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창원] 박병규 기자 = FC안양 김형열 감독이 오랜 시간 함께 손발을 맞춘 김학범 감독을 높게 평가했다. 김형열 감독은 프로팀 감독으로서 첫해를 보냈지만 값진 성과를 이룬 배경에는 김학범 감독의 지도 영향이 있었다고 했다.
안양은 오는 17일까지 경상남도 창원에서 국내 전지훈련을 마친 후 21일부터 태국으로 떠난다. ‘골닷컴’은 지난 15일 창원에서 김형열 감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김형열 감독은 2018년 겨울 안양의 지휘봉을 잡으며 처음으로 프로팀 감독에 데뷔했다. 이전에는 실업팀 감독, 프로팀 수석코치, 대학교 감독 등을 지내며 굵직한 경력을 쌓았지만 프로팀 감독직은 또 다른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구단 역사상 최고의 순위를 기록하며 값진 성과를 이루었다. 안양은 역대 최초로 K리그2 3위에 올랐고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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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부임 첫 시즌에 성과를 이룬 것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운을 뗐다. 이어 “아쉬움 반, 다행 반이었다. 첫 부임 후 지금 이 시기에 스쿼드가 약해서 걱정이 많았다. 선수들이 잘 뭉쳐주었고 열정적인 서포터즈를 비롯하여 안양 시민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구단 직원들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안양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김형열 감독은 2019년에야 프로팀 감독으로 데뷔했다. 시각을 달리 보면 늦은 도전이었지만 그동안의 굵직한 경험으로 자신이 있었다. 그는 실업팀 KB국민은행 축구단 감독을 시작으로 전북 현대 수석 코치, 성남 일화(성남FC 전신), 허난 젠예, 강원FC 등에서 코치 생활을 이어갔고 가톨릭관동대학교 감독을 맡으며 U리그에서 숱한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축구협회특히 김학범 감독과 오랜 시간 함께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는 2006년 성남을 시작으로 중국 허난 젠예, 강원FC에서 함께 손발을 맞췄다. 김형열 감독은 “김학범 감독 밑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물론 직접 제가 감독을 해보니 코치 때와 또 다르다. 처음 안양에 부임했을 때도 연락을 하여 조언을 많이 구했고 노하우도 많이 얻었다.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특히 그는 과거 화려한 멤버로 구성된 성남일화 시절에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스타 군단 성남에서 선수 관리하는 것과 상대를 분석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분석만큼은 김학범 감독이 정말 최고라고 생각한다. 개개인 분석과 전술 분석, 그에 따른 대응 방법 등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이어 김형열 감독은 AFC U-23 챔피언십에 참가하여 대한민국 23세 이하(이하 U-23) 대표팀을 이끄는 김학범 감독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었다.
스타 군단을 거느린 경험 외에도 그가 걸어온 발자취나 훗날 대학교 감독을 맡은 경험들이 결국 피가 되고 살이 되어 돌아왔다. 시민구단 안양을 맡으면서 발전 가능성이 큰 ‘미생’의 선수들을 발굴해냈고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그는 “선수 본인이 이미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스스로 해낸 것”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단지 저는 그 선수의 장점만 오로지 더 극대화해 주었을 뿐이다. 제가 생각하는 감독의 이상향은 그런 것이다”며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U-23 대표팀으로 성장한 조규성과 맹성웅을 예로 들었다. 그는 “규성이는 많은 활동량이 장점이었다. 공격수가 수비하다가 퇴장까지 당했다. 왕성한 움직임을 잘 살려 결정력까지 높일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규성이는 한 곳에 서 있는 스타일이 아니라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찬스를 만들어 내는 선수였다”며 칭찬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어 함께 뽑힌 미드필더 맹성웅도 칭찬했다. 김형열 감독은 “우리 팀의 자랑이다. 최초로 대표팀에 뽑혔다. 성웅이는 A대표팀까지 성장시키고 싶은 선수다. 팀을 위해 희생하기도 하며 충분히 좋은 능력을 많이 가진 선수다”고 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표팀에 갔다고 팀에서 이전과 달리 불성실하게 하면 가차 없이 경기에 내보내지 않을 생각이다”며 뼈 있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완전 이적으로 합류한 이정빈의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능력 있던 선수였다. 볼을 정말 잘 찬다. 열심히 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볼 줄 알며 경기를 읽을 줄 안다. 머리까지 좋은 선수다. 지난 시즌에는 임대였지만 이제 우리 팀의 일원이 되었으니 소속감도 있을 것이다. 올 시즌 기대가 되는 선수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의 능력을 칭찬하면서도 도태되지 않길 바랬다. 그는 “선수들에게 항상 이야기했다. 초심을 잃지 말라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것은 힘들지만 떨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라고 어린 선수들에게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이야기했다. 그래야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사진 위 이정빈, 아래 맹성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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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형열 감독은 선수들 마음을 잘 헤아리는 ‘아빠 리더십’, ‘삼촌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라운드에서는 엄격하지만 벗어나면 선수들과 격 없이 지낸다. 선수들의 각 개인사와 가족사 등을 듣고 훈련이나 경기에 충분히 반영해준다. 그는 “선수이기 이전에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들이다. 각자 고충이 있는데 어려워서 말 못하면 경기에 큰 영향을 준다. 다행히 선수들이 내게 이야기하면 나도 다 이해해준다. 먼저 믿음을 주니 잘 따라주는 것 같아서 고맙다”며 격 없이 지내는 비결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시즌 부산 아이파크와의 플레이오프 직후 1년을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울컥하며 눈시울을 붉힌 적이 있다. 김형열 감독은 “그동안 운동을 많이 시켰고 때론 모질게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성적을 거두려고 했나 싶은 뿌듯함과 1년 내내 선수들을 고생시킨 미안함이 함께 떠올랐다. 선수들 비롯한 스텝들 고생한 것에 찡했다”고 했다.
[2편에 계속]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제공
