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KFA

에이스를 슈퍼서브로 활용, 김학범 감독의 대범한 승부수

[골닷컴] 서호정 기자 = 호주까지 꺾으며 대회 5전 전승으로 2020 AFC(아시아축구연맹) U-23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도 획득했다. 지난 1988년부터 시작된 올림픽 본선 연속 출전사도 9회로 늘어났다. 

22일 열린 호주와의 4강전은 1차 목표인 올림픽 본선으로 가는 마지막 고비였다.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 출전권 획득을 위해서는 3-4위전을 거치지 않고 결승 진출과 동시에 확보하길 원하는 게 김학범 감독의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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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전을 앞두고 김학범 감독은 체력을 변수로 봤다. 호주는 한국보다 하루 먼저 경기를 했지만 8강에서 시리아를 상대로 연장 접전을 펼쳤다. 한국은 정규 시간 내에 요르단을 꺾었지만 나흘 간격으로 경기를 치른 호주와 달리 사흘 간격으로 준비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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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많은 김학범 감독은 후반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대회에서 필드 플레이어 20명을 전원 기용하는 로테이션 전략을 능수능란하게 구사한 그는 호주전에서도 8강전과 비교해 5명의 선수를 바꾼 선발라인업을 내놨다. 

가장 놀라운 부분은 이동경과 이동준을 모두 선발 명단에서 뺀 부분이었다. 두 선수는 지난 1년 동안 김학범호의 에이스 역할을 하던 2선의 핵심이었다. 로테이션 전략 속에서도 김학범 감독은 두 선수 중 한 선수는 선발라인업에 넣었었다. 하지만 호주전에는 과감하게 두 선수 모두 벤치에 뒀다. 

후반을 노린다는 호주전 전략을 위한 선택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상대의 체력이 떨어지는 타이밍에 맞춰 2선을 공격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후반 시작과 함께 엄원상 대신 이동준이 들어갔고, 후반 18분에는 정승원 자리에 이동경을 투입했다. 두 선수가 들어가며 공격 2선은 김대원, 이동경, 이동준의 가장 폭발적인 구성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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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에 오세훈, 김대원, 정승원의 공격을 막느라 지쳤던 호주는 빠른 발과 개인 전술이 뛰어난 김학범호의 후반 2선 공격에 애를 먹기 시작했다. 후반 11분 김대원이 이유현의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좋은 위치 선정에 이은 마무리로 선제골을 넣으며 호주 수비에 좌절을 안겼다. 그리고 후반 30분 이동경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자신 있는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어쩌면 도박일 수 있었던 승부수는 김학범 감독의 계획대로 맞아 떨어졌다. 이번 대회 가장 완벽한 경기력을 4강전이라는 높은 지점에 와서 보여준 김학범호는 이제 한국의 사상 첫 대회 우승을 위해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결승전으로 시선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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