페 역시 자주 왼쪽 측면으로 빠지면서 공격을 감행했다.
실제 PSG의 왼쪽 측면 공격 비율은 무려 47.8%로 맨유보다도 더 높았다. 반면 오른쪽 측면 공격 비율은 21.2%에 불과했다. 특히 전반전 왼쪽 측면 공격 비율은 무려 53.5%에 달했다(오른쪽 측면은 23.3%, 중앙은 23.2%). 이래저래 PSG 입장에선 오른쪽 측면 공격수 앙헬 디 마리아의 이 경기 부진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맨유는 완-비사카가 장기인 태클로 PSG의 위협적인 드리블 돌파를 저지해 나갔다. 그 뒤에선 튀앙제브가 빠른 스피드로 뛰어난 커버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최종 저지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는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완-비사카는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6회의 태클을 성공시켰고, 튀앙제브 역시 최다인 7회의 걷어내기를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튀앙제브의 걷어내기는 모두 페널티 박스 안에서 이루어졌다. 즉 하나 같이 결정적인 수비였다고 할 수 있겠다.
이들의 뒤에는 다비드 데 헤아 골키퍼가 버티고 있었다. 그는 11분경, PSG 오른쪽 측면 공격수 앙헬 디 마리아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선방한 데 이어 12분경엔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왼쪽 측면 수비수 레이빈 쿠르자와의 골문 앞 슬라이딩 슈팅마저 다리로 막아내면서 초반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다.
이러한 가운데 맨유는 20분경, 쇼의 패스를 받은 마르시알이 PSG 중앙 수비수 아브두 디알로의 파울을 유도하면서 페널티 킥을 얻어냈다. 이를 브루누가 성공시키면서 맨유가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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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PSG는 다소 수비에 리스크를 두면서까지 공격에 나섰다. 후반 2분경, 음바페의 현란한 드리블에 이은 슈팅은 데 헤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8분경, 쿠르자와의 크로스는 맨유 골대를 강타했다. 결국 PSG는 후반 9분경,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마르시알의 자책골이 터져나오는 행운이 따르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에 솔샤르 감독은 후반 21분경, 승부수를 던졌다. 텔레스를 빼고 포그바를 교체 출전시키면서 다이아몬드 4-4-2로 전환한 것. 투톱과 공격형 미드필더는 그대로인 가운데 포그바와 프레드가 중앙 미드필더로 좌우에 위치했고, 맥토미니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 보호에 나섰다. 완-비사카와 쇼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고, 린델뢰프와 튀앙제브가 센터백 듀오를 형성했다. 수비 면에선 스리백과 비교했을 때 다소 부담이 생기지만 포그바의 한 방을 노리겠다는 것이었다.
https://www.buildlineup.com/이는 주효했다. 포그바는 투입되자마자 횡패스로 브루누의 중거리 슈팅을 이끌어냈다. 후반 40분경엔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가져갔으나 상대 수비 벽에 맞고 나갔다. 66분경까지 맨유의 슈팅은 8회가 전부였으나 이후 24분 동안 무려 6회의 슈팅을 시도했다. 수비 면에선 아쉬운 부분이 없었던 게 아니지만 공격 지원 면에선 제 몫을 톡톡히 해낸 포그바였다.
결국 포그바의 발에서 결승골이 터져나왔다.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프레드의 패스를 받은 포그바가 상대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버티다가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받은 래쉬포드가 빠른 스피드로 PSG 수비형 미드필더 다닐루 페레이라를 제치고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킨 것. 래쉬포드의 개인 능력이 만들어낸 골이지만 포그바의 키핑에 이은 패스가 이를 이끌어낸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러모로 2018/19 시즌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을 연상시켰다. 당시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PSG와의 1차전에서 0-2로 패하면서 패색이 짙어있었다. 하지만 파르크 데 프랭스 원정에서 열린 2차전에서 3-1로 승리하면서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거해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당시에도 맨유는 2차전에 깜짝 스리백 전술을 활용했고, 경기 종료 직전 래쉬포드의 페널티 킥 골로 8강에 오를 수 있었다. 포그바는 1차전 퇴장으로 2차전에 결장했다. 솔샤르는 PSG전 승리 덕에 맨유 정식 감독에 부임할 수 있었다.
이렇듯 맨유는 깜짝 스리백으로 PSG의 공격을 제어했고, 승부처에서 다이아 4-4-2로 전환하면서 값진 원정승을 올렸다. 맨유는 지난 주말,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 리그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도 브루누와 마타를 동시에 가동하면서 더블 플레이메이커라는 변칙 전술로 4-1 대승을 거둔 바 있다. 맨유는 이번 시즌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첫 경기에서 1-3으로 패한 데 이어 토트넘과의 4라운드에서 1-6 기록적인 대패를 당하면서 불안한 시즌 출발을 알렸으나 승부처에서 솔샤르가 전술적인 역량을 발휘하면서 위기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