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아스널이 최근 급격히 활동량과 전력질주 횟수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3경기 연속 대량 실점과 함께 패하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아스널이 심상치 않다. 아스널이 최근 3경기에서 크리스탈 팰리스(2-3 패)와 울버햄튼 원더러스(1-3 패), 그리고 레스터 시티(0-3 패)를 상대로 모두 3실점을 허용하면서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이와 함께 아스널은 4위에서 5위로 내려앉으면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획득(4위까지)에 비상이 걸렸다.
아스널은 4월 중순만 하더라도 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나폴리와의 유로파 리그 8강 1차전 홈에서 2-0으로 승리한 아스널은 이어진 주말 왓포드와의 EPL 34라운드 원정에서 1-0으로 승리했고, 다시 나폴리 원정에서 열린 8강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오고 있었다. 이 때만 하더라도 아스널은 유로파 리그 우승 도전과 EPL 4위 유지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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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로파 리그 8강 2차전이 끝나고 열린 주말,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EPL 35라운드 홈경기에서 7명의 선발 라인업을 바꾸는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하다가 2-3으로 패하면서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주전 선수들을 대신해 선발 출전한 로테이션 선수들이 대형 실수들을 저지른 게 패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어진 주중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EPL 31라운드 원정(이는 울버햄튼의 FA컵 준결승전 때문에 일정이 연기된 것이었다)에서 아스널은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나섰음에도 전반에만 3실점을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중앙 수비수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의 헤딩골이 없었다면 골도 기록하지 못한 채 대패했을 아스널이었다.
마지막으로 주말, 레스터 시티와의 EPL 3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아스널은 에인슬리 메이틀랜드-나일스가 이른 시간(36분)에 퇴장을 당한 가운데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일관하면서 0-3으로 완패했다. 점유율에선 33대67로 크게 열세를 보였고, 슈팅 숫자에서도 6대24로 레스터의 1/3 밖에 되지 않았다. 유효 슈팅도 무려 12회를 허용한 아스널이었다. 베른트 레노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더 큰 점수 차로 패했을 것이 분명한 경기였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스널의 레스터 원정 대패가 단순히 선수 한 명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아스널은 나일스가 퇴장을 당하기 이전에도 슈팅 숫자에서 4대9로 밀리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점유율에선 26대74로 치욕적일 정도로 열세를 보이고 있었다. 세부 스탯만 놓고 보면 레스터가 우승후보급 강팀이고, 아스널이 강등권 팀이라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그러면 아스널 3연패의 문제는 어디에 있을까? 먼저 플랜A의 부재에 있다. 아스널은 이제 시즌이 다 끝나감에도 아직까지도 확고한 플랜A 포메이션을 가지고 있지 않다. 실제 아스널은 3연패를 당하는 동안 3경기에서 모두 다른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팰리스전에선 3-4-1-2로 나섰고, 울버햄튼전에선 4-2-3-1을 들고 나왔다. 레스터와의 원정 경기에선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확실한 주포메이션과 주전술이 확립되지 않다 보니 선수들이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이번 시즌 아스널이 총 가동한 포메이션은 8가지이다. 더 큰 문제는 경기별로 변동폭이 심했다는 데에 있다. 아스널만큼 다양한 포메이션을 활용하는 강팀들은 많이 있지만 아스널처럼 두서없이 심심하면 포메이션을 변경해가는 팀은 찾기 드물다. 대부분은 플랜A 하에서 상대팀에 맞춰 몇몇 경기들에서 변칙 전술 및 포메이션을 활용하는 식이다. 이것이 다른 유럽 강팀들과 아스널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선수층이 풍부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로파 리그를 병행하다 보니 선수들의 체력도 한계에 부딪힌 모습이다. 사실 아스널이 확실한 플랜A를 잡지 못한 이유에는 포지션별 선수 구성의 불균형이 위치하고 있다. 아스널의 믿을 수 있는 전문 오른쪽 측면 수비수는 엑토르 벨레린 한 명 밖에 없다. 슈테판 리히슈타이너는 이제 은퇴를 앞두고 있는 선수이고, 칼 젠킨슨은 2016년 1월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당한 이후로 3년 넘게 거의 경기에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원래 측면 미드필더인 나일스를 오른쪽 측면 수비로 활용해야 했던 아스널이었다.
그 외 중앙 수비수도 롭 홀딩이 시즌 초반 십자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해 숫자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고, 믿을 만한 측면 공격수 자원 역시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로 인해 최전방 공격수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이 자주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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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가용 가능한 선수 자체가 제한적이다 보니 아스널은 시즌 후반부에 들어 선수들의 체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아스널은 전임 감독 아르센 벵거 체제에서 압박을 크게 가져가는 팀이 아니었다. 선수 개개인의 창의성을 극대화한 패스 축구를 구사하던 아스널이었다. 당연히 벵거 아래에서 뛰었던 아스널 선수들 대다수는 에메리식 압박 축구에 익숙하지 않았다. 시즌 막판 활동량과 전력 질주 횟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데에는 이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고 할 수 있겠다.
실제 아스널은 33라운드까지만 하더라도 경기당 평균 114.9km의 활동량과 116.9회의 전력 질주를 기록하고 있었다. EPL에선 상위권에 해당하는 활동량과 전력 질주 횟수를 자랑하던 아스널이었다. 하지만 최근 4경기에서 아스널은 단 한 경기도 활동량 110km를 넘기지 못할 정도로 체력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당연히 아스널의 최근 4경기 평균 활동량은 107.7km로 7.2km가 줄어들었고, 전력 질주 역시 103.5회로 13.4회가 떨어졌다.
에메리 감독 축구에서 활동량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중앙 지역에선 압박과 활동량을 극대화하면서 측면에서 빠른 스피드와 침투로 많은 득점 기회들을 만들어내는 전술 스타일이다. 이는 그가 성공을 거두었던 발렌시아와 세비야 감독 직을 수행하면서 줄곧 고수했던 전술적인 색체이기도 하다. 아론 램지가 이번 시즌 아스널 선수들 중 최고의 활약을 펼치면서 빛을 발하고 있는 것도 에메리의 전술과 잘 맞는 유형의 선수라는 점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겠다(괜히 아스널이 램지 부상 이후 3연패에 빠진 게 아니다).
Getty Images당연히 그의 팀은 활동량과 전력질주 횟수가 많을 수 밖에 없다. 해당 경기 활동량과 전력 질주 횟수를 보면 에메리의 전술이 잘 가동되고 있는 지 아닌 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괜히 아스널이 이번 시즌 EPL에서 110km 이상을 뛰지 못한 6경기에서 2승 4패의 부진을 보이고 있는 게 아니다. 그마저도 2승을 거둔 경기(4라운드 카디프 시티 원정과 34라운드 왓포드 원정)에서 아스널은 적어도 상대팀보다는 더 많은 활동량을 기록했다. 특히 왓포드의 경우는 주장 트로이 디니가 경기 시작 11분 만에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대다수의 시간을 10명으로 소화해야 했다.
레스터전에 아스널이 이번 시즌 들어 가장 무기력한 경기를 펼친 이유 역시 활동량과 무관하지 않다. 아스널은 레스터와의 경기에서 105.21km의 활동량에 그치면서 이번 시즌 한 경기 최하 활동량을 기록했다.
이렇듯 에메리 전술에 익숙하지 않은 선수들이 유럽 대항전을 병행하면서 체력적으로 문제까지 두드러지자 아스널은 급격히 활동량과 전력질주 횟수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매경기 전술들이 바뀌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최근 연이은 대패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스널이 EPL에서 3경기 연속 3실점 이상을 허용한 건 이번이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아스널이 남은 2경기에서 반등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 마지노선인 4위 이내에 들어서기 위해선 다시금 활동량과 전력 질주 횟수를 어떤 식으로든 끌어올려 에메리 전술 색체의 축구를 되살릴 필요성이 있다.
# 아스널 최근 4경기 활동량 및 전력 질주 기록
vs 왓포드 108.23km, 100회
vs 팰리스 109.12km, 95회
vs 울버햄튼 108.09km, 103회
vs 레스터 105.21km, 116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