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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박 실종' 토트넘, 침체기로 돌입하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이 이번 시즌 내내 활동량과 전력 질주 및 압박지수에서 전반적으로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토트넘이 또 다시 패했다. 주중 바이에른 뮌헨과의 2019/20 시즌 UEFA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2차전 홈경기에서 2-7 치욕적인 대패를 당한 데 이어 주말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8라운드 브라이턴 원정에서 0-3 완패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토트넘은 1997년 12월(첼시전 1-6 패, 코벤트리전 0-4 패)에 이어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공식 대회 2경기에서 10실점을 허용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브라이턴은 지난 시즌 17위로 간신히 잔류에 성공(EPL은 18, 19, 20위가 강등된다)한 팀으로 이번 시즌 역시 토트넘과의 경기 이전까지 16위로 하위권에 위치하고 있었다.

더 큰 문제는 토트넘의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토트넘은 2019년 들어 공식 대회에서 총 17패를 당하고 있다. 이는 EPL 구단들 중 최다 패에 해당한다. 즉 2019년 내내 흔들리고 있다는 소리다.

그러면 토트넘의 부진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가장 많이 거론되는 부분은 바로 정신력 관련 이슈이다.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친 이후로 마우리치오 포체티노 감독은 물론 선수들 역시 박탈감에 빠졌다는 평가이다. 게다가 크리스티안 에릭센 같은 선수들이 팀을 떠나려고 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남게 되면서 경기에 전혀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참고로 에릭센과 얀 베르통언, 그리고 토비 알더베이렐트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토트넘과의 계약이 만료된다.

이에 과거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던 폴 로빈슨은 영국 스포츠 전문 채널 '스카이 스포츠'에 출연해 "포체티노 감독은 매우 큰 문제들을 안고 있다. 분명 무언가 문제가 있다. 선수들은 마치 불만이 있어 보인다. 싸울 의지가 없어 보이고, 경기장 안에서 팀을 이끌어줄 리더도, 중심을 잡아줄 선수도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마찬가지로 토트넘과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공격수로 뛰었던 대런 벤트 역시 "지난 4시즌 동안 우리 모두 토트넘 선수들을 칭찬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이전과 같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전과 같은 열망과 활기가 사라졌다. 무언가 아주 잘못된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토트넘 선수들이 정신력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걸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는 바로 활동량과 압박에 있다. 활동량과 압박은 전술 문제도 아니고 행운 내지는 불운의 요소도 아니다. 열심히 뛰기만 하면 올라갈 수 있는 부분이고, 또 집중하지 못하면 떨어지는 지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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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토트넘이 감독이 바뀐 게 아니다. 선수단에 큰 변동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주전급 선수들 중 떠난 건 키어런 트리피어가 유일하다. 새로 영입된 선수들 중 주전으로 뛰고 있는 건 현 시점 탕기 은돔벨레 밖에 없다.

그럼에도 토트넘의 활동량 및 전력질주 횟수가 모두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의 경기당 활동량은 114.3km였고, 전력질주 횟수는 109.8회였다. 하지만 이번 시즌 토트넘의 경기당 활동량은 107.3km에 전력질주는 82.3회에 그치고 있다. 활동량은 무려 7km가 더 줄어들었고, 전력질주 역시 27.5회가 떨어진 토트넘이다.

당장 주말 브라이턴전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 경기에서 토트넘은 110.54km를 뛰면서 이번 시즌 평균(107.3km)보다 높은 활동량을 기록했다. 하지만 브라이턴이 118.19km를 뛰면서 토트넘보다 8km 가까이 더 많이 뛰는 모습을 연출했다. 사실상 선수 한 명이 더 뛴 셈이다. 그것도 경기 시작부터 선제골을 넣은 팀이 더 많이 뛰었다는 건 분명 문제가 있는 부분이다(통상적으로 축구 경기들을 보면 강팀이 선제 실점을 허용할 경우 동점을 넘어 역전을 만들기 위해 활동량을 많이 기록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하위권팀이 선제골을 넣을 시엔 수비적으로 내려앉기에 활동량이 줄어드는 경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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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량과 전력질주가 줄어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압박 지수도 줄어들었다. 요즘 축구 관련 통계들 중에선 '압박 시퀀스(Pressed sequences)'라는 게 있다. 이는 상대팀이 본인들의 진영에서 40미터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3회 이하의 패스로 끝나게 하는 과정에 해당한다. 즉 강한 압박으로 상대 진영에서 소유권을 가져온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토트넘은 2015/16 시즌 경기당 평균 13.6회의 압박 시퀀스를 기록하면서 EPL 전체 5위에 올랐다. 2016/17 시즌엔 14.2회로 3위로 올라섰고, 2017/18 시즌엔 15.6회로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엔 13.2회로 다시 줄어들면서 10위로 내려앉았고, 이번 시즌은 10.6회까지 떨어지면서 해당 지표에서 하위권인 16위에 위치하고 있다.

다만 지난 시즌은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까지 병행하느라 체력적으로 문제가 있었기에 압박 시퀀스가 줄어든 게 충분히 납득이 가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르다. 이제 시즌 초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포체티노 감독 체제에서 매번 압박 지수가 상위권에 위치하던 토트넘이 이번 시즌 들어 하위권으로 추락했다는 건 위험 신호라고 할 수 있겠다. 압박 지수가 다시 올라오지 않는 이상 토트넘의 반등도 기대해보기 힘들다.


# 최근 5시즌 토트넘 EPL 경기당 평균 압박 시퀀스

2015/16 시즌 13.6회(5위)
2016/17 시즌 14.2회(3위)
2017/18 시즌 15.6회(2위)
2018/19 시즌 13.2회(10위)
2019/20 시즌 10.6회(1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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