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 정수' 리버풀, 펩의 전술 실험 무력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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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맨시티전 3-0 대승. 리버풀 3골이 전부 상대 진영에서 가로채기에 이은 골. 반면 맨시티는 비대칭 4-2-3-1이라는 전술을 실험하다 단 하나의 유효 슈팅조차 시도하지 못한 채 대패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리버풀이 헤비메탈 축구의 정수를 보여주며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3-0으로 완파했다. 반면 맨시티는 경기 도중에도 전술 실험을 단행하다 자멸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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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이 안필드 홈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17/18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8강 1차전에서 3-0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리버풀은 준결승 진출에 있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평소와 같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스리톱은 언제나처럼 호베르투 피르미누 중심으로 사디오 마네와 모하메드 살라가 좌우 측면에 섰고, 스리 미들은 주장 조던 헨더슨을 축으로 제임스 밀너와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이 포진했다. 좌우 측면 수비수는 앤드류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선발 출전했고, 버질 판 다이크와 데얀 로프렌이 중앙 수비를 책임졌다. 엠레 찬과 조엘 마팁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걸 제외하면 최정예로 맨시티전에 임한 리버풀이었다.

Liverpool Starting vs Manchester City

반면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안필드 원정에 변칙 전술로 나섰다. 중앙 수비수 아이메릭 라포르테를 왼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전시켰고, 케빈 더 브라위너는 페르난지뉴와 함께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에 포진시켰으며, 일카이 귄도간을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시키는 비대칭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것. 상황에 따라서 스리백과 포백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 전술이었다.

이는 크게 3가지를 포석에 둔 전술 변화였다. 첫째, 중앙 수비수 라포르테로 리버풀 에이스 살라를 제어하겠다는 포석이다. 둘째, 오른쪽 측면 공격수 라힘 스털링이 부상으로 인해 정상 컨디션이 아닌 만큼 중앙 미드필더인 귄도간을 오른쪽 측면에 배치해 워커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면서 오버래핑 공격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다. 마지막으로 더 브라위너의 정교한 롱패스 능력을 극대화해 수비 라인을 높게 가져가는 리버풀의 배후를 공략하겠다는 것이었다.

Manchester City Starting vs Liverpool  

이번 시즌 맨시티가 EPL에서 유일하게 1패를 당한 것이 바로 안필드 원정(3-4 패)에서였다. 이것이 과르디올라가 전술 변화를 감행하게 된 단초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겠다.

하지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과르디올라의 계획은 시작부터 어그러지고 말았다. 라포르테는 살라의 스피드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고, 워커는 공격 가담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자연스럽게 맨시티의 오른쪽 측면 공격은 찾아볼 수 없었고, 왼쪽 측면에선 사네 홀로 공격을 감행할 뿐이었다. 더 브라위너 역시 패스 성공률이 80.7%로 평소만 하지 못했다(더 브라위너의 이번 시즌 EPL 평균 패스 성공률은 84%).

게다가 비대칭 포메이션 하에서 선수들의 동선이 겹치는 문제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역할 분담도 확실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혼선만 일어났다. 라포르테는 스리백처럼 지나치게 내려앉으면서 살라에게 달릴 수 있는 공간을 허용했고, 귄도간과 워커의 위치도 어정쩡했다. 더 브라위너도 수비와 미드필드 라인 사이를 넘나드는 리버풀 선수들의 움직임을 수비적으로 제어하지 못한 채 침투를 허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하다 보니 공격 지원도 원활하게 하지 못한 더 브라위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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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리버풀은 시작부터 강점인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바탕으로 맨시티 공략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리버풀의 선제골이 터져나왔다. 11분경 역습 상황에서 살라의 전진 패스를 피르미누가 감각적인 볼터치로 잡아선 오타멘디를 제치고 슈팅으로 가져갔다. 비록 이 슈팅이 에데르손 골키퍼에게 막혔으나 워커가 루즈볼을 잡은 걸 피르미누가 가로채면서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살라가 가볍게 골로 성공시켰다.

이어서 20분경 콤파니가 피르미누와의 경합 과정에서 태클로 걷어낸 걸 밀너가 워커와의 경합 과정에서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받은 체임벌린이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 골을 넣었다.

마지막으로 30분경 이번에도 역습 과정에서 살라의 왼발 크로스를 반대편 측면에서 파고 들던 마네가 헤딩 슈팅으로 꽂아넣으며 3-0 스코어의 마침표를 찍었다.

Liverpool vs Manchester City

다급해진 맨시티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귄도간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렸고, 더 브라위너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올리며 둘의 위치를 맞바꾸었다. 이것이 원래 맨시티가 스털링이 부상으로 결장할 시 종종 쓰는 포진이기도 하다. 즉 과르디올라 스스로 전반전의 전술 실험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걸 자인한 셈이다.

게다가 과르디올라는 후반 11분경 귄도간을 빼고 스털링을 교체 출전시키며 이번 시즌 맨시티가 가장 즐겨 쓰는 4-1-4-1 포메이션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부상에서 막 돌아온 스털링의 컨디션도 정상은 아니었던 데다가 이미 수비적으로 전환한 리버풀을 공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그대로 경기는 리버풀의 3-0 승리로 막을 내렸다.

점유율 자체는 맨시티가 66대34로 리버풀에 크게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였다. 유효 슈팅에선 리버풀이 5회를 시도한 데 반해 맨시티는 단 하나의 유효 슈팅조차 기록하지 못했다. 이는 맨시티의 공격이 얼마나 무기력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맨시티가 유효 슈팅 0에 그친 건 2016년 10월 2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컵 4라운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당연히 이번 시즌 첫 유효 슈팅 0에 그치는 수모를 겪은 맨시티이다.

클롭은 클롭이 잘 하는 축구를 펼쳤다. 클롭 축구의 정수인 '게겐프레싱(Gegenpressing: 한글로 직역하면 역압박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을 뺏겼을 시 곧바로 압박을 걸어 다시 소유권을 뺏어오는 걸 지칭한다)'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유권을 뺏어왔고, 속공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리버풀의 3골이 전부 상대 진영에서 소유권을 뺏어온 후에 나온 것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면 과르디올라는 중요 경기에서 전술 실험을 하다 대패하는 안 좋은 버릇을 반복했다. 이미 과르디올라는 바이에른 뮌헨 감독 시절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에서 3시즌 연속 1차전에 전술 실험을 하다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특히 2015/16 시즌 준결승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바르셀로나 스리톱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를 하피냐와 메흐디 베나티아, 제롬 보아텡 스리백으로 대인 수비를 시키려다 30분 만에 전술을 폐기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16/17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1차전 원정 경기에선 토마스 뮐러와 프랑크 리베리가 아닌 킹슬리 코망과 더글라스 코스타를 선발 출전시키다 0-1로 패해 독일 언론들의 비판에 시달리기도 했다.

즉 본인들의 축구를 극대화한 리버풀은 완승을 거두었다. 반면 본인의 축구에 의심을 가지고 전술 실험을 감행한 맨시티는 단 하나의 유효 슈팅조차 시도해보지 못한 채 대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Liverpool 3-0 Manchester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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