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김현민 기자 =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FA컵 결승전에서 왓포드를 6-0으로 대파하면서 잉글랜드 구단 역대 최초 자국 대회 트레블을 수립했다.
맨시티가 축구 성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왓포드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회인 FA컵 결승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맨시티는 압도적인 경기력을 자랑하면서 6-0 대승을 거두었다.
맨시티는 FA컵 결승전에서도 언제나처럼 4-1-4-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에데르송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올렉산드르 진첸코와 카일 워커가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으며, 뱅상 콤파니와 아이메릭 라포르테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일카이 귄도간이 포백 앞에서 후방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담당했고, 라힘 스털링과 리야드 마레즈가 좌우 측면 공격수로 나섰으며, 다비드 실바와 베르나르두 실바가 두 명의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포진했다. 최전방 원톱은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아닌 가브리엘 제수스가 맡았다.

맨시티는 초반 왓포드의 단단한 수비와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에이스 헤라르드 데울로페우를 활용한 효과적인 역습에 다소 고전했다. 특히 10분경 역습 과정에서 데울로페우의 땅볼 크로스를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로베르토 페레이라의 논스톱 슈팅을 에데르송이 각도를 좁히면서 선방해준 덕에 간신히 실점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맨시티는 25분경, 스털링의 패스가 수비 맞고 떠오른 걸 다비드 실바가 헤딩으로 살려냈고, 이를 스털링이 상대 수비와의 경합 과정에서 집중력 있게 헤딩으로 리턴 패스를 내준 걸 다비드 실바가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경기는 일방적인 맨시티의 우세 속에서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맨시티는 38분경,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베르나르두의 크로스를 반대편 측면에서 상대 수비 뒤로 돌아들어간 제수스가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전반전을 2-0으로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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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에도 맨시티의 공세는 이어졌다. 후반 2분경 제수스의 단독 돌파에 이은 슈팅은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다시 1분 뒤 진첸코의 환상적인 로빙 패스에 이은 제수스의 다이빙 헤딩 슈팅 골은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아쉽게 취소되고 말았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후반 10분경, 마레즈를 빼고 케빈 데 브라위너를 교체 출전시켰다. 이는 주효했다. 데 브라위너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맨시티 공격에 한층 더 힘을 실어주었다.
결국 후반 15분경, 역습 과정에서 제수스의 헤딩 패스를 스털링이 전진 패스로 밀어준 걸 제수스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받은 데 브라위너가 상대 골키퍼까지 제치고선 가볍게 빈 골대에 골을 성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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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후반 23분경 다시 역습 과정에서 데 브라위너의 전진 패스를 받은 제수스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주춤거리는 동작으로 타이밍을 뺏고선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에 맨시티는 후반 28분경, 귄도간 대신 르로이 사네를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후반 34분경, 다비드 실바 대신 수비수 존 스톤스를 투입하는 여유를 보였다.
FA컵 결승전의 대미를 장식한 건 바로 이번 시즌 맨시티의 에이스 스털링이다. 먼저 그는 후반 36분경, 베르나르두의 측면 돌파에 이은 땅볼 크로스를 가볍게 밀어넣었다. 이어서 경기 종료 3분을 남기고 데 브라위너의 땅볼 크로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간 게 상대 골키퍼와 골대 맞고 나오자 재차 밀어넣으면서 6-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결승전이라는 무대에는 걸맞지 않는 시시한 결과였다. 단순히 결과만이 아닌 내용 면에서도 맨시티가 왓포드를 압도했다. 점유율에선 7대3으로 크게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선 23대11로 2배 이상 많았다. 무엇보다도 코너킥에서 13대1로 압도한 맨시티였다. 이는 맨시티의 이번 시즌 잉글랜드 자국 내의 지배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이미 맨시티는 리그 컵 결승전에서 첼시에게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면서 이번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커뮤니티 실드는 기본적으로 이벤트성 대회에 가깝다).
이어서 맨시티는 유럽 5대 리그(UEFA 리그 랭킹 1위부터 5위까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1부 리그가 이에 해당한다) 역대 2위 팀 최다 승점(97점)을 획득한 리버풀을 승점 1점 차로 제치고 EPL 2연패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 시즌 맨시티가 수립했던 EPL 역대 최다 승점 100점에 이어 역대 EPL 2위의 최다 승점(98점)에 해당함과 동시에 2008/09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06/07, 2007/08, 2008/09)의 3연패 이후 첫 EPL 연패 기록이다.
이에 더해 맨시티는 FA컵 결승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면서 잉글랜드 구단으로는 최초로 자국 대회 3관왕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빌 샹클리와 밥 페이즐리로 이어지는 리버풀 황금 시기와 위대했던 알렉스 퍼거슨의 맨유조차 수립하지 못한 대기록이다. 적어도 잉글랜드 자국에서만큼은 맨시티를 따를 팀이 없다는 걸 보여준다고 할 수 있겠다.
선수 개개인의 활약상도 눈부셨다. 특히 아구에로 대신 선발 출전한 제수스는 2골 1도움을 올리며 과르디올라의 믿음에 화답했고, 스털링도 2골 1도움과 함께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다비드 실바는 지난 2018년 12월 30일, 사우샘프턴과의 경기 이후 공식 대회 27경기 만에 골을 신고했고, 베르나르두는 2도움을 올렸다. 교체 출전한 데 브라위너 역시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무엇보다도 맨시티는 FA컵 결승전 승리로 잉글랜드 구단으로는 최초로 한 시즌 공식 대회 50승 고지를 점령했다. 이는 EPL 역대 최다 승점 100점을 기록했던 지난 시즌보다도 6승이 더 많은 수치다. 비록 챔피언스 리그 8강전에서 토트넘에 의해 탈락해 아쉽게도 4관왕 도전엔 실패했으나 충분히 성공적이면서도 압도적인 한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겠다.
과르디올라 "이번 시즌은 내 감독 경력에 있어 최고의 시즌 중 하나다. 잉글랜드 구단 역사상 자국 대회 트레블을 달성한 건 우리가 지난 10개월 동안 한결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걸 의미한다. 난 챔피언스 리그를 좋아하지만 자국 리그 트레블이 챔피언스 리그 우승보다 어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