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를로 선임한 유벤투스, 리그 10연패 실패 확정
▲ 전반기 선두에서 밀려난 AC 밀란 또한 10시즌 만에 우승 도전 실패 확정
▲ 인테르, 크로토네 잡고 매직넘버 승점 1점
▲ 오늘 밤 아탈란타가 사수올로에 이기지 못하면 자력 우승
[골닷컴] 박문수 기자 = 유벤투스의 리그 10연패 달성이 물거품이 됐다. 인테르는 리그 우승 9부 능선을 넘어섰다. 남은 경기 매직 넘버는 승점 1점이다. 빠르면 오늘 11시즌 만에 세리에A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다.
인테르는 2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크로토네와의 '2020/2021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3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25승 7무 2패로 승점 82점이 된 인테르는 남은 네 경기 중 승점 2점만 획득해도 스쿠데토 주인이 된다. 주제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트레블을 달성했던 2009/2010시즌 이후 무려 11시즌 만이다.
반면 유벤투스는 리그 10연패가 무산됐다. 우디네세 원정 경기를 앞둔 유벤투스지만, 남은 5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경쟁팀들이 모두 패하더라도, 인테르에 승점 1점 뒤진 2위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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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테랑 MF 피를로에서 시작된 연속 우승, 초짜 감독 피를로에서 마침표
현재는 인테르 사령탑인 콘테 감독부터 알레그리 그리고 사리까지 이어졌던 유벤투스의 연속 우승 기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유벤투스 사령탑은 유벤투스 연속 우승 시발점이 된 안드레아 피를로였다. 2011/2012시즌 당시 밀란 소속이었던 피를로는 자유계약신분으로 유벤투스에 입성했다.
그렇게 마르키시오, 비달과 함께 MVP 트리오 주축이 됐다. 포그바까지 더 한 MVPP라인은 당대 최고의 중원 조합 중 하나로 꼽혔다.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피를로의 첫 1군 정식 클럽은 유벤투스였다. 선수로서 피를로는 이탈리아 최고 레전드 중 하나였다. 감독으로서도 마찬가지다. 의미는 반대다. 선수로서 피를로가 찬사를 받았지만, 감독 피를로는 선수 시절 경력을 모두 깎아 버리고 있다.
Getty대책 없는 철학가다.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전술을 비롯해 중원에서부터 이어지는 압박 축구 그리고 후방 빌드업에서부터 빠르게 펼쳐지는 공격 전개까지.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수비진은 흔들리고 중원에서의 공 배급은 실종됐다. 공격 전개는 그저 전방에 있는 호날두에게 내주면 그만이다.
들쑥날쑥한 경기력은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세리에A에서는 우승이 아닌 4위권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포르투에 밀려 16강에서 떨어졌다. 수페르 코파 우승으로 트로피는 획득했지만, 이는 이벤트성 대회에 가깝다. 코파 이탈리아에서는 아탈란타와의 결승전을 앞두고 있지만, 이길지도 미지수다.
그렇게 피를로 영입과 함께 시작된 유벤투스의 리그 9연패 행진은, 초짜 감독 피를로 입성과 함께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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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란도 우승 실패 확정. 그나마 아탈란타가 있지만..
2020년 세리에A에서 가장 많은 승점을 기록했던 전반기 선두 AC 밀란 또한 우승에 실패했다. 밀란은 인자기의 베네벤토에 2-0으로 승리하며 깜짝 2위 등극(한 경기 더 치름)에 성공했지만, 남은 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인테르가 전패를 하더라도, 유벤투스와 마찬가지로 인테르에 승점 1점 밀린 2위가 최대 순위다.
밀란의 경우 그간 전반기에 부진했고 후반기에 강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코로나 19 여파로 리그 일정이 꼬였고, 리그 재개 이후에는 비교적 팀을 잘 추스렸지만, 한계가 명확했다. 애초 밀란은 우승 후보로 두기에는 스쿼드 양적으로, 질적으로도 조금은 부족했다. 운이 좋아 더욱 순항한 건 맞지만, 냉정하게 보면 우승권보다는 4위권 경쟁이 좀 더 현실적이다. 네스타와 말디니가 막고, 피를로와 카카가 공을 배급하며, 세브첸코가 골을 넣던 밀란은 과거일 뿐이다.
그나마(?) 인테르 우승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유일한 팀은 또다른 네라주리 아탈란타다. (TMI: 인테르와 아탈란타의 애칭은 네라주리다. 검정과 파랑을 뜻하는 단어다. 참고로 아탈란타의 경우 인테르와 밀란처럼 롬바르디아주를 연고지로 한다. 인테르와 밀란의 연고지가 밀라노라면, 아탈란타 연고지는 베르가모다)
아탈란타의 역전 우승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수올로전에서 아탈란타가 승리하지 못하면 인테르는 남은 경기 결과와 관계 없이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33라운드까지 소화한 아탈란타의 승점은 68점이다. 선두 인테르와는 14점(승점 82점) 차다. 이번 경기에서 비긴다면 남은 4경기를 모두 승리해도 5경기에서 최대 확보 가능한 승점은 13점이다. 인테르보다 승점 1점이 부족하다.
후반기 무패 행진 중인 인테르가 갑작스레 남은 4경기에서 모두 패할 가능성은 거의 불가능이다. 아탈란타 또한 전승을 장담할 수 없다. 시기가 문제일 뿐, 인테르는 다음 라운드 삼프도리아와의 홈 경기 이후 세리에A 우승을 확정 지을 전망이다. 1점만 따내도 끝이다. 이르면 2일 밤으로 예정된 사수올로와 아탈란타전 결과에 따라 리그 우승을 확정 짓게 된다.
사진 = Getty Images / 골닷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