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beom Hwang, Vancouver WhitecapsGoal Korea / Taeil Choi

[영상] MLS 입성한 황인범 "동료들이 영어 잘 한대요"

[골닷컴, 미국 웨스트드리프트 맨해튼 비치] 한만성 기자 = 북미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에 진출한 황인범(22)이 공식 데뷔전을 약 이틀 앞두고 있다.

지난달 대전 시티즌에서 밴쿠버 화이트캡스 이적을 확정한 황인범은 지난 주부터 새 소속팀 프리시즌 캠프에 합류해 이번 주말 개막하는 개막전에 초점을 맞춘 채 훈련하고 있다. 황인범의 공식 MLS 데뷔 무대는 오는 3일 아침 8시(한국시각) 홈구장 BC플레이스에서 열리는 미네소타 유나이티드와의 2019년 시즌 개막전이다. 밴쿠버는 지난 시즌 BC플레이스에서 경기당 평균 관중 2만1946명을 기록했다. 밴쿠버가 지난 시즌 최저 관중을 기록한 경기가 작년 5월 샌호세 어스퀘익전이었는데, 이날 역시 1만7357명으로 적지 않은 관중이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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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은 밴쿠버가 MLS의 '로컬 룰'로 불리는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 DP)' 제도를 통해 영입한 자원이다. MLS는 각 구단이 선수단 연봉 총액을 최대 380만 달러로 제한하는 샐러리켑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구단별로 DP로 지정한 선수 3~4명은 샐러리캡에 구애받지 않고 고액 연봉을 받을 수 있다. 황인범은 MLS가 외부에서 검증된 스타 '영입'이 아닌 스타가 될 만한 선수를 발굴해 '육성'을 목표로 23세 이하 선수에게 적용하는 영DP(Young DP)로 밴쿠버에 입단했다. 단, 영DP도 소속 구단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조건은 일반 DP와 동일하다. 게다가 황인범은 올겨울 새로 영입한 선수 14명 중 가장 많은 이적료를 투자한 자원이다.

'골닷컴 코리아'는 지난 주 밴쿠버 프리시즌에 합류한 황인범과 최근 프리시즌 현장에서 직접 만나 그가 MLS에서 커리어의 새 막을 올린 소감, 대표팀에서 선발되며 짊어지게 된 책임감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골닷컴 코리아'는 황인범과의 단독 인터뷰를 MLS와 밴쿠버 화이트캡스 관련 내용, 그리고 대표팀 관련 내용으로 나눠 1~2편으로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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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은 인터뷰 내내 자신의 목표는 MLS가 끝이 아니라며 유럽 진출에 대한 꿈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사실 선수가 이적 직후 궁극적으로는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는 목표를 밝히는 건 민감한 문제다. 화이트캡스를 응원하는 현지 팬들에게는 썩 유쾌하지 않은 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황인범은 가슴 속에 품은 꿈을 구체적으로 설명했고, 우선 밴쿠버를 그저 유럽 진출을 위한 발판이 아닌, '고향팀' 대전 못지않은 자신의 집으로 만들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접한 밴쿠버 팬들의 반응 또한 "야망 있는 선수가 왔다" 환영하는 분위기다.

아래는 황인범과의 일문일답 1편이다.

골닷컴(Q): 밴쿠버 합류 후 훈련을 시작한지 일주일 정도 지났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외국인 선수를 상대하거나 대전에서 외국인 선수와 같이 훈련을 해본적은 있겠지만, 본인이 팀의 외국인 선수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 훈련을 해본 소감은?
황인범(황): 군대를 가기 위해 아산으로 간 적은 있지만, 일단 대전을 떠나 다른 팀에 온 것 자체가 처음이다. 거기다 외국인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선생님들이 계신 곳에 와서 솔직히 걱정도 됐다. (기자: 어떤 부분이 가장 걱정됐는지?) 일단 언어가 제일 걱정이 많이 됐다. 기대되고, 설레는 마음이 더 컸지만, 막상 처음 선수들이나 구단 스태프를 만나려고 하니까 되게 긴장되더라. 처음에는 뭐라고 인사를 해야할까 고민도 됐고(웃음). 먼저 (전지훈련지) 호텔로 와서 기다렸다. 만나 보니 모든 팀 스태프나 선수들이 반겨준다는 느낌을 줘서 그때부터 긴장이 풀렸다.

Q: 아무래도 첫 해외 진출이다 보니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황: 선수들과 구단 스태프가 너무, 진짜 너무 잘 챙겨주고 사람들이 다들 좋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서 편하게 생활하고 있다. 솔직히 지금도 계속 언어에 대해서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화에 나도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도 들고. 듣는 건 어느 정도 되는데, 말을 하기에는 아직 조금 두렵기도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오히려 선수들이나 스태프는 ‘인범! 너 영어 잘해! 괜찮아!’라면서 자신감을 심어준다. 그래서 이 팀에 대한 저의 인식이 너무나도 좋게 느껴진다. 마음이 편해서 시즌 준비만 잘 하면 좋은 일이 많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Q. 팀에 유럽에서 뛰다가 온 선수들이 많다. 함께 훈련해 보니 가장 기량이 인상적인 동료는? (질문: 트위터 @JoeDeasyVAN)
황: 지금 새로 온 선수들이 많아서 아직 조직적으로 완벽하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그런데 공격 쪽이 남미 선수들 위주로 구성돼서 개인 능력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온 콜롬비아 출신 공격수) 프레디 몬테로, 우루과이 U-20 선수 호아킨 아르다이스도 능력이 좋다. 그리고 요르디 레이나. (기자: 요르디가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과 같이 뛴 선수 아닌가?) 맞다. 나한테 먼저 와서 희찬이랑 같이 뛴 적이 있다고 얘기를 하더라. 이 외에도 (라요 바예카노에서 합류한) 라스 반구라, 펠리페, 이런 남미선수들이 역시 기량이 좋다.

내가 미드필더인 만큼 공격수들한테 도와달라고 하고 싶은 부분은 더 자주 뒷공간을 이용해달라는 거. 그렇게만 된다면 충분히 우리 팀이 좋은 공격력으로 많은 득점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Q: 예전에 MLS에서 뛴 선배 이영표도 미국 축구가 잉글랜드 만큼은 아니어도 피지컬적으로 터프하다고 말했었다. 황인범 선수도 몸싸움에 더 강해져야 한다고 스스로 말한 적이 있지 않나. (질문: 트위터 @KoreAmstudent)
황: 웨이트, 코어 트레이닝 위주로 개인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더 중요한 건 직접 (실전에서) 계속 부딪치는 거다. 많은 분들이 제 피지컬을 우려하신 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 점은 리그에서 부딪치면서 적응하면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밴쿠버에 합류하기 전에 제 은사님이신 최문식 감독님은 늘 축구를 더 쉽게 해야 한다고 가르쳐주셨다. 최문심 감독님은 저한테 축구를 정말 많이 알려주신 분이다. (기자: 최문식 감독이 선수 시절 때 황인범 선수와 비슷한 유형이 아니었을까?) 감독님이 워낙 더 기술적으로 완벽하신 분이다(웃음). 경기 도중에 생각을 더 빠르게 해서 상대가 나를 읽지 못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앞으로도 여러 가지로 많은 공부와 연구가 필요하다. 피지컬은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운동을 해야 한다.

Q: 밴쿠버는 지리적으로 북미 북서부 지역 구석(?)에 있는 도시다. MLS 시즌을 소화하다 보면 이동거리가 정말 길다고 느낄 것이다. 원정을 가면 왕복 최소 5~6시간, 최대 10시간이 넘을 때도 있다. 매주 이렇게 이동해야 하는 건 한국에서 전혀 경험하지 못한 부분일 텐데.
황: 솔직히 나도 아직 감이 안 온다. 선수들한테 어떻게 몸관리를 하고, 팀에서 준비를 해주는지 많이 물어보고 있다. 구단 피지컬 트레이너와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 큰 문제가 된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 스스로 어떻게 하면 100% 이상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많이 생각을 해봐야 한다. 한국에서도 이동시간이 1~2 시간 정도로 짧아도 원정경기는 확실히 체력적으로 달랐다. 이제는 이동거리나 시간이 훨씬 더 길어진 만큼 정말 매 경기 준비할 때 몸을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

(기자 주: 밴쿠버는 시애틀, 포틀랜드를 제외하면 원정 경기를 치르기 위해 왕복으로 최소 5~6시간 비행해야 한다. 뉴욕, 올랜도 등을 오가려면 왕복 약 10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보내야 한다.)

Q: 마크 도스 산토스 밴쿠버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전방압박을 하는 축구를 구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인범 선수도 이런 전술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는데, 이 시스템에서 본인이 소화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역할은?
황: 선수는 팀이, 감독님이 원하는 플레이를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물론 이 외에 감독님이 따로 내가 해줬으면 하시는 플레이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감독님이 나의 기술적인 부분을 많이 신뢰하고 계신 게 느껴지고, 지금 훈련하면서 보니까 공격 쪽에 좋은 역량을 가진 선수들이 많다. 공격수들과의 호흡은 미드필더가 맞춰줘야 한다. 특히 남미 선수들은 기분을 맞춰주면 더 잘하니까(웃음). 이 선수들의 장점을 더 살려주면 결국 내가 가진 장점도 더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팀에서 원하는 플레이를 유지하되, 개인적인 목표는 한국에서 했던 것보다 내가 직접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나는 여기에 외국인 선수로 왔다. 대전에서 같이 했던 키쭈, 가도예프가 외국인 선수로 한국에 왔을때 어떤 부분들이 힘들었을지 요즘 내가 직접 느끼고 있다. 그래서 내가 먼저 선수들한테 다가가고, 훈련할 때 특히 말을 많이 하려고 한다. 앞으로도 계속 공격수들을 더 살려주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중점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

(기자 주: 앞서 도스 산토스 감독은 '골닷컴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황인범을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의 앞자리인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Q: 그동안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다양한 포지션을 맡았다. 6번(수비형 미드필더), 8번(중앙 미드필더), 10번(공격형 미드필더) 중 본인이 선호하는 포지션이 있나?
황: 물론 선수라면 자기가 가장 자신 있는 자리는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애매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물론 나도 가장 자신 있는 포메이션, 포지션이 있다. 그런데 선호하는 전술이나 포지션을 명확히 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기회를 받는 위치에서 잘해야 진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내가 가진 장점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위치는 10번이나 8번이라고 생각하지만, 확실히 매번 상황에 맞춰서 모든 위치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는 게 쉽진 않은 것 같다. 지금도 계속 어떻게 하면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 감독님은 내가 미드필드 모든 위치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씀하셨는데, 내가 거기에 맞게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Q: 황인범이 생각하는 성공적인 MLS 데뷔 시즌. 정의를 내린다면? (질문: 트위터 @yukon_scott)
황: 일단 제일 먼저 생각한 건, 6개월 안에 이 선수들과 의사소통을 완벽하게 해보자(웃음). 그래서 지금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 조만간 개인 레슨도 하게 될 텐데,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아, 영어? 하면 되겠구나”라는 자신감(웃음). 어디서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감이 생겼다.

Q: 도스 산토스 감독이 파울루 벤투 감독과도 직접 대화를 나눴다고 들었다. 벤투 감독이 황인범 선수를 칭찬하면서도, 더 과감하게 중거리슛을 시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고 하던데. 개인적인 첫 시즌 목표는? (질문: 트위터 @DMyunSH)
황: 내가 가진 장점을 잘 활용만 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다. 우선 계획은 다섯 경기 정도 뛰어 보고 공격 포인트를 구체화해서 목표를 세울 계획이다. MLS는 ‘세컨드 어시스트(기자 주: 도움을 기록한 선수에게 연결한 패스)’도 기록이 된다고 들었다. 오기 전에 밴쿠버 화이트캡스 기록을 보니가 다들 어시스트가 되게 많더라. 그래서 나도 ‘10~15개 정도를 목표로 세워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다(웃음).

우리 팀은 MLS 플레이오프 진출, 캐나다 챔피언십(캐나다 컵대회)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외국인 선수로 여기에 왔다. 팬들이나 구단, 코칭스태프가 내게 기대하는 것도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과를 바꿔놓을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중요하다. 골도 넣고, 도움도 최대한 많이 올려서 팀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

(기자 주: MLS 팀들이 참가하는 대회는 리그, US 오픈컵, 그리고 전 시즌 성적에 따른 북미축구연맹 CONCACAF 챔피언스 리그다. 그러나 밴쿠버 화이트캡스, 토론토FC, 몬트리올 임팩트와 같은 캐나다 팀은 여기에 캐나다 컵대회인 '캐내디언 챔피언십'이 추가된다. 캐내디언 챔피언십은 캐나다를 연고로 하는 MLS 팀과 자국 리그 CPL 팀이 참가하는 컵대회다. 캐내디언 챔피언십 우승팀은 다음 시즌 MLS 정규시즌 우승팀, 플레이오프 우승팀, US 오픈컵 우승팀과 함께 CONCACAF 챔피언스 리그에 진출해 멕시코 등 북중미 팀들과 FIFA 클럽 월드컵 진출권을 놓고 경쟁한다.)

Q: 도스 산토스 감독은 이력이 특이하다. 포르투갈 혈통의 캐나다 국적 소유자인데, 유럽과 남미에서 활동한 경험이 많다. 그동안 경험한 지도자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질문: 트위터 @namujyoon)
황: 대표팀도 포르투갈 선생님들이 계셔서 사실 크게 다르진 않다. 마크(도스 산토스) 감독님이나 벤투 감독님이 추구하는 축구가 완벽하게 일치하지는 않아도, 비슷한 부분이 되게 많아서 혼동되는 부분은 없다. 오히려 축구 외적으로 놀란 부분이 많다. 일단 환경이 너무 잘 준비되어 있고, 모든 게 잘 갖춰져 있다. 팀에서 일하는 지원스태프 규모만 봐도 선수만큼 인원이 많다. 확실히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다. 솔직히 한국은 이런 부분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니까. 내가 여기가 끝이 아니라 다음 도약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게 여기에 완벽하게 갖춰져 있는 팀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기자 주: 실제로 밴쿠버 화이트캡스 구단의 현장 스태프 크게 세 가지 부서로 나뉜다. 도스 산토스 감독 체제로 코치 다섯 명과 분석관 두 명이 포함된 '테크니컬' 팀, 의사 여섯 명, 재활 트레이너, 심리상담원, 영양사 등으로 구성된 '의무' 팀, 선수 개개인의 일상에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선수단 운영' 팀으로 공식적인 직책을 맡고 있는 인원만 해도 무려 23명이다.)

Q: 밴쿠버 현지 생활은 어떻게 할 계획인지? 남미 선수들은 가족은 물론이고 친구들까지 데리고 와서 같이 살던데. (질문: 트위터: @DentalDamnation)
황: 예전에 이영표 선배님이 계셨던 동네가 되게 생활하기 좋다고 들어서 그쪽으로 알아보고 있다. 엄마랑 형이 같이 오신다. 엄마는 우선 준비를 잘 해주시고, 왔다갔다 하실 계획이다. 주로 형이랑 같이 지낼 거다. 형이 저를 케어해줄 부분은 해주고,형도 같이 영어공부도 할 계획이라 크게 외롭진 않을 거 같다. 밴쿠버에 워낙 한인 분들이 많다고 들었다. 이적이 발표된 후에 ‘빨리 오셨으면 좋겠다’는 문자도 많이 받았다. 여기 선수들도 밴쿠버에 한국인이 많다면서 “너 슈퍼스타 될 거야”라고 하더라(웃음). 이제 내가 홈구장으로 많은 분들을 초대할 수 있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기자 주: 작년 외교부 조사 결과 밴쿠버 지역에 거주하는 한국인 이민자 인구는 5만 명이다.)

Q: 김기희 선수가 시애틀에 있어서 아마 MLS에서도 최초로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대가 될 거 같은데. 김기희 선배와 연락은 해봤나?
황: 김기희 선배님은 지금까지 한번도 만나뵌 적이 없다. 제가 밴쿠버 이적 여부를 두고 한창 고민할 때 연락을 드려볼까 생각은 했었는데, 실제로 하진 않았다. 경기장에서 만나면 인사드리고, 물어볼 건 많이 물어보고, 구해야 할 조언이 분명히 있다. 다만, 우리가 시애틀과 굉장히 큰 라이벌 관계라는 얘기를 들었다. 선배님이지만, 경기에서는 우리가 이길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웃음).

Q: 북미에서 생활하고 뛰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어도 배우고 여기 문화도 경험하면서 저절로 유럽 진출을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질문: 트위터 @hirokidude)
황: 당연히 목표는 최상위 레벨에서 해보는 거다. 개인적인 목표는 유럽 챔피언스 리그에서 한 번은 꼭 뛰어보고 은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기자: 한 번보다는 더 해봐야 하지 않을까?) 그렇다(웃음). 물론 화이트캡스가, MLS가 좋은 무대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고 이제는 실제로 직접 보게 될 날만 남았다. 이 팀, 이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가 돼서 여기서 좋은 선례를 남기고 유럽으로 진출한 선수들이 요즘 많았다. 내가 롤모델로 삼고,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고, 경기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고 말씀드린 이유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나는 외국인 선수다. 이제 나는 그냥 경기력만으로 어필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공격 포인트를 가져와야 한다. 여기로 올 결심을 했을 때부터 MLS에서 한 단계, 두 단계 점프할 수 있는 그림을 상상하고 있다. 또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기자 주: 지난 시즌 MLS에서 활약한 후 올겨울 유럽 진출에 성공한 선수로는 각각 밴쿠버, 달라스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알폰소 데이비스와 크리스 리차즈, 아틀란타에서 뉴캐슬로 이적한 미겔 알미론, 콜럼버스 크루에서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잭 스테펜, 뉴욕 레드불스에서 RB 라이프치히로 이적한 타일러 아담스, 포틀랜드에서 헐 시티로 이적한 리암 리지웰, 시카고에서 레인저스로 이적한 맷 폴스터, 캔자스 시티에서 파더본으로 이적한 카이리 셸튼 등이 있다.)

Q: 평소에 축구를 즐겨보나? 한국은 축구 중계를 접하는 게 매우 편리하지만, 캐나다에 살면 앞으로 돈을 꽤 많이 내고 케이블 TV를 신청해야 유럽 축구도 볼 수 있을 텐데(웃음)
황: 아… 그래도 봐야한다. 한국에서는 프리미어 리그나 독일 분데스리가를 많이 봤다. 여기서는 돈을 내고 봐야하다니…(웃음) 그래도 계속 보면서 선진 축구를 많이 익혀야한다. 선진 축구의 흐름을 익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거기서는 어떤 축구를 하고, 나와 같은 포지션에서는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선수들이 어떻게 뛰어서 인정을 받는지, 이런 걸 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공부하는 거니까.

Q: 유럽 진출에 대한 목표는 예전부터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런데 사실 겨울 이적시장은 유럽으로 가기 이상적인 시기는 아니다. 올여름까지 기다려볼 생각을 하진 않았는지? (질문: 트위터 @namujyoon, @RataganCan)
황: 여름까지 기다려보라는 조언도 많이 들었다. 다만, 사실 지금까지도 해외 진출은 계속 미뤄온 거였다. 처음 유럽 진출에 대해 ‘썰’이 나왔을 때가 (우리 나이로) 스물한 살 정도였다. 지금까지 한 2~3년을 이미 미뤄온 셈이다. 내가 느꼈던 건, 계속 미뤄봤자 미루면 미룰수록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거나 오히려 더 불리해진다. 최대한 빨리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는 미루기 싫었다. 더 성장하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높은 레벨의 선수들과 더 높은 레벨의 무대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이번 겨울에는 미뤄야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Q: 이제 대표팀 경기가 아니면 한동안 한국에서 축구를 할 일이 없을 텐데. 지금까지 뛰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일이 있다면? 아무래도 아시안게임 금메달일까?
황: 그것보다는 밴쿠버로 넘어오기 전에 대전에서 했던 팬미팅이다. (기자: 그날 사인을 굉장히 많이 해줬는데) 너무 많이 하긴 했다(웃음). 축구 선수가 은퇴하는 날까지 그런 경험을 하는 건 흔치 않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한국에서도 은퇴하는 선수를 크게 축하해줄 때도 있지만, 다른 팀으로 가는 선수한테 그렇게까지 해주는 모습을 지금까지는 많이 못 봤던 것 같다. 나를 위해 그렇게 해주신 대전 구단에도 감사하고, 생각보다 팬분들이 정말 많이 오셨다. 정말 감사했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 그래도 나는 정말 좋은 길을 잘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전에서 그런 과분한 사랑, 넘치는 사랑을 받은 만큼 이제는 밴쿠버 화이트캡스 팬분들도 저를 그렇게 생각해주시고,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실 수 있게끔, 경기장에서 성장하는 모습,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2편에서 계속

인터뷰=한만성
영상 촬영=한만성, 방기원, 홍종현
영상 편집=임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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