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박병규 기자 =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이 결국 성사되었다. 5월 5일은 어린이보다 부천 축구팬들이 가장 기다리게 되는 날이 되었다.
하나원큐 K리그2 2020 전체 일정이 발표되었다. 올 시즌 K리그2는 남기일(제주), 설기현(경남), 정정용(서울이랜드), 황선홍(대전) 등 새로 지휘봉을 잡은 명장들의 지략대결과 기업구단으로 재탄생한 대전하나시티즌, 시민구단으로 재탄생한 충남아산 등의 많은 흥미 요소들로 벌써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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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단연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것은 5월 5일 오후 3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10라운드 부천FC 1995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맞대결이다. 두 팀은 ‘연고 이전’으로 얽히고 설켜 있다. 이미 3월 7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한 차례 맞붙지만 부천의 원정경기다.
현 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은 부천 SK였다. 부천은 유공 코끼리 축구단의 전신으로 일화 천마, LG 치타스와 서울을 공동 연고지로 삼다가 1996년 시즌을 앞두고 부천을 연고지로 지정한 후, 부천 유공을 거쳐 부천 SK로 활동했다. 그러나 경기장 문제로 부천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서울의 목동운동장을 사용하다 2001년 신구장인 부천종합운동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프로축구연맹1995년에는 러시아 출신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이 팀을 이끌었는데 소위 ‘시대를 앞서간 축구’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미드필더 김기동, 윤정환, 이을용을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패스 축구를 구사하였고 클럽을 넘어 한국 축구 시스템과 문화를 개선했다. 이는 훗날 니폼니시의 유산이라 불리는 최윤겸, 윤정환, 이임생, 남기일, 김기동 등의 지도자 생활에도 영향을 끼쳤다. 현재 부천을 이끄는 송선호 감독도 니폼니시 감독의 제자다.
그 외에도 부천은 강철, 조성환, 이용발 등 스타 선수를 배출해 내었고, 2000년 K리그 준우승과 2004년 FA컵 준우승 등 준수한 성적도 거두었다. 그러나 2006년 2월 팀이 돌연 제주도로 연고 이전하며 기존 부천 축구팬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후 팬들이 주축이 되어 2007년 12월 시민구단으로 새롭게 창단되었고 2008년 K3리그에 참가하며 프로 진입의 꿈을 키웠다. 그러다 2012년 부천시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프로팀 전환 움직임이 보였고 마침내 2013년 프로구단에 착수하여 K리그2에 입성했다. 제주와 부천은 각각 K리그1과 K리그2에 있었기에 FA컵이 아닌 이상 만날 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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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 시즌 제주가 K리그2로 강등당하며 두 팀의 맞대결은 성사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 제주를 이끄는 남기일 감독도 1997년부터 2003년까지 부천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남기일 감독을 보좌하는 마철준 코치 역시 부천에서 뛴 바 있다. 이렇듯 양 팀은 역사를 넘어 묘한 스토리까지 더하며 흥미를 끌고 있다.
팬들도 지난 23일 연맹의 리그 일정이 발표되자 두 팀의 맞대결에 가장 먼저 시선이 쏠렸다. 특히 부천 팬들은 14년 만에 안방에서 성사된 매치에 한 것 기대하고 있다. 부천 관계자 역시 “우리가 조심스럽게 피할 생각은 없다. 다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여 만반의 안전 준비는 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