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타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팀이었다. 구단의 새로운 투자자로 등장한 테너 투자 신탁 대표 라스 빈트호르스트의 거대 자본을 앞세워 슈투트가르트에서 뛰고 있었던 아르헨티나 대표팀 수비형 미드필더 산티아고 아스카시바르를 시작으로 올랭피크 리옹 핵심 미드필더 뤼카 투사르, AC 밀란 소속 폴란드 대표팀 공격수 크시슈토프 피옹텍, RB 라이프치히 신예 공격수 마테우스 쿠냐를 동시에 영입하면서 8천만 유로(한화 약 1,055억)의 이적료를 지출한 것.
이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 전체 리그를 통틀어 최다 이적료 지출에 해당했다. 게다가 분데스리가 역대 겨울 이적료 최다 이적료 지출이기도 했다. 참고로 헤르타 이전 분데스리가 겨울 이적시장 역사상 최다 이적료를 지출했던 건 2015년 1월 볼프스부르크로 당시 그들이 지출한 이적료는 3,500만 유로(한화 약 462억)로 헤르타의 절반도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헤르타는 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연고지인 독일 수도 베를린에 걸맞는 슈퍼 클럽을 만들겠다는 포부에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의 프로젝트명도 '빅 시티 클럽'이었다. 하지만 대대적인 보강에도 헤르타는 뚜렷한 성적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임시 감독 직을 수행하고 있었던 위르겐 클린스만이 미하엘 프리츠 단장과의 마찰 끝에 협의 없이 무단으로 자진 사임을 감행하는 등 어수선한 시기를 보냈다. 결국 클린스만은 감독 사임을 넘어 감사회에서도 쫓겨나는 불명예를 얻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가운데 헤르타는 지난 시즌까지 볼프스부르크 감독 직을 수행했던 브루노 라바디아가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된 4월 9일부로 새로 헤르타 감독에 부임했다. 지난 시즌까지 헤르타를 4년 4개월 동안 성공적으로 지도했던 팔 다르다이 감독도 유소년 팀 감독을 수행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발빠르게 구단 재정비에 나서고 있는 헤르타이다.
이에 더해 헤르타는 신임 감사회 임명에 박차를 가하면서 보드진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기존 헤르타 감사회 5인에 더해 구단 지불의 49.9%를 보유하고 있는 빈트호르스트가 최대 주주 자격으로 총 4인의 감사회 인사를 추가할 수 있다.
원래 빈트호르스트의 첫 감사회 이사는 클린스만이었으나 그는 감독 사임 파동 속에서 감사회에서도 쫓겨나는 불명예를 얻었다. 이에 빈트호르스트는 클린스만 후임으로 레만을 선택했다. 또 다른 감사회 이사로 리버풀 감독 위르겐 클롭과 RB 라이프치히 감독 율리안 나겔스만의 자문직을 수행한 바 있는 마크 코지케가 임명됐다. 이제 2명만 더 이사를 임명하면 정상적인 감사회 구성이 마무리되는 헤르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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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트호르스트는 "레만과 코지케가 헤르타와 함께 일을 하게 될 예정이어서 정말 기쁘다. 둘 다 풍부한 경험과 높은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테너 그룹과 헤르타의 높은 목표 달성에 도움을 줄 것이고, 이 구단의 성공적인 미래를 함께 이끌어갈 것이다"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레만 역시 "난 헤르타의 빅 시티 프로젝트를 현재 축구판에서 가장 흥미로운 프로젝트 중 하나로 보고 있다"라며 기대감을 표했고, 코지케는 "내가 가진 축구 사업에 관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헤르타와 빈트호르스트가 세운 주요 목표 달성에 기여하고 싶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역시나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레만이다. 레만은 1988년부터 2011년까지 20년 넘게 선수 경력을 이어오면서 독일을 대표하는 정상급 골키퍼로 명성을 떨쳤다. 당대 세계 최고의 골키퍼 중 한 명으로 추앙받았던 올리버 칸과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A매치 61경기에 출전했다. 샬케와 AC 밀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을 거쳐 아스널에서 은퇴한 그는 아스널 코치를 거쳐 아우크스부르크 코치 직을 수행하다 현재는 소속팀 없이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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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레만 부임은 이래저래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그의 명성 자체는 충분하지만 문제는 '미치광이 옌스(Mad Jens)'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말실수와 돌발 행동을 자주 저지르면서 온갖 사건 사고에 휘말렸던 인물이기 때문.
그는 최근에도 연달아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말실수를 범한 전례가 있다. 먼저 3월 중순경, 그는 SNS를 통해 "이런 일 때문에 격리되어 집에 머물러야 하는 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다. 바이러스보다 엄청난 경제적 손실로 인해 교통받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지 않나? 누가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나?"라는 글을 게재했다가 많은 질타를 받고선 입장을 철회하고 손 세정제 사용을 적극 권장하는 영상을 찍어서 올린 바 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지난 4월 20일에도 독일 스포츠 채널 '슈포르트1'의 유명 축구 토크쇼 '도펠파스(Doppelpass)'에 출연해 "수용 인원 7만명이 넘는 알리안츠 아레나와 같은 구장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도 2만명의 관중을 유치할 수 있다. 왜 아무도 이 질문에 대해선 답을 하지 않는 지 모르겠다"라며 적당한 숫자의 관중을 유치하면서도 시즌 재개가 가능하다는 황당한 주장을 해 독일 현지에서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안 그래도 헤르타는 최근 코로나19 관련으로 대형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대대적인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바로 헤르타 에이스 살로몬 칼루가 페이스북 라이브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동료들과 악수하고 근접거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등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한 기본 안전 수칙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 것. 심지어 코로나 19 검체 체취를 담당하고 있었던 다비드 데멜조차 칼루의 영상 속에서 마스크만 쓴 채 방호복을 입지 않고 있었다. 이는 독일프로축구연맹(DFL)이 발표한 안전 프로토콜에 명백히 위배되는 사안이다.
이에 한스-요아힘 바츠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CEO는 "칼루의 비디오는 충분히 분노를 일으킬 만하다. 우리는 지켜야 할 규칙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 비디오 속에서는 규칙이 무시되는 모습이었다"라고 꼬집었고, 바이에른 뮌헨 주장 마누엘 노이어 역시 "안전 규칙을 준수하는 건 각자의 팀과 주변 환경도 주요하게 작용한다"라며 헤르타 선수들의 안일했던 태도를 지적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헤르타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쇄신하는 모습을 보여줘도 모자랄 마당에 도리어 논란이 되는 인물을 감사회 이사로 선임했다. 당연히 헤르타의 행보에 고운 시선이 갈 리 만무하다.
하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논란거리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감수하면서도 레만을 선택한 헤르타이다. 코지케가 구단의 전략적인 방향성을 설정하면서 구단 운영과 관련한 전체적인 밑그림을 그린다면 레만은 스포츠적인 전문성에 기여할 예정이다. 이미 레만은 아스널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코치 직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 둘이 헤르타의 빅 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에 있어 중추를 담당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