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Kim Byung-sooKleague

영입보다 육성… 강원, 김병수 감독과 조기 재계약 배경은?

[골닷컴] 서호정 기자 = 강원 구단은 22일 오전 김병수 감독과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구단의 구단의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김병수 감독을 다년간 팀을 이끌 적임자로 결정했다는 게 설명이었다.

시즌 초반 전북, 경남과 함께 선두권으로 치고 나가며 염원하던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하는가 싶었던 강원은 여름부터 하락세를 탔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리그와 FA컵에서 4연패를 하자 송경섭 전 감독과 결별하고, 전력강화부장이던 김병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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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감독이 취임하고도 강원의 상황은 급반전되지 않았다. 16경기에서 4승 4무 6패를 기록했다. 목표였던 2년 연속 상위 스플릿 진입에 실패했다. 35라운드 전남전에서 승리하며 잔류는 확정했지만 강원이 지난해부터 세운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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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부의 평가는 표면적 성적과는 달랐다. 강원 구단은 “선수단을 잘 추슬렀고 이 과정에서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 간 조화를 잘 이뤄낸 점을 높게 평가한다”며 재계약 배경을 밝혔다. 수비 안정화가 눈에 띈다. 강원은 김병수 감독 부임 전까지 22경기를 치러 경기당 실점률이 1.8골이었고 무실점 경기는 단 3경기 뿐이었다. 김병수 감독 부임 후 13경기에선 경기당 실점률을 1.2로 낮췄으며 무실점 경기도 5경기나 거두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패스를 통해 필드 위 11명 선수가 모두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전술을 운용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도 있다. 패스 위주의 다이내믹한 스타일이 구단 철학과 맞닿아 있다고 봤다. 향후 동계훈련 기간 중 시간을 충분히 갖고 준비한다면 내년 시즌부터 김감독의 다이내믹한 스타일의 축구가 경기장에서 구현될 것으로 전망하는 모습이다.

숨겨진 이유도 있다. 강원은 최근 각종 비위로 비판받던 조태룡 대표이사가 물러났다. 시도민구단으로서 팀 운영에서의 주요 덕목인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 2016년 말 극적으로 승격한 뒤 지난 2년 동안 시도민구단으로서 최고 수준의 투자를 이어왔지만, 조태룡 대표의 퇴진과 동시에 구단 운영의 방향성이 바뀔 수밖에 없다. 

2017년 이근호, 정조국, 오범석, 황진성, 김승용, 이범영 등을 대거 영입했던 상황은 재현되기 힘들다. 당장 다음 시즌을 위해 제리치 같은 핵심 선수의 이적을 통한 자금 확보가 불가피하다. 강원이 기대할 것은 지난 2년 간 송경섭, 김병수로 이어진 전력강화부장 체제에서 스카우트한 유망주들이다. 올 시즌 부임 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음에도 김병수 감독 체제를 유지하기로 한 이유도 어린 선수 육성에 일가견이 있는 지도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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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감독이 유명세를 떨친 것은 추락하던 지방팀인 영남대를 재건하고 이명주, 신진호, 김승대, 손준호, 임채민 등 미완의 대기를 국가대표급 선수들로 키워냈기 때문이다. 현재 강원은 이현식, 박창준, 김지현(이상 96년생), 강지훈(97년생), 이재익(99년생) 등 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다수 있고 다음 시즌 본격적인 주축이 돼야 한다.

2017년 2부 리그인 서울 이랜드의 감독으로 부임하며 프로 무대에 진입했던 김병수 감독은 운영 방향에 대한 마찰로 1년 만에 사임한 바 있다. 두번째 도전인 강원에서는 재계약을 통해 롱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김병수 감독은 “재계약을 먼저 제안해 준 구단에 감사드린다. 고향(강원도 홍천) 팀에서 감독을 계속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내년 시즌에는 반드시 더 나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어서는 “앞으로 차근차근 구단을 발전시키고 도민 여러분들의 숙원인 챔피언스리그 진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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