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aland Odegaard NorwayGetty Images

'홀란드-쇠를로스-외데고르' 노르웨이 공격 삼각편대 떠오르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노르웨이의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공격 삼각편대 엘링 홀란드, 알렉산더 쇠를로스, 마르틴 외데고르가 루마니아전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4-0 대승을 견인했다.

노르웨이가 오슬로에 위치한 울레볼 스타디온 홈에서 열린 루마니아와의 2020/21 UEFA 네이션스 리그 B시드 조별 리그 3차전에서 4-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2승 1패로 B시드 1조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A매치 기간에 노르웨이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홀란드와 쇠를로스, 외데고르의 공존이었다. 이 셋은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확실하게 스타덤에 올라선 선수들로 노르웨이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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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데고르(만 21세)는 가장 먼저 2014년 8월, 노르웨이 역대 최연소 A매치 출전 기록(만 15세 253일)을 수립하면서 천재의 등장을 알렸으나 레알 마드리드 이적(2015년 1월) 이후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2018/19 시즌 비테세에서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시즌 베스트 일레븐에 이름을 올린 그는 지난 시즌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임대로 뛰면서 빅 리그에서도 통하는 선수라는 점을 만천하에 알렸다.

쇠를로스는 2016년, 만 20세의 나이에 노르웨이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후 꾸준하게 대표팀에 이름을 올리긴 했으나 크게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는 아니었다. 특히 2018년 1월,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한 이후로는 1년 6개월 가까이 출전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하면서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그러던 그가 2019/20 시즌, 트라브존스포르에서 임대로 뛰면서 터키 리그 득점왕에 등극했다. 이와 함께 대표팀에서도 중용받기 시작했다. 2019년 10월 15일에 있었던 루마니아와의 유로 예선에서 골을 넣은 걸 시작으로 최근 A매치 7경기에서 7골 2도움을 올리면서 선배 조슈아 킹을 제치고 주전 공격수로 급부상한 쇠를로스이다.

마지막으로 만 20세의 홀란드는 이들 중 가장 늦게 대표팀에 승선했다. 2019년 여름에 있었던 20세 이하 월드컵(이강인이 대회 MVP를 차지한 대회로 유명한)에서 9골을 넣으며 대회 득점왕을 차지한 그는 2019/20 시즌, 레드 불 잘츠부르크(전반기)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후반기)에서 경이적인 득점 행진을 펼치면서 노르웨이를 넘어 세계 축구계를 좌지우지할 초특급 재능으로 주가를 높였다. 이러한 활약상을 인정 받아 2019년 9월, 처음으로 성인 대표팀에 승선한 그는 첫 A매치 2경기에선 무득점에 그쳤으나 북아일랜드와의 네이션스 리그 조별 리그 1차전에서 2골 1도움을 올린 데 이어 오스트리아와의 2차전에서도 골을 추가하면서 본격적으로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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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이번 A매치 기간 이전까지는 함께 선발 출전할 기회가 없었다. 홀란드의 A매치 데뷔전이었던 2019년 9월 5일, 말타와의 유로 예선에선 쇠를로스가 벤치에서 대기만 하고 있었다. 이어진 스웨덴과의 유로 예선(9월 8일)에선 홀란드가 교체 출전했고, 쇠를로스는 이번에도 결장했다. 외데고르만 2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홀란드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자리를 뺏긴 쇠를로스였다. 하지만 이후 홀란드가 무릎 부상을 달고 있었기에 A매치 4경기에 연달아 결장하면서 2019년이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 A매치 경기가 연기된 가운데 9월 들어 2020/21 UEFA 네이션스 리그 조별 리그를 시작으로 대표팀 경기가 재개됐다. 오스트리아와의 네이션스 리그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노르웨이는 1-2로 패하긴 했으나 후반 교체 출전한 쇠를로스가 홀란드의 A매치 데뷔골을 어시스트하면서 공존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어진 북아일랜드와의 2차전에서 홀란드와 쇠를로스가 투톱으로 선발 출전해 맹활약을 펼치면서 5-1 대승을 이끌었다(홀란드 2골 1도움, 쇠를로스 2골). 이와 함께 장신 공격수 두 명을 세우는 '트윈 타워(Twin Tower)' 공격진이 새롭게 구축된 노르웨이이다. 다만 이 두 경기에서 아쉬웠던 점은 외데고르가 부상으로 빠졌다는 데에 있었다.

이번 10월 A매치 기간에 외데고르가 돌아오면서 노르웨이는 마침내 공격진에 있어서 만큼은 최정예를 구축할 수 있었다. 첫 경기는 다소 아쉬웠다. 세르비아와의 유로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홀란드와 쇠를로스는 침묵했다. 다행히 경기 종료 2분을 남긴 시점에서 외데고르의 어시스트에 이은 노르웨이 중앙 미드필더 마티아스 노르만의 동점골에 힘입어 연장전까지 승부를 끌고 갈 수 있었으나 결국은 1-2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하지만 세 선수가 동시에 출전한 건 이 경기가 처음인 만큼 아직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었다.

이어진 루마니아와의 네이션스 리그 조별 리그 3차전에서 마침내 셋이 기대치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면서 4-0 대승을 견인했다. 홀란드의 해트트릭과 쇠를로스의 1골 1도움에 더해 외데고르가 2도움을 올리면서 세 선수가 팀의 4골을 모두 책임진 것.

먼저 경기 시작하고 12분 만에 외데고르의 환상적인 장거리 스루 패스를 받은 홀란드가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어서 38분경, 노르웨이 왼쪽 측면 수비수 비르게르 멜링의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먼포스트로 쇄도해 들어가던 쇠를로스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며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했다.

후반에도 노르웨이의 공세는 그칠 줄을 몰랐다. 후반 19분경, 노르웨이 중앙 미드필더 산데르 베르게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상대 수비 맞고 흐르자 이를 받은 외데고르가 차분하게 패스를 내주면서 홀란드에게 골을 선물했다. 이어서 후반 28분경, 쇠를로스의 전진 패스를 받은 홀란드가 수비 두 명을 등진 상태에서 빠른 스피드로 따돌리고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4-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홀란드는 이 경기에서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7회의 슈팅을 시도해 5회를 유효 슈팅으로 가져가는 정교한 킥력을 자랑했다. 이 과정에서 감격적인 A매치 개인 통산 첫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드리블 돌파도 3회를 성공시켰고, 키패스(슈팅으로 연결된 패스) 역시 1회를 기록하면서 공격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한 홀란드이다.

쇠를로스는 홀란드 다음으로 많은 슈팅 5회를 가져간 데 이어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5회의 키패스를 기록하면서 조력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더 놀라운 점은 그가 출전 선수들 중 최다인 4회의 태클을 성공시키면서 수비적으로도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데에 있다. 그가 궂은일을 도맡아 해주었기에 홀란드가 득점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외데고르는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으나 중앙으로 자주 동선을 가져가면서 사실상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담당했다. 이 과정에서 외데고르는 노르웨이 선수들 중 두 번째로 많은 44회의 패스를 기록했고, 드리블 돌파 4회와 키패스 3회를 올리면서 노르웨이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외데고르는 3-0으로 이미 승기를 잡은 상태에서 69분경 다소 이른 시간에  마르틴 리네스로 교체됐다.

이렇듯 셋은 루마니아라는 나름 동유럽에선 잔뼈가 굵은 팀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치면서 노르웨이의 4-0 대승을 견인했다. 이들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함께 뛰면서 호흡을 맞춘다면 노르웨이의 공격력은 한층 파괴력을 더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아직 수비 쪽 포지션에 약점이 있지만 노르웨이 공격은 지금보다도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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