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챔피언스 리그 디펜딩 챔피언 리버풀이 나폴리와의 경기에서 부상을 안은 상태에서 출전을 감행한 앤드류 로버트슨이 평소와 달리 수비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드러내면서 0-2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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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집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결과 자체는 이변이라고 할 수 없다. 이미 지난 시즌에도 나폴리는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홈에서 리버풀에게 1-0으로 승리했다. 충분히 홈에서 리버풀에게 승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팀이다. 게다가 나폴리가 페널티 킥 판정이 다소 과했다는 지적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나폴리의 승리가 부정될 정도는 아니었다. 충분히 나폴리가 승리할 자격이 있을 정도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나폴리는 자신들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파비안 루이스와 알랑으로 구성된 중원은 리버풀과의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이르빙 로사노와 드리스 메르텐스의 단신 투톱은 상황에 따라선 좌우로 폭을 넓히면서 좌우 측면 미드필더인 로렌초 인시녜-호세 카예혼과 함께 리버풀 측면을 괴롭혔고, 상황에 따라선 빠른 침투로 리버풀의 배후를 공략하기도 했다. 나폴리의 자랑인 핵심 수비수 칼리두 쿨리발리는 육탄방어를 통해 리버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제어했고, 좌우 측면 수비수 마리우 후이와 지오반니 디 로렌초도 공수 전반에 걸쳐 준수한 활약상을 펼쳤다. 무엇보다도 골키퍼 알렉스 메렛이 위기의 순간마다 선방으로 팀을 구해냈다.
그 외 추가 골을 넣은 페르난도 요렌테를 위시해 교체 출전한 선수들도 제 몫을 해주었다. 잦은 실수를 저지른 중앙 수비수 코스타스 마놀라스를 제외하면 나폴리가 전반적으로 리버풀 선수들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반면 리버풀은 전반적으로 평소보다 경기력이 다소 떨어진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아드리안 골키퍼만이 평소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쳐보였다. 실제 아드리안 골키퍼는 6분경 파비안 루이스의 강력한 슈팅과 연이은 리바운드 슈팅을 선방해냈고, 후반 4분경엔 후이의 크로스에 이은 메르텐스의 골과 다름 없는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손끝으로 쳐내는 환상적인 선방을 펼쳐보였다.
무엇보다도 믿었던 앤드류 로버트슨의 부진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로버트슨은 매경기 공수 전반에 걸쳐 준수한 모습을 보이면서 속칭 '믿을맨'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꾸준함이라는 측면 내지는 기복 없음이라는 측면만 놓고 보면 리버풀 팀내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반대편 측면 수비수인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날카로운 킥력에 기반한 특출난 공격력 대비 수비에서 다소 약점이 있는 것과는 구별되는 지점이었다.
하지만 나폴리전은 달랐다. 그는 경기 내내 다소 반응이 늦게 이루어지면서 수비적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했다. 결국 그로부터 2실점이 모두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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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경기 종료 9분을 남기고 로버트슨이 카예혼을 수비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티 킥을 헌납했다. 다소 판정이 과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는 없지만 카예혼의 영리한 플레이에 속아넘어간 것도 분명한 사실이었다.
더 큰 문제는 정규 시간이 지나고 추가 시간에 허용한 2번째 실점에 있었다. 물론 2번째 실점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한 선수는 판 다이크였다. 하지만 그 이전에 메르텐스의 패스를 로버트슨이 차단하는 과정에서 판 다이크에게 내준 패스 자체도 지나치게 짧은 감이 있었다. 이로 인해 판 다이크가 순간적으로 카예혼과 메르텐스에게 둘러쌓이면서 위험천만한 백패스를 가져갔고, 이 과정에서 요렌테에게 가로채기를 당하면서 추가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당연히 로버트슨은 통계를 바탕으로 평점을 책정하는 'Whoscored'로부터 이 경기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낮은 평점 5.3점을 받았다. 이는 2번째 실점 장면에서 직접적으로 실수를 범했던 판 다이크(6.2점)보다도 크게 밀리는 평점이었다. 영국 축구 전문 사이트 'Squawka Football' 역시 로버트슨에게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낮은 평점 4점을 부여했다.
이 경기에서 로버트슨의 부진은 어찌 보면 예정된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로버트슨은 이 경기를 앞두고 타박상으로 인해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최악의 경우엔 주말 첼시전까지 출전이 불가능하다는 보도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하지만 리버풀엔 로버트슨을 대체할 백업 자원이 전무했다. 로버트슨이 부상으로 결장한다면 베테랑 중앙 미드필더 제임스 밀너를 왼쪽 측면 수비수로 세워야 한다. 이것이 리버풀이 무리하면서 로버트슨을 선발 출전시켜야 했던 이유였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보니 반응 속도에서 평소보다 떨어지는 문제점을 노출한 로버트슨이다.
안 그래도 로버트슨은 지난 6월 11일에 열린 벨기에와의 유로 2020 예선 경기에서도 햄스트링으로 의심이 되는 부상을 당해 결장한 바 있다. 이미 지난 시즌부터 백업이 없다시피 하다보니 휴식없이 출전을 강행해야 했던 로버트슨이다. 그러하기에 많은 축구전문가들로부터 리버풀에게 백업 측면 수비수 보강은 필수라는 주장들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끝내 보강은 없었고, 이 문제가 나폴리전에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은 전반기다 보니 백업 부족이 당장의 문제로 자주 드러나진 않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되면 될수록 부상이라는 변수는 생기기 마련이다. 리버풀이 후반기에도 안정적으로 팀을 운영하기 위해선 더블 스쿼드는 필수다. 특히 로버트슨의 백업은 필요하다. 로버트슨은 로봇이 아니다. 지치기도 하고 부상을 당하기도 하는 똑같은 인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