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이웃집 K리거 시즌2] '한국패치 완료' 에드가, “대팍 만원 관중에 힘 나죠”

브라질,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스페인, 키프로스, 몬테네그로, 영국, 프랑스, 세르비아, 네덜란드, 코스타리카, 미국, 일본, 베트남, 호주, 우즈벡, 루마니아, 콜롬비아, 에스토니아,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우크라이나, 오스트리아, 중국. 24개국에서 온 73명. K리그 외국인 선수들의 국적과 숫자입니다. 그들이 얘기하는 K리그와 한국 생활은 어떨까요? 골닷컴이 <이웃집 K리거>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시즌2의 첫 손님인 대구FC 에드가 선수와 특별한 장소에서 한국 생활과 축구,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골닷컴] 서호정 기자 = 대구시의 중심가 동성로에서 진행한 게릴라 인터뷰 후 에드가와 함께 향한 곳은 만화카페였다. 만화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에서 들어서자 에드가는 눈이 휘둥그래진 모습이었다. 안마의자에 누워 즐기는가 하면, 축구 선수답게 과거 오락실에 있던 느낌의 자판으로 하는 축구 비디오 게임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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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가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대구와 새로운 3년 계약을 맺었다. 중동, 태국에서 해외 생활을 해 왔던 그의 가족은 앞으로 최소 3년 더 한국에서 지내야 한다. 다행히 아내와 두 아이는 빠르게 한국 생활에 적응해 가고 있고, 새로운 나라에서의 삶을 잘 즐기고 있었다. 에드가 자신도 축구라는 세계공용어를 통해 한국에 점점 익숙해진 모습이다.

“서른 두살의 인생 중 18년을 브라질에서 보냈죠. 해외 생활이 처음엔 힘들었어요. 포르투갈은 브라질과 비슷하지만, 그래도 차이가 있었는데 다른 나라를 어땠겠어요? 제 딸과 아들은 아직 제 친척을 다 만난 적이 없어요. K리그에도 브라질 선수들이 있지만, 결국 의지할 곳은 저의 가족이죠. 한국 사람들이 저를 이해해주려고 해서 고맙지만, 일단은 제가 적응해야 합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문화적 차이를 존중해야 하는 게 축구 이상으로 주용해요. 저는 축구 선수로 일을 하러 왔기 때문에 어려운 점을 이겨내고, 축구를 잘 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 건 숙명입니다.”

10대 시절 브라질로 축구 유학은 온 한국 선수들과 어울려 지낸 적이 있는 에드가는 지난해 처음 K리그에 입성했지만, 한국적인 사고를 어렴풋이 이해하고 있었다. 특히 어른에 대한 공경 의식은 브라질에는 없는 문화지만 에드가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는 “브라질에도 있었으면 하는 문화”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멜버른 빅토리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에서 골을 넣은 뒤 원정 응원을 온 팬들에게 가서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골 세리머니를 했다.

축구 외에 그가 가장 많이 신경 쓰는 것은 딸 루이자(8살)와 아들 아서(4살)다. 자녀에 대한 교육은 그와 아내의 가장 큰 고민. 다행히 두 아이 모두 한국을 좋아한다. 아빠처럼 축구 선수를 꿈 꾸는 아서는 대구FC 유소년 팀에서 뛰고 있다. 루이자는 K-POP에 푹 빠졌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는 ‘블랙핑크’다. 

“루이자가 블랙핑크를 정말 좋아해요. 방이 온통 블랙핑크 사진으로 도배됐을 정도니까요. 차에 타면 본인이 먼저 블랙핑크 노래를 틀어요. 그 덕분에 저도 블랙핑크를 좋아하게 됐죠.(웃음)”

능력 있는 외국인 선수에겐 “여권 빼앗아라”는 말과 함께 귀화 얘기가 늘 나온다. 에드가는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하면서도, 불과 9개월을 산 한국에 대한 애정이 이전 국가들에 비해 특별하다는 것은 인정했다. 흥미롭게도 중계 방송사의 자막으로 그의 국적이 대한민국으로 나간 적도 있는데 에드가는 “나중에 한국인 친구가 그 상황을 설명해줬어요. 아내와 이왕 이렇게 된 거 한국 여권을 받아보는 것도 괜찮을까 라고 대화했죠”라며 웃었다. 

그래도 경기장에 나서면 그를 두근거리게 하는 것은 역시 팬들이 준비한 자신의 조국 브라질의 국기다. 에드가는 브라질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뛴 바 있다. 2007년 윌리안(첼시), 파투(상파울루) 등이 그의 팀메이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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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참 좋아요.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세계 곳곳에서 뛰고 있는데, 저 역시 브라질을 대표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브라질, 나의 가족, 그리고 대구를 대표해야죠.”

유망주로 인정 받아 스무살에 유럽의 명문 FC포르투로 이적할 때만 해도 그는 A대표팀의 대선배들과 같은 길을 걷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 하지만 브라질에는 재능 있는 선수가 너무 많았고, 그의 유럽 생활도 조금씩 꼬여 갔다. 결혼 후 2012년 중동행을 택하며 그는 꿈 대신 현실을 택했다. 이제 그의 목표는 대구FC의 우승이다. 30대 초반이 자신에게 3년 계약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아시아 최고 리그 중 하나인 K리그에서 뛴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요. 굉장히 치열한 곳입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해요. K리그 팀들이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을 많이 했고, 올 시즌 우리도 잘 하고 있어 기쁩니다.”

“대구의 모든 사람들이 제게 친절했고, 호감을 느꼈죠. 지난해 FA컵 우승으로 모든 게 잘 풀렸고요. 올해 재계약을 앞두고 조건을 확실히 말해줬어요. 계약을 하면 모두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가족도, 저도 모두 적응을 한 상태니 결정은 쉬웠죠.”

때마침 대구는 올 시즌부터 새 축구전용구장으로 이전했다. 홈 경기마다 매진 행렬이 이어지며 K리그의 새로운 명물이 됐다. 에드가를 비롯한 선수들은 한층 흥이 난다. 대구가 올 시즌 지난 시즌과 달리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는 이유다.

“만원 관중 앞에서 뛰면, 더 열심히 뛰게 됩니다. 동기부여가 확실히 돼요. 골을 넣고 팬들이 제 이름을 외칠 때의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오직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만 느낄 수 있죠. 그래도 전 대구 스타디움에게도 고마워요. 우승을 기억을 줬으니까요. 그곳도 대구FC 역사의 일부입니다. 새 구장에서도 우승을 하는 게 저와 팀, 팬들의 목표죠.”

올 시즌도 에드가의 맹활약이 이어지자, 은퇴할 때까지 계속 뛰어 달라는 요청이 있다. 동성로에 세징야와 에드가의 동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농담반 진담반의 이야기도 나온다. 그 애기에 에드가는 어느 때보다 큰 웃음을 지으며 좋아했다. 

“동상은 FA컵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2~3번은 제가 득점왕이 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상상만 해도 좋지만 아직은 이른 감이 없지 않나 싶네요. 대구에서의 은퇴는 모르겠어요. 은퇴를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아직 축구를 더 하고 싶거든요. 물론 대구에서 긴 시간 뛴다면 여기서 은퇴하지 못할 이유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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