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ling Haaland Gio Reyna Jadon Sancho Borussia Dortmund GFXGetty Images

홀란드-산초-레이나-벨링엄, BVB 공격 이끄는 21세기 소년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보루시아 도르트문트가 21세기에 태어난 신예 선수들의 공격적인 활약에 힘입어 개막전을 3-0 대승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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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문트가 지그날 이두나 파크 홈에서 열린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와의 2020/21 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3-0 대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는 지난 주말 DFB 포칼 1라운드와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엘링 홀란드와 제이든 산초가 투톱으로 나섰고, 조바니 레이나가 공격형 미드필더에 포진했다. 주드 벨링엄과 악셀 비첼이 중원을 형성했고, 토르강 아자르와 토마스 뫼니에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다. 마츠 훔멜스를 중심으로 마누엘 아칸지와 엠레 찬이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구축했다. 홀란드와 산초가 만 20세 2000년생 동갑내기이고, 이제 만 17세에 불과한 레이나(2002년생)와 벨링엄(2003년생)가 선발 출전한 게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Dortmund Starting vs MonchengladbachKicker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도르트문트가 고전한 부분이 있었다. 슈팅 숫자에선 10대8로 앞섰으나 점유율에선 48대52로 근소하게나마 열세를 보였고, 코너킥에서도 1대3으로 밀렸다. 다만 묀헨글라드바흐 역시 지난 시즌 도르문트와의 승점 차가 단 4점(도르트문트 69점, 묀헨글라드바흐 65점)으로 분데스리가 4위를 차지하면서 챔피언스 리그 진출권을 획득한 강호라는 점을 고려하면 내용 면에서 백중세였다는 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다.

경기 내용이 팽팽했음에도 도르트문트가 결과적으로 3-0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건 마무리의 차이에 있었다. 묀헨글라드바흐는 도르트문트 상대로 이 경기 이전까지 무려 11연패를 당했을 정도로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였다. 2014/15 시즌 28라운드 3-1 승리 이후 5시즌 동안 도르트문트에게 승리는 고사하고 무승부조차 거두지 못했던 묀헨글라드바흐였다. 

이에 마르코 로제 묀헨글라드바흐 감독은 지난 시즌 팀 공격을 이끌었던 투톱 알라산 플레아와 마르쿠스 튀랑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던졌다.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이자 주장인 라스 슈틴들이 '가짜 9번(False 9: 정통파 공격수가 아닌 미드필더나 수비 쪽 포지션의 선수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걸 지칭하는 용어)'으로 내세웠고, 미드필더인 요나스 호프만과 하네스 볼프를 좌우 공격에 포진시켰다. 이에 더해 중앙 수비수 3명과 좌우 측면 수비수를 모두 배치하는 실질적인 5백을 구축하면서 극단적인 수비 전술로 나섰다. 이는 도르트문트의 공격을 제어하면서 악몽과도 같은 11연패를 어떤 식으로든 저지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포석이었다. 

Monchengladbach Starting vs DortmundKicker

수비 방식도 평소와 달리 상당히 거칠었다. 이 과정에서 도르트문트 왼쪽 측면을 책임지던 아자르가 전반 19분경, 이른 시간에 부상으로 교체되는 불상사가 있었다.

문제는 플레아와 튀랑이 빠진 묀헨글라드바흐의 공격은 마무리에서 문제를 드러냈다는 데에 있다. 슈틴들을 제외하면 공격적으로 기여하는 선수가 부족했다. 반면 도르트문트는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었으나 어린 선수들의 재기가 빛을 발하면서 상대의 밀집 수비를 뚫고 균열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도르트문트는 전반 34분경, 찬의 크로스를 레이나가 원터치 패스로 연결한 걸 수비가 태클로 끊었으나 벨링엄이 루즈볼을 잡아서 곧바로 센스있게 패스를 공급해주었고, 이를 레이나가 태클을 들어오는 수비수 다리 사이를 빠지는 정교한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기세가 오른 도르트문트는 전반 종료 5분을 남기고 산초가 추가골을 넣을 수도 있었으나 찬의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가져간 게 골대 상단을 맞고 나가면서 전반전을 1-0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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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점을 허용한 만큼 묀헨글라드바흐도 후반을 시작으로 서서히 공격적으로 올라올 수 밖에 없었다. 자연스럽게 도르트문트에겐 역습할 수 있는 기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도르트문트의 추가 골이 터져나왔다. 후반 5분경, 역습 상황에서 비첼의 스루 패스를 받은 레이나가 빠른 스피드로 페널티 박스 안까지 침투해 들어가선 묀헨글라드바흐 수비수 라미 벤세바이니의 백태클에 걸려 넘어진 것. 비디오 판독(VAR) 결과 페널티 킥이 선언됐고, 이를 홀란드가 차분하게 성공시키면서 도르트문트가 점수 차를 벌려나갔다.

다급해진 묀헨글라드바흐는 후반 12분경, 볼프와 슈틴들을 빼고 주전 공격수 튀랑과 플레아를 동시에 투입했다. 이어서 후반 24분경엔 왼쪽 측면 수비수 오스카 벤트 대신 측면 공격수 파트릭 헤어만을 교체 출전시키면서 포백 전환과 함께 공격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엔 산초와 홀란드 콤비가 있었다. 코너킥 수비 상황에서 루즈볼을 잡은 산초는 빠른 스피드로 수비 진영에서부터 상대 페널티 박스 바로 앞까지 단독 돌파를 감행하다가 센스 있게 패스를 찔러주었고, 이를 골문까지 쇄도해 들어오던 홀란드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3-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오직 두 명의 스피드로만 만들어낸 전형적인 역습 골이었다.

분명 아쉬운 부분들이 없었던 건 아니다. 레이나는 패스 성공률 100%를 자랑하긴 했으나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포지션 대비 지나치게 안정적인 패스만을 고집하는 인상이 있었다. 벨링엄은 전진성을 보여주면서 도움을 기록하는 등 공격적인 재능을 보여주긴 했으나 위치 선정에서 문제를 노출하면서 수비적으로는 불안요소를 남겨주었다. 홀란드는 상대 밀집 수비에 다소 고립되는 인상이 있었고, 산초는 개인기를 다소 남발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평균 연령 만 18.5세(20세 2명과 17세 2명)에 불과한 어린 선수들이다.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에 있어 다소 노련미가 부족한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도리어 이 어린 선수들이 개인 능력을 바탕으로 상대 밀집 수비를 깨고 골을 합작해냈다는 사실을 아무리 많이 칭찬해도 아깝지 않을 정도다. 

지난 두이스부르크와의 경기에서 구단 역대 최연소이자 DFB 포칼 역대 최연소 득점을 기록했던 벨링엄은 만 17세 82일의 나이에 도움을 올리면서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 도움 신기록을 썼다. 레이나는 만 17세 10개월 6일에 데뷔골을 넣으면서 분데스리가 역대 최연소 골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홀란드는 이번에도 멀티골을 넣으면서 분데스리가 통산 16경기에서 15골을 넣는 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산초는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3회와 드리블 돌파 3회를 성공시키면서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교체 출전한 파슬락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98년생으로 마리오 괴체의 뒤를 잇는 도르트문트 최고 유망주였다. 도르트문트 유스 당시 동나이대에서 동갑내기 동료였던 크리스티안 풀리식(현 첼시 에이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들었던 선수가 파슬락이었다. 하지만 그는 1군 무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호펜하임과 노리치 시티, 포르투나 시타르 같은 구단들로 임대를 전전해야 했다.

이 경기에서 부상을 당한 아자르를 대신해 교체 출전한 그는 저돌적인 돌파와 날카로운 크로스, 그리고 위협적인 전진 패스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면서 묀헨글라드바흐 밀집 수비에 균열을 가져왔다. 실제 도르트문트는 20분경까지 단 하나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했으나 파슬락이 교체 출전하면서 슈팅이 나오기 시작했다. 3번째 골 장면에서도 그가 빠르게 반대편으로 치고 가면서 속칭 미끼가 되는 움직임을 가져갔기에 홀란드가 한층 더 편하게 슈팅을 가져갈 수 있었다.

이렇듯 도르트문트는 홀란드와 산초, 레이나, 벨링엄으로 이어지는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난적 묀헨글라드바흐를 3-0으로 꺾었다. 파슬락도 이제 만 22세에 불과하다. 도르트문트 유스 팀에는 역대 최고의 재능을 갖춘 유망주로 평가받고 있는 2004년생 만 15세 유수파 모우코코가 만 16세가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모우코코 때문에 도르트문트는 DFL과의 논의 끝에 분데스리가 데뷔 기준을 만 16세 6개월에서 만 16세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즉 그는 만 16세 생일이 지나면 바로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이 매우 크다). 21세기 소년들이 이끄는 도르트문트 공격의 미래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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